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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세계로 뻗어가는 경남 농산물] 의령 버섯

청정지역서 키워 세계 경쟁력 키우다

의령 ‘수출 농산물’ 1위

지난해 수출량 548t, 전체 80%

2019년 수출액 388만달러 ‘최고’

미국·스페인·베트남 등 인기

 

의령지역 수출 농산물 1위는 버섯이다. 버섯 중에서 새송이버섯이 전체 수출량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새송이버섯은 노화방지 역할을 하는 비타민C가 다른 버섯에 비해 월등히 많다. 느타리버섯의 7배, 팽이버섯의 10배나 많이 함유하고 있다. 또 다른 버섯에는 거의 없는 비타민 B6가 많이 함유돼 있고, 악성빈혈 치유인자로 알려진 비타민B12도 미량 함유되어 있다. 필수아미노산 10종 가운데 9종을 함유하고 있고, 칼슘과 철 등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도와주는 무기질의 함량도 다른 버섯에 비해 매우 높다.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식이성분이 다량 들어있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제격이다.

 

 

느타리버섯의 한 종류인 새송이버섯의 원산지는 남유럽 일대다. 경남도농업기술원은 1995년 일본에서 새송이버섯 종균을 들여와 1996년 국내 인공재배 기술을 처음 개발했다.

 

이때 개발된 ‘진미버섯’(나중에 ‘새송이버섯’으로 명명)이 같은 해 의령군 유곡면 송산리 한 농가에서 처음으로 시범 재배됐다. 이후 농가 재배기술이 확립되면서 전국 농가로 급속히 보급됐다.

새송이버섯은 생김새가 자연 송이와 비슷해 자연 송이를 인공 배양해 만든 것으로 오해를 받지만 전혀 다른 버섯이다. 새송이버섯은 느타리버섯과에 속하고 자연 송이는 송이과에 속한다. 자연 송이와 비슷하게 생겨 ‘새송이버섯’이란 이름을 붙인 것이다. 향을 제외하고는 씹는 질감이나 맛은 자연 송이와 비슷하다.

 

첫 재배지인 의령

경남농기원, 일본서 종균 들여와

1996년 국내 인공재배기술 개발

유곡면 농가서 시범재배 후 확대

 

새송이버섯은 첫 재배지인 경남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대량 생산되는 데다 요리하기가 쉬워 국민들이 즐겨 찾는 인기 식재료가 됐다. 의령지역 새송이버섯의 해외 수출은 지난 2006년부터 본격화 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버섯을 수출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지만 국내 과잉 생산으로 내수 판로가 막히고 단가 하락 등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수출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의령지역은 새송이버섯 첫 재배지답게 새송이버섯 수출액이 전체 버섯 수출액의 80~90%를 차지하는 등 다른 버섯 수출량을 압도한다. 공기 좋고 물 좋은 청정지역인 의령에서 재배한 새송이버섯은 부드러운 식감에 맛과 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으며 국내외 소비자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저온생육으로 육질이 단단한 것도 특징이다. 2021년 의령지역 버섯 수출량은 677.6t에 이른다. 이중 새송이버섯 수출량이 547.7t으로 전체의 81%를 차지했다. 그 다음이 팽이버섯(75.9t), 느타리버섯(35.5t), 표고버섯(16.3t), 만가닥버섯(2.1t) 순이다. 수출 방식은 선박 수출이 669t, 항공 수출이 8.6t으로 선박 수출이 압도적으로 많다.

 

 

지난해 의령 버섯 주요 수입국은 미국, 스페인, 호주, 캐나다, 베트남, 괌 등이다. 이중 새송이버섯 주요 수입국은 미국(440t), 스페인(41.6t), 베트남(15.3t), 캐나다(14.2t), 호주(13.1t) 순이다.

 

의령지역 버섯 수출량은 2019년 1129.9t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이해 새송이버섯 수출량과 수출액도 1074t, 388만8700여 달러로 최고를 기록했다.

 

2020년과 지난해에는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하역인력 부족에 따른 물류 중단 여파와 유가 상승으로 선박과 항공기를 구하기 어려워 수출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했다. 여기다 외국인 인력 부족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까지 겹쳐 2020년과 2021년 의령지역 버섯 수출량은 각각 654t과 677.6t으로 크게 감소했다. 수출 주력 상품인 새송이버섯 수출물량도 2020년 586.7t, 2021년 547.7t으로 급감했다. 수출 선적료 대폭 인상과 외국인 인력 부족으로 상당수 수출 농가들은 수출 물량을 내수로 돌리며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정성으로 키운 버섯

배양 35일·생육 20일 후 출하

공기·습도·온도 맞아야 수확

유통기한 늘리는 게 수출 관건

 

지난해 기준 의령지역 버섯 재배농가는 51곳이고 이중 수출 농가는 10곳이다. 수출 10농가 중 7농가는 새송이버섯만 수출하고, 2농가는 새송이·팽이·느타리·표고·만가닥버섯을 모두 수출한다. 1농가는 느타리버섯만 수출하고 있다.

