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국제컨벤션센터가 시설 노후화와 안전성 문제로 가수 ‘싸이’의 공연을 열지 못하고 있다.
18일 고태민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장(국민의힘·애월읍갑)에 따르면 22년 전인 2003년 개관한 제주국제컨벤션센터 탐라홀은 4300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MZ세대들이 선호하는 대중음악과 공개 콘서트는 안전 문제로 열지 못한다.
고 위원장은 이날 439회 정례회에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 등의 공연을 못하면서 1년 전부터 안전 보강과 시설 개선을 위한 예산 확보에 나서도록 했지만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컨벤션센터측이 국비 신청은 물론, 지방비를 확보해 안전 보강을 미루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고 위원장에 따르면 울산·창원·대전 등 국내 주요 도시 컨벤션센터들은 ‘현역가왕’ 등 공개방송과 대중 콘서트 등 수익성과 참여율이 높은 공연 유치로 안정적인 재정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데, 제주국제컨벤션센터는 안전 문제로 공연 유치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다.
제주도 감사위원회도 안전 문제로 2014년 이후부터 컨벤션센터에서 점핑 행위·율동 등 충격하중이 발생하는 공연 개최를 금지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2016년 9월 컨벤션센터 탐라홀에서 관객이 함께 뛰는 콘서트 공연을 열었다가 천장 조명시설 일부가 떨어져 관객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제주국제컨벤션센터 건축물 정밀안전진단 결과, 대규모 인원이 점핑 행위·율동 등으로 충격하중이 발생하면 최대 내력비는 120%로, 기준인 100%를 넘어섰다.
안전진단에서는 내력비 100%를 20% 초과하면서 하부 구조물을 보강해야만 관객이 무대에서 뛰거나 율동을 하는 공연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컨벤션센터는 2019년부터 대표이사의 결정에 따른 내부 지침으로 힙합·록 페스티벌·헤비메탈 공연을 금지하고, 클래식과 국악·발레 공연만 허용하고 있다.
고태민 위원장은 “컨벤션센터는 도민주를 모집해 도민 혈세로 지어졌고 운영되고 있는데, MZ세대들이 원하는 공연을 열지 못하는 것은 문제”라며 “싸이 등 세계적인 가수는 공연에만 관광객 10만명을 유치할 수 있어서 조속한 시일 내에 안전 보공공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컨벤션센터 관계자는 “2014년 감사위에서 안전성 문제를 처음 지적한 이후 안전진단을 실시한 결과, 관객이 다 함께 뛰는 공연은 하지 못하게 됐다”며 “컨벤션센터 운영은 적자로 어렵지만, 보강공사 예산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