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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한가위]코로나19 세상속 두번째 맞은 추석

그리운 고향 풍경…마음만은 가까이

 

 

우리민족 4대 명절 추석
언택트·모임제한은 계속
보고싶은 사람들 고향집
끝모를 코로나 잦아들고
온가족 다시 한자리 모여
웃고 추억할 날 어서오길


우리 민족의 4대 명절인 ‘추석(秋夕)'이다. 한가위라는 말로 달리 부르기도 하고, 중추절(仲秋節), 중추가절(仲秋佳節), 가배일(嘉俳日)이라고도 한다. 일일이 뜻풀이를 해 보면 모두 ‘좋은 날'이라는 뜻을 녹여내고 있지만 단어의 본래 뜻에 좀 더 집중하고 톺아보면 ‘가운데'라는 단어가 교집합으로 걸려든다. 한가위의 ‘가위'가 그렇고, 중추절의 ‘중(仲)'이 그렇고, 가배일의 ‘가배(嘉俳)'가 그렇다. 우리는 음력 7·8·9월을 세 개의 가을, 즉 삼추(三秋)라고 부른다. 이 중 가운데 가을인 중추, 8월. 또 그중에서 가운데 날인 15일을 길일로 여겨 명절로 쇠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세상 속 두번째로 맞이하는 추석이다.

비대면이 정상이 된, 마스크가 일상이 된, 그런 하루하루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맞댈 수 있다는 기약…. 그 약속은 저만치 어딘가, 아직은 알 수 없는 곳에 있는 것 같다.

지금 우린 어디쯤 서 있는 걸까. 추석 밑 ‘가운데'라는 단어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음절들을 핀셋으로 집어내 귀 안에 하나씩하나씩 옮겨 놓는 느낌이랄까. 선명하게 다가온다. 그랬으면 좋겠다. 시간이 흘러 추석이 온 것처럼 우리도 어려운 상황의 가운데 어디쯤 와 있는 것이라면 좋겠다.

이제 그 가운데만 스쳐 지나면 대면이 정상이 되고, 마스크 없는 삶이 일상이 되는 그런 날이 분명 올 것 같으니까.

가을이 지나면 겨울이 오고, 또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는 게 이치니까. 그땐 꽃이 핀다는 걸 우린 알고 있으니까.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이제는 산수(算數)의 시간이다. 수학까지 갈 필요 없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가져야 할 만남을 위한 최소한의 준비다.

“아버지, 어머니는 백신 다 맞으셨으니 인원에서 빼는 게 맞고…” “아이들 가르치는 너희 둘째 부부도, 고3 수험생인 우리 딸도 백신을 다 맞았으니까…” “아 참, 그러고 보니 백신 접종 완료자도 최대 4명까지라고 했지…” “형네하고 우리 가족까지 다 합하면 10명이 넘어” “자, 그럼 다시. 우리가 첫날 그리고…”

가족들의 SNS 대화방에 때아닌 토론의 장이 펼쳐진다.

상황이 이러니 경우의 수까지 등장할 태세다. 올 추석도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일은 늘어나는 대화방의 길이만큼이나 녹록지는 않을 듯싶다.

이젠 그랬으면 좋겠다. 이날의 긴 토론(?)을 우리 아이들에게 먼 기억 속의 이야깃거리로 얘기해 줄 그런 날이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는 것이라면….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이번 추석이 지나고, 코로나19가 기적적으로 잦아들었다는 얘기를 내년 설에는 아련한 추억으로 얘기할 수 있다면…. 그러면 좋겠다.

그때는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우리의 무용담을 너도나도 한보따리 풀어내겠지.

뭐 그래서 아이들이 꼰대라고 부르면 기꺼이 받겠다. 그래도 기쁘겠다. 물론 시끌시끌, 온 가족이 모인 가운데 말이다. 이렇게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 그리고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한다.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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