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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아이도 어른도 즐거운 미술관으로~

지맵, 몰입형 사운드 아트
‘Good Day, Good Night’
박상화 작가 초대전 ‘소요풍정’
광주시립미술관
‘여행! 지금 떠납니다’전
김은경·임현채·정승원 등

 

“바깥에 비가 올 거 같아.”

“그런가요. 저는 실내에 있어서 모르겠어요.”

광주시립미술관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G.MAP) 전시장에서 내가 던지는 질문에 답을 하는 건 노진아 작가의 작품 ‘테미스, 버려진 AI’다. 인간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배가 고프냐는 질문에 그는 다양한 대답을 들려줬다. 인간화를 꿈꾸는 로봇과 대화하며 기계와의 감정적 소통에 대해 생각해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작품 앞에서 관람객들은 신기한듯 너도 나도 질문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여름방학을 맞아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즐거운 전시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지맵(G.MAP)은 6월 끝난 개관 기념전 ‘디지털 공명’전에서 선보였던 작품들을 일부 선별해 다시 전시중이다. 또 미디어아트스트 박상화 작가의 작품도 새롭게 설치했다.

4전시실에서 만나는 작품 ‘Good Day, Good Night’는 관람객의 참여로 완성되는 몰입형 실감 콘텐츠 작품이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고양이, 들판의 기린, 화려한 꽃 등 동화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미디어 아트와 작곡가이자 가수 하림의 음악이 어우러진 작품은 관람객들에게 행복을 전해준다.

영상이 흐르는 벽면을 손으로 터치하면 쏟아지는 영상과 음악을 듣기 위해 아이부터 어른까지 관람객들은 그림을 따라가며 마치 정원을, 숲속을 산책하는 기분으로 전시에 참여하며 작품 속의 또 다른 주인공이된다.
 

특히 작품은 발달장애인 박혜신, 권한솔, 이다래, 양시영 작가의 회화 작품을 모티브 삼아 몰입형 미디어아트 제작그룹인 이지위드의 뉴미디어 기술지원팀이 제작했다. 제작진은 박혜신, 권한솔의 작품을 콜라주해 낮 풍경을 구성하고, 이다래, 양시영의 작품들로 밤의 풍경을 완성했다. 관람객은 사면에 투사되는 18대의 프로젝션을 통해 다양한 풍경과 마주하고 벽면에 투사되는 온갖 꽃들과 동물들을 선택해서 터치하는 순간 숨겨진 사운드와 풍경이 펼쳐진다.

그밖에 한드레아스 술레겔의 ‘머신드림’, 권두영의 ‘이상·한 5·18’ 등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제1전시실에서 만나는 박상화 작가 기획 초대전 ‘소요풍정(消搖風情)’은 사람과 자연의 어우러짐을 이야기하는 미디어아트다. 그의 대표작 ‘사유의 정원’ 시리즈와 연장선에 있는 작품으로 아파트 숲의 어느 밤풍경에서 시작하는 작품은 대숲을 거쳐 소쇄원 광풍각, 죽녹원을 거쳐 무등산 절경으로 이어진다. 여름날 쏟아지는 빗소리가 귀에 감기고 붉은 단풍잎에 눈이 즐거워지고, 쏟아지는 흰눈을 보며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

전시장 천장에서 수직으로 내려오는 메시 스크린에 자연 풍광이 담긴 형상을 맵핑한 작품으로 전시장 바닥에 놓인 빈백에 편안히 앉아 사계절의 변화하는 풍경을 만끽하며 휴식을 취하기 좋다.

광주시립미술관 어린이갤러리에서는 즐거운 체험이 함께하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여행!지금 떠납니다’(2023년 6월25일까지) 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기획전은 작품과 체험을 통해 자유롭게 여행의 기분을 느껴보는 전시다.

2일 찾은 전시장에서는 부모와 함께 온 어린이 관객은 물론 성인들도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공항의 대기의자, 검색대 등을 연상시키는 전시장 구성은 흥미롭고 아이들은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여행의 설레임을 느꼈다.

김은경 작가는 꿈 속 여행을 바탕으로 제작한 영상작품을 선보인다. 뾰족한 가시가 있는 물고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가시어’를 비롯해 ‘독수리와 달팽이’는 몽환적인 색채와 움직임으로 관람자들을 색다른 여행의 세계로 데려간다.

정승원 작가는 일상의 소소한 행복과 즐거운 기억들에 관한 내용을 담은 판화작품을 선보인다. 아쿠아리움, 강으로 뛰어드는 아이들, 가족들의 단란한 저녁 식사, 갓 구운 빵과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 등 다양한 풍경을 만나고 작품마다 꼭 등장하는 작가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임현채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경쾌하고 화려한 색을 가진 사물들이 얽히고설킨 모습은 무거운 짐이지만 무겁지 않게 우리에게 다가온다. 특히 기존의 작품과 달리 화사한 색감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행진’은 강렬한 인상을 준다.

노상준 작가는 마치 리프트를 타고 전시장을 조감하듯 작품을 설치했으며 박준범 작가는 일상의 풍경을 입체 공간으로 제작하고 이를 영상 비디오로 촬영했다.

이번 전시는 무한한 시간과 공간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풍성한 체험물을 제작해 설치했다. 전시장에서는 캐리어 입체 가방 만들기, 스트링 아트로 여행지를 계획해보는 체험, 도시여행 속 건축물과 레일 자동차 체험, 아마존 숲 속 동물들을 그려 보고 인터렉티브 미디어로 이를 볼 수 있는 체험 그리고 북극의 이글루 체험 등에 참여할 수 있다.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