제주4·3의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내용을 담은 흑백영화 ‘The Mountain(한라산)’이 제주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학연구센터(센터장 김순자)는 오는 12일 오후 2시 센터 설립 10주년 기념행사로 김만덕기념관 만덕홀에서 ‘흑백영화 濟州, 그때 그 시절을 소환하다’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1963년 주한 미국공보원이 제작한 흑백 영화 ‘The Mountain(한라산)’(감독 양승룡)이 상영된다.
이 영화는 제주4·3으로 초토화됐던 제주 사회가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주 중산간 마을에 살던 주인공 고씨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무장대의 습격으로 부인과 아들의 죽음을 경험한 고씨가 어린 딸과 이웃에 홀로 남겨진 남자 아이를 품고 해안 마을로 내려와 지내다 4·3이 종료된 후 다시 고향에 돌아가 마을 재건에 힘쓴다는 내용이다.
당시 제주도민의 삶과 문화가 영상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 문화사적으로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1964년 제2회 청룡영화상에 출품돼 음악 부문 특별상을 받았지만 국내 극장에서는 개봉되지 않았다.
영화 제작 당시 주한 미국공보원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영화 필름을 갖고 있다가 미국의 한 주립대학에 넘겨준 것을 김동만 제주한라대학교 교수와 오승철 전 제주MBC 보도국장이 최근 입수했다.
영화 상영 후에는 김수열 시인의 사회로 영화를 발굴한 김동만 교수와 오승철 전 제주MBC 보도국장, 그리고 김순자 제주학연구센터장이 영화와 관련한 좌담회를 갖는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관람 인원은 선착순 20명으로 제한된다.
문의 제주학연구센터 726-0973.
김문기 기자 kafka71@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