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의 고장인 제주에서 전국체전 승마경기가 열리지 못할 우려가 제기됐다.
7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내년 10월 제주에서 열리는 107회 전국체전 승마경기를 제주대학교 승마경기장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승마경기는 장애물 비월과 마장마술 종목으로 진행되며, 마방이 200개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제주대 승마경기장은 마방이 53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2014년 제주 전국체전을 위해 75억원을 투입한 이 경기장은 배수시설이 열악해 비가 오면 경기를 진행하기가 어려운 상태다.
바닥은 규사(석영모래)가 아닌 해사(바닷모래)로 조성하면서 11년 전 제주 전국체전에 참가하려던 승마선수들은 제주에서 경기를 거부해 인천에서 승마대회가 열렸다.
이와 관련, 제주도는 30억원을 투입해 마방을 53개에서 200개로 확충하고 시설 보수에 나서기로 했다.
그런데, 실외 마장과 관람대, 야간 조명 등을 갖추려면 80억원이 소요되는 데 30억원을 투입해 대회를 유치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됐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소속 강철남 의원(더불어민주당·연동을)은 이날 열린 441회 임시회에서 “제주도의 내부보고를 보면 개·보수 비용으로 80억원이 필요한데 30억원으로 승마경기를 치를 수 있느냐”며 “30억원을 투입한 후에도 지난 체전처럼 다른 지역에서 승마대회가 열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실내 마장과 훈련장이 잘 갖춰진 제주말조련거점센터에서 대회를 유치하는 방안과 인프라 조성 이후에도 향후 활용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동균 도 전국체전기획단장은 “검토를 한 결과, 30억원으로도 제주대 승마경기장 개·보수가 가능하다”며 “2014년 전국체전에서 경기장 문제가 아니라 고가의 말을 배편과 차량으로 제주로 이동하는 문제가 여의치 않아서 인천에서 대회가 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전에 대한체육회와 대한승마협회를 통해 제주에서 승마대회 개최가 최종 확정되는 것을 담보로 개·보수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스포츠인프라 문제로 내년 전국체전 50개 종목 중 제주에서 열리지 못하는 경기는 사격, 사이클(트랙), 조정, 카누 등 4개 종목이다. 승마경기는(장애물 비월·마장마술)는 개최가 확정되지 않았다.
내년 제주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은 도내 74개 경기장에서 4만여 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