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무슨 정부 기관에 불이 났는지 예사로 생각했지. 나한테까지 직접적인 피해를 끼칠 줄 알았나.”
29일 오전 10시께 창원 중앙동행정복지센터를 찾은 민원인이 무인민원발급기로 서류를 발급하려 여러 차례 화면을 누르다 짜증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평소처럼 모바일신분증을 들고 민원서류 발급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이어 지문 시도도 했지만 역시 실패해 10분여를 허비했다. 그는 발걸음을 돌리면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한 서비스 제한’ 안내를 뒤늦게 발견하고 분통을 터트렸다.

지난 26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로 전산망 마비 사태가 나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24 등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주민들이 관공서를 방문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창원시청 청사 내 무인민원발급기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해 장애 복구 시까지 발급 서비스가 중단됨을 알려드린다’는 문구와 함께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날 오전 찾은 창원우체국에서도 “지금 시스템이 원활하지 않아서”라며 고객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직원의 안내가 이어졌다. ‘착불이나 신선식품 소포 불가’ 설명도 덧붙였다. 현재 우체국은 착불·신선식품·안심 소포, 우체국 쇼핑 등 서비스가 불가한 상황이다. 착불 택배를 보내기 위해 우체국을 찾은 방문객은 직원 안내를 듣고 부랴부랴 운임 방식을 바꾸기도 했다. 직원은 “추석을 앞두고 있어 신선식품 배송이나 우체국 쇼핑 접수 건이 많은 때인데 그게 안 되다 보니 주민 불편이 적지 않다”고 했다.

같은 날 창원한마음병원을 방문한 최모(42)씨는 자녀의 의료 기록을 받기 위해 원무과를 방문했다가 가족관계증명서 발급 문제로, 동사무소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는 “원래는 인터넷으로 다 가능한 건데 이렇게 시간을 낭비해야 하나 싶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공영주차장에서도 국정자원 화재에 따른 서버 오류로 친환경 차량 주차 할인이 자동 적용되지 않아 이용자들의 불만이 잇따랐다.
김준용(40)씨는 “친환경 차라 50% 할인이 돼야 하는데 안 됐다. 후진했다가 다시 들어와도 할인이 안 됐는데, 안내소에 사람은 없고 뒤에 차가 밀려있어서 우선 계산하고 나왔다”고 말하는 등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한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