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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경인 WIDE] 전국 화장장 62곳중 경기 5곳 불과… 4일장·원정 비일비재

경기도에 '작별'할 장소가 없다

대한민국 인구 25% 차지하는 지역
시설 부족에 비용·시간 낭비 '고생'
북부엔 1곳뿐 … 예약 밀리기 일쑤
강원도 8개·부울경 12개 등과 대조
'집값 악영향 기피시설' 인식 원인

대한민국의 25%가 모여 사는 경기도에 화장장이 부족하다. 그중에서도 경기 북부지역은 서울시가 소유한 화장장 한 곳이 유일한데, 이마저 고양·파주 등 인접 주민 외엔 요금혜택을 받을 수 없고 예약에서도 밀린다. 북부 주민들은 고인을 보내드리기 위해 발인을 미루거나 원거리 화장에 나서는 고생을 감수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코로나19 당시 심각한 화장장 부족사태를 경험했다. 팬데믹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넘어가는 분위기였지만, 고령화에 속도가 붙으면서 머지않아 부족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경고한다. 그럼에도 주민들 인식 전반에 깔린 거부감 때문에 화장시설 확충 움직임은 여전히 더디다.

21일 전국 지자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는 총 62개의 화장장이 운영되고 있다. 경기도에는 북부의 서울시립승화원(고양시 소재)과 남부의 수원시연화장, 성남시장례문화사업소, 용인평온의숲, 최근 개장한 화성 함백산추모공원 등 5곳이 전부다. 수도권 전체로 확장해도 인천가족공원·서울추모공원을 포함해 7곳에 불과하다.

반면 경기도 인구의 10%가 조금 넘는 강원도(153만명)에는 8곳의 화장장이 가동되고 있다. 경기도 내 도시 간 이동거리와 소요시간이 강원도 못지 않다는 걸 고려할 때, 경기도의 화장여건이 얼마나 열악한지 방증하는 수치다. 더 멀리 눈을 돌려보면 인구 765만명인 부산·울산·경남 권역에는 12곳, 인구 493만명인 대구·경북 권역에는 11곳이 설치돼 있다.

일각에서는 경기도에 유독 화장장이 없는 이유로 집값에 특히 민감해 하는 지역적 특성을 지목한다.

부동산업계 한 전문가는 "과거에는 화장장이 대표적인 기피시설이었고 주민들 사이에 이러한 시설이 집값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팽배했다"며 "거점마다 주거단지가 존재하는 경기도에서 화장장이 발붙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고, 그러는 사이 화장장의 적정입지라 할 수 있는 도농복합도시는 급격히 도시화가 진행돼 상황이 더 어려워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장장이 부족하면 정신적·육체적 부담 가중과 비용·시간 낭비 등 유족들의 피해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화장장이 절대 부족한 경기 북부와 동부 주민들은 사망자가 몰리는 겨울철에 화장 일정을 맞추지 못해 4~5일장을 치르거나 강원·충청지역까지 가서 화장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팬데믹때는 경기도에서 울산의 화장장까지 이동한 사례도 있었다.

이 같은 사태에 대비해 포천, 양주 등 북부 지자체들은 2010년대 중반부터 화장장 건립을 추진했지만, 주민들과 시의회 등의 반대로 실패한 적이 있다. 또 가평군은 2020년 남양주·포천·구리시와 함께 공동형 화장장 건립 업무협약까지 체결했다가 무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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