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진영이 초반 대선 판세를 주도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높은 정권교체 여론과 맞물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계속되면서 돌파구 모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17일 당내에서는 국민의힘 윤 후보가 ‘컨벤션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판단을 내놓고 있지만 최고 두 자릿수 지지율 격차에 당 일각에서는 위기의식도 감지된다.
이 후보는 이번 주 들어 외부 공개 일정을 하루 1∼2건 정도만 소화하고 있다. 수시로 공약이나 현안에 대한 의견 등을 쏟아내던 페이스북 메시지도 전날인 16일에는 두 차례만 올렸다. 너무 많은 일정과 메시지로 인해 선택과 집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런 가운데 공룡 선대위를 향해서도 효율성과 신속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높아지고 있다. 내부 소통과 의사결정과정에 비효율이 너무 커졌다는 것이다. 이 후보도 부인 김혜경씨 낙상사고 등을 겪으면서 선대위의 대응에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원팀 구성을 이유로 각 캠프를 사실상 수평적으로 결합한 통합형 선대위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공개 요구도 나왔다. 민주당 정당쇄신·정치개혁 의원모임 소속 의원 10명은 지난 15일 선대위의 역동성이 너무 떨어진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할 외부 인재를 영입해 실질적 권한을 주자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선대위의 후보 직속 기구인 ‘청년 플랫폼’은 이날 2030 청년 300명이 1만여 명의 국민과 만나 이야기를 듣는 ‘리스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당 선대위는 오는 22일 당사에 브리핑룸을 열어 언론과의 소통도 강화키로 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선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쇄신에 대한 지적을 아프게 받아들인다”며 “실무 중심의 성과를 내는 선대위를 꾸리고, 청년 플랫폼을 비롯해 소통·혁신을 위한 기구들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변화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배경에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지지율 격차가 있다. 다음 달 중반까지 오차범위 내외로 따라붙지 못한다면 설 연휴 실시되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2위로 고착되면서 대선 판세를 뒤집기 쉽지 않은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일각에서는 이해찬 전 대표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역할론도 일각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참여가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것인지는 미지수다. 두 사람 모두 문재인 정부의 핵심 인사라는 점에서 정권교체의 흐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이낙연 전 대표의 전면적인 등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표와 그를 도왔던 핵심 의원들이 정권재창출을 위해 온 몸을 던지는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야 ‘민주당 원팀’의 정신이 살아나고 호남에서부터 이재명 바람이 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설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경쟁할 수 있는 당 밖의 인사 영입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정기국회가 끝나는 대로 각 지역과 세대를 상징하는 의원들 모임을 만들어 후보와는 별도로 전국을 순회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절박함과 헌신적 태도로 무장, 총력적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선대위 실무진 구성에 있어 순혈주의를 고집하기 보다 많은 사람들을 포용하면서 단 한 표라도 더 모으는 모습도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광주시당은 조만간 기존의 정치인인 아닌 20~40대로 구성된 혁신적 선대위를 구성, 광주에서부터 이재명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이재명 후보는 오는 19∼21일 충청권에서 두 번째 전국 순회 일정을 소화하며 현장 행보를 이어가는 한편, 내주에는 첫 주요 정책 발표를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