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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단독] 시립박물관 분관? 부산근현대역사관 쪼그라드나

 

 

부산시가 내년 개관 예정인 ‘부산근현대역사관’(부산 중구 대청동) 운영 조직을 종전 계획과 달리 대폭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드러났다.

 

17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과 부산근대역사관 건물을 리모델링해 이를 부산근현대역사관으로 조성, 내년 9월께 개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시는 당초 부산근현대역사관을 부산시립박물관과 별도의 시 사업소(4급 상당·30여 명) 규모로 운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오페라 하우스, 아트 센터 등 신규 사업소 조직 구성으로 인한 부담 증가로 부산근현대역사관을 부산시립박물관 산하 분관 규모(5급 팀장·10여 명 이내)로 축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사업소서 조직 축소 움직임

오페라 하우스, 부산국제아트센터 등

신규 사업소 조직 인한 부담 증가 이유

부산시의회 “운영조례 있는데…” 황당

 

실제 이런 정황은 부산시가 최근 정은우 동아대 명예교수를 부산시립박물관 신임 관장 대상자로 최종 선정, 발표하면서도 드러났다. 부산시가 언론에 제공한 보도자료에 “정은우 신임 시립박물관장은 부산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 및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시립박물관 본관, 복천박물관, 정관박물관, 임시수도기념관과 개관 예정인 근현대역사관 등을 어우르는 프로그램과 지역 문화유산을 활용한 도시문화 재창조 등을 추진하는데 가장 적임자”라고 표현했다. 이는 근현대역사관을 부산시립박물관 산하에 두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전체 정원이 정해져 있어 오페라 하우스나 아트 센터 등 다른 문화 관련 기구의 정원도 감안해야 한다. 현재 정해진 바는 없지만, 부산근현대역사관을 부산박물관 분관으로 두는 것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2월 말께 최종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부산시의 움직임에 시 의회 일각에서는 매우 황당해 하고 있다. 부산시가 올해 7월 부산박물관과 별도로 부산근현대역사관 운영조례까지 만들어 놓고, 다시 부산박물관 산하에 두겠다는 것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최근 부산시의회 행정사무 감사에서 이와 관련해 질의한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 문창무 의원은 “이런 시의 움직임은 부산근현대역사관 운영 조례를 위반하고 시 의회를 우롱하는 처사다”라고 강력 비판했다.

 

시가 굳이 부산근현대역사관을 시 사업소 규모로 운영할 계획이 아니었다면, 별도 운영조례를 만들 게 아니라 기존 부산시립박물관 운영조례로 충분했다는 지적이다. 부산시립박물관 분관은 기존 부산시립박물관 운영조례에 따르도록 되어 있다.

 

다른 시도에서는 근현대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데, 유독 부산은 이와 반대로 가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다시 말해 부산시의 이런 움직임은 시대적 흐름과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인천시의 경우 인천시립박물관과 별도로 근대역사문화거리를 조성·육성, 관광 자원화에 나서고 있고 군산도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의 이런 움직임은 당초 문체부의 설립 타당성 요건에도 부합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시는 2017년 문체부에 시 사업소 구성을 요건으로 국비(70억 원) 지원을 받았다. 또 같은 해 문체부 공립박물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에서 사업소 직제가 적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7년 부산연구원(전 부산발전연구원) 연구 결과에서도 부산시는 ‘기존의 부산박물관 산하 사업소가 아니라 별도 사업소를 설립해 현재의 근대역사관, 임시수도기념관, 시민공원역사관과 통합해 운영하는 게 적정하다’는 부산연구원 의견을 받은 바 있다.

 

퇴계학부산연구원 강대민(경성대 명예교수·사학과) 원장은 “부산근현대역사관을 시립박물관 분관으로 가져갈 거면 애써서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을 사들일 필요가 없었다”면서 “이는 거꾸로 가는 부산시 문화행정을 보여주는 행동이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과 부산근대역사관 건물을 리모델링해 이를 부산근현대역사관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으로 올해 7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현재 한창 진행 중이다.

 

정달식 선임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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