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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조선업 중심 경제협력 확대… 손 잡은 한미정상

경주서 회담… 동맹 강화도 피력
李 “핵추진잠수함 연료 공급 요청”
트럼프 “조선업 대가 한국과 연대”
북미 정상 회동은 불발 공식화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조선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 협력 확대와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조선업의 ‘대가’인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다시 조선의 최강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공개적으로 “핵추진잠수함의 연료를 우리가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달라”고 요청했다.

 

두 정상은 29일 오후 한미 정상회담장이 마련된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만났다. 두 정상이 마주한 것은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이 대통령은 의장대 사열 및 대표단 인사 교환 등 공식 환영식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했다. 상훈법상 무궁화 대훈장은 우리나라 최고 훈장으로, 대통령과 그 배우자 및 우방 원수와 그 배우자 등에게 수여할 수 있다. 이 훈장을 받은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기념하는 의미로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특별 제작된 것이다. 금관 선물은 한반도에서 장기간 평화 시대를 유지한 신라의 역사와 함께 한미가 함께 일궈 나갈 한반도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상징한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이어진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여러분들이 정말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창조하고 이뤄낸 것들이 정말 놀랍다. (한국이) 조선업의 대가(master)가 됐기에 우리와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박 건조는 필수적인 일로, 필라델피아 조선소와 다른 여러 곳에서 우리가 (함께) 일하고 있다”며 “여러분들이 들어와 미국에서 배를 함께 만들고 있다. 우리는 선박 건조를 시작할 것이고, 짧은 기간 안에 최고로 올라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핵추진잠수함의 연료를 우리가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전에 충분히 자세한 설명을 해드리지 못해 약간의 오해가 있으신 것 같다. 우리가 핵무기를 적재한 잠수함을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 측 잠수함에 대한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 연료 공급을 허용해 주시면 저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 한반도 해역의 방어 활동을 하면 미군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에 대해 “이미 지지해 주신 것으로 이해하지만,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나 우라늄 농축 부문에서도 실질적 협의가 진척되도록 지시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한미관계는 동맹의 현대화를 통해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대한민국도 방위비 증액과 방위산업 발전을 통해 자체적 방위 역량을 대폭 키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 한반도에서 여러분(남과 북)이 공식적으로 전쟁 상태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 모든 것을 바로잡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관세협상과 맞물린 대미 투자와 관련해선 “대미 투자와 구매 확대를 통해 미국의 제조업 부흥을 지원하겠다”고 했고, 특히 “조선 협력도 적극적으로 해 나가겠다. 그게 양국 경제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한미동맹을 실질화하고 심화하는 데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 의제와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메이커’ 역할을 하면 자신이 조력하겠다는 ‘페이스메이커론’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취임한 지 9개월이 됐는데 지금까지 전 세계 8곳의 분쟁지역에 평화를 가져왔다. 많은 사람이 죽거나 대량 파괴가 이뤄질 수 있는 큰 문제들을 거의 한 달에 한 번씩 해결하고 계시다”고 치켜세웠다.

 

이날 정상회담은 양국 경제·외교 분야 참모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87분간 열렸다. 대통령실은 회담이 오후 2시 39분 시작해 4시 6분에 끝났다고 밝혔다.

 

다만 대미투자금의 구체적 운용 방식 등 그동안 첨예한 쟁점으로 꼽혀온 사안들에 대해서는 한미정상 모두 특별한 발언을 내놓진 않았다. 관심을 모았던 북미 정상 간 회동의 경우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 ‘불발’을 공식화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