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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금리 폭탄' 돈 빌려서 집 샀다가 이자 부담 '어쩌나'

미국 발 금리 인상...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 연 7% 돌파
금리 8%대 진입시 6억원 대출받고 집사면 매월 400만원씩 이자 부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빚내서 투자) 족 월급으론 이자 감당 못해

 

 

고금리 시대가 도래 하면서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을 샀거나 주식 투자에 나선 차입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미국 발(發) 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연 7%를 돌파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는 연 4.33~7.09%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7%대를 넘어섰다.

국내·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통화 긴축 우려와 함께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의 금리 인상) 탓에 이런 추세라면 연내 8%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정부가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게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80%까지 풀어 최대 6억원을 빌려주고, 젊은 층의 장래소득을 반영, 대출한도를 늘려주는 규제 완화책을 내놨으나 고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자 부담만 늘어나게 됐다.

최근 아파트 구입을 준비 중인 최모씨(제주시 일도2동·48)는 “현재 연 4%대의 시중은행 금리로 6억원을 빌리면 매월 200만원씩 연간 2400만원을 이자로 내야 한다”며 “금리가 8%대까지 오르면 매월 400만원씩 연 4800만원이 이자로 나가는데 웬만한 직장인은 월급을 고스란히 바쳐야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 족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직장인 문모씨(제주시 연동·49)는 “담보로 은행에서 3억원을 대출받아 주식과 가상화폐에 투자했는데 주가는 폭락한 반면, 금리가 너무 올라 이를 갚느라고 이번 여름은 여행과 휴가를 포기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앞서 지난 13일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가 되면 서울 전용면적 84㎡(25평) 아파트의 월 원리금 상환액이 전국 도시 근로자 가구 평균 가처분소득(419만원)의 70%를 차지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도내 모 금융기관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때는 부동산 대출을 억제했는데, 새 정부는 청년층과 신혼부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했지만, 대출 금리가 치솟으면서 무주택자들은 섣불리 빚을 내기 힘들게 됐다”며 “특히, 빚내서 집을 산 경우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 이자 부담만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최근 발표한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도내 가계대출 잔액은 17조3926억원이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3월 중 166억원 늘어난 5조4671억원이다.

기업대출은 17조2720억원으로 3월 중 2696억원이 늘어, 2월(1403억원) 대비 증가폭이 2배 가까이 확대됐다.

좌동철 기자 roots@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