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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25층 이상 70여곳 우후죽순…속초 산·바다 조망 스카이라인 훼손

집중기획 - 동해안 천혜 경관이 사라진다

 

준공·착공 예정 아파트·생숙시설 등 23개 단지 78개동
도심 극심한 교통 혼잡 우려…화재 진압 어려움도 커
속초시 “조례 제정 등 노력에도 지자체 권한에 한계”


땅값 상승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서울 강남과 어깨를 겨루고 있는 ‘핫한 부동산 도시' 속초가 고층 건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바닷가와 청초호 주변을 중심으로 고층 건물이 우후죽순 들어서 도심과 하늘, 바다를 아우르는 스카이라인은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30층 이상만 1,800세대=2일 속초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준공됐거나 공사 중 또는 착공 예정인 25층 이상 건물은 모두 23개 단지 78개동으로 아파트 8,197세대, 오피스텔 324실, 생활형 숙박시설 2,450실 등이다. 이 가운데 현행 건축법상 ‘고층 건물'에 해당하는 30층 이상 건물만 아파트 5개 단지 12개동 1,862세대(35~43층·최고 높이 138m)와 주상복합시설 3개 단지 4개동(공동주택 674세대·오피스텔 148실, 31~36층·최고 높이 108.7m)이 포함돼 있다.

이 같은 고층 건물 건립 러시 현상은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가 개통돼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 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청정도시 이미지가 부상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고층건물 증가에 경관 훼손=문제는 춘천~속초 간 고속철도, 동해북부선 철도 건설 추진을 앞두고 속초 부동산 시장은 더욱 가열될 전망으로 고층 건물 건립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란 점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바닷가나 시내 어느 곳에서나 쉽게 조망되던 설악산과 울산바위를 보려면 한참을 돌아다녀야 한다. 또 반대로 탁 트인 바다를 보기도 힘들게 됐다. 고층 건물로 인한 스카이라인 훼손, 교통혼잡은 물론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속초 도심에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도 우려되고 있다.

속초소방서가 보유하고 있는 고가사다리차도 15층 건물까지만 커버할 수 있어 고층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조례 제정 등 노력했지만…=속초시는 고층 건물 난립으로 인한 난개발 방지를 위해 2019년 4월 ‘도시계획조례'를 개정,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서의 건축물 층고를 25층 이하로 제한하고 일반상업지역에서의 공동주택 제한, 용적률을 기존 900%에서 800%로 낮췄다.

속초는 좁은 면적으로 인해 도심과 바다가 바로 붙어 있는 곳이라 경관이 더욱 중요하지만 현행법으로는 이를 방지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 지난 6월 사업승인이 이뤄진 A아파트의 경우 경관심의 과정에서 층고 49층을 43층으로 낮추기도 했으나 법적 구속력이 없는 등 지자체 권한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김철수 속초시장은 “지자체장 권한으로는 한계가 있어 건축허가에 대해 시간을 끄는 방법이나 용적률을 낮추는 방법 외에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며 “앞으로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속초시민들이 인근 고성이나 양양으로 이사를 가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속초=정익기기자 igjung@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