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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르포] “10명이 한 식탁 얼마 만이야…” 일상 회복 기지개 켜는 부산

 

 

18일 낮 12시 부산 서면 한국전력공사 인근 거리. 사무실이 밀집한 이곳은 점심시간을 맞아 삼삼오오 모인 직장인들로 붐볐다. 이날부터 부산에서 최대 10명까지 모임이 허용되면서 8명 넘게 몰려다니는 무리도 눈에 띄었다. 가게 안에 들어간 이들은 어색하게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가 금세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다. 서면에서 찜닭집을 운영하는 상인 김 모(43) 씨는 “거리 두기 완화로 오래간만에 점심부터 단체 손님을 받게 됐다”며 “당장은 크게 체감되지 않지만 조금씩 사정이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웃었다.

 

같은 시각 부산 남포동에서 1년 전 양식당을 연 박명자(61) 씨도 채소를 다듬느라 여념이 없었다. 박 씨는 “오늘부터 손님이 늘 것 같아 평소보다 재료를 더 사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로 타격을 입은 남포동 거리가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는 걱정도 비쳤다. 박 씨는 “여기는 손수레 장사하는 사람이 많은데 오후 6시만 되면 다들 짐 싸서 집에 간다”며 “하루빨리 남포동 일대가 다시 활기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마지막 거리 두기 조정안’ 시작

점심시간 서면 식당 등 ‘활기’

10인 모임 가능, 연말 예약도

내달 ‘위드 코로나’ 들뜬 분위기

“방심은 금물, 방역 수칙 지켜야”

 

 

 

다음 달로 예정된 단계적 일상 회복, 일명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마지막 거리 두기 조정안이 18일 시행됐다. 비수도권인 부산은 10명까지 모임이 가능해지고, 자정까지 음식점이나 카페 안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다만 방역당국은 위드 코로나 진입 전 마지막 디딤돌인 만큼 기본 방역 수칙은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산시는 오는 31일까지 2주간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를 연장하고 일부 방역수칙을 조정한다고 18일 밝혔다. 부산시에 따르면 이날부터 10명까지 사적 모임이 가능하다. 단,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은 최대 4명까지만 허용된다. 또한 식당·카페는 자정까지 가게 안에서 취식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매장 내 취식 시간이 오후 10시로 제한됐지만 2시간 늘어난 것이다.

 

다음 달 위드 코로나 전환을 앞두고 방역수칙이 크게 완화하면서 사실상 일상 회복 수준에 접어든 모양새다. 노래방이나 유흥주점 등 여전히 오후 10시까지로 영업이 제한되는 일부 다중이용시설을 제외하고는 이전보다 영업시간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행사 등을 제외하면 일반적인 모임은 지장이 없는 수준이다.

 

한층 누그러진 방역수칙에 시민들은 한껏 들뜬 분위기다. 부산진구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최 모(27) 씨는 모처럼 스터디원 8명이 모두 모여 식사 자리를 갖기로 했다. 최 씨는 “4차 대유행 이후, 주변 사람 눈치가 보여 좀처럼 모이지 못했는데 이번에 거리 두기가 완화된 덕분에 다 같이 연말 모임 계획을 세우게 됐다”고 귀띔했다.

 

다만 위드 코로나로 바뀐 후에도 마스크 착용 등 기본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또다시 유행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소라 부산시 시민방역추진단장은 “이번 거리 두기 조정안은 이전보다 방역수칙을 상당히 완화했으며,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로 볼 수 있다”며 “방심한다면 또다시 확산할 수 있어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