 

의령지역에서 새송이버섯 재배가 활발한 것은 국내 처음으로 시범 재배가 이뤄져 노하우가 쌓였고 종균 배양 농가가 많았기 때문이다. 의령지역에서는 2018년에 60여 농가가 5300t 이상의 버섯 생산에 나설 만큼 버섯, 특히 새송이버섯 재배 메카였다.

 

그러나 산지 버섯 가격이 하락해 채산성이 악화된 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출이 크게 줄면서 타작물로 전환하거나 재배를 포기하는 농가가 발생하면서 지금은 50여 농가로 줄었고 생산량도 3800여t으로 감소했다.

 

의령군 농업기술센터 전용부 유통지원담당은 “코로나 발생 이후 대규모 버섯 농가의 경우 외국인 노동자 고용에 어려움이 발생해 재배시설 가동률이 저하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의령지역 새송이버섯 재배농가와 생산량은 예전보다 줄었지만 옛 명성은 여전하다. 새송이버섯은 종균 배양에 35일, 생육에 20일 등 총 55~60일 키우면 출하가 된다. 연중 수확이 가능하지만 손쉽게 재배되는 농작물은 아니다. 깨끗한 공기, 적당한 습도, 낮은 온도 등 삼위일체가 돼야 수확량이 좋아진다. 예전에는 생육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으면 일정한 사이즈와 품질로 키우는 것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스마트팜시설이 보편화되면서 일정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해 사이즈와 품질 관리가 용이해졌다.

 

코로나 못 비켜간 명성

최근 수출량 줄고 재배농가 감소

에코팜영농조합 윤철욱 이사

공기정화시스템 도입, 활로 모색

 

버섯 수출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유통기한을 늘리는 것이다. 내수 출하 때보다 몇배나 긴 수출 선적기간 동안 변질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항공기 수출에는 하루에서 이틀 정도 소요돼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선박 수출의 경우 아시아 지역은 10~15일, 미국은 15~20일, 남유럽은 35일 정도로 선적기간이 길어 변질 우려가 크다. 따라서 선박 수출 상품은 생산 단계에서부터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다르게 재배되고 있다. 수출용 새송이버섯은 국내 판매용 버섯 재배 온도인 13~14℃보다 3~4℃ 낮은 10℃에서 재배된다. 10℃에서 재배된 새송이버섯은 영상 2℃에서 최대 두 달까지 품질을 유지해 선박 수출에 적합하다고 한다.

 

 

2월 중순에 찾은 의령군 칠곡면 에코팜영농조합 새송이버섯 재배동에서는 버섯 재배 및 수확이 한창이다. 이곳에서는 한 때 21개 재배동을 운영했으나 지금은 1/3로 재배 면적을 줄였다고 한다.

 

윤철욱 이사와 직원들은 쌀쌀한 기운이 도는 재배동 안에서 새송이버섯 솎음 작업과 수확 작업,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윤 이사는 2019년에 비하면 수출이 90% 정도 감소했다고 아쉬워한다. 버섯 수출용 선박을 구하기도 어렵고 수출하더라도 이윤이 없어 수출 물량을 대거 내수로 돌리고 수출 여건이 개선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새송이버섯은 옥수수와 미강, 콘콥 등 9가지 곡물이 담긴 플라스틱 병에 종균을 35일간 배양한다. 이후 생육 단계에서는 1개의 병에 새송이 20여개가 올라오지만 13일차에 2개만 남겨 놓고 모두 솎아낸다. 이어 15일차부터 18일차까지 순차적으로 수확한다. 생육기간이 20일 이내로 짧다고 해도 1병에 손이 여러 번 가야 제대로 성장한 버섯을 수확할 수 있다.

 

윤 이사는 전국 최초로 지열과 지표수를 이용해 미세 먼지를 제거하는 등 공기를 정화하고 냉난방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재배사 내 깨끗한 공기 공급과 습도 조절, 적정한 온도 유지가 모두 잘 이뤄져야 새송이버섯이 잘 자란다”고 말했다. 윤 이사는 “코로나19로 수출 선적료 인상과 외국인 인력 부족 등으로 새송이버섯 수출 농가 모두가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선적료 인하 등 수출 여건 개선과 자동화로 인한 인건비 절감 등이 이뤄져야 예전처럼 수출이 다시 활기를 띨 것이다”고 말했다.

 

김명현 기자 mhkim@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