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량의 약품을 저가로 판매하는 ‘창고형 약국’이 전국적으로 급증하면서 ‘싸고 편리하다’는 긍정적인 반응과 ‘약물 오남용’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창고형 약국은 수년 전부터 확산 중인 ‘창고형 마트’처럼 넓은 공간에서 창고처럼 약품을 다량으로 쌓아두고 판매한다. 일반적인 약국보다 약품의 종류가 다양하고, 진열된 물량이 많아 일반 약국에 비해 비교적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게 특징이다. 대형마트 내에 입점한 곳들도 있으며, 식자재 마트 수준의 넓은 공간에서 운영되는 곳들도 있다. 창고형 약국이 입소문을 타며 최근 프랜차이즈 지점도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경남에는 김해에 있는 1곳이 유일하지만, 창원시의 한 대형마트 내부에도 입점이 추진 중이다.
6일 오전에 찾은 김해시의 한 창고형 약국. 300㎡가량의 공간에 줄지어 놓인 매대에는 약품들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이곳을 찾은 소비자들은 내부를 돌며 자유롭게 약품을 골라 담았다. 판매대마다 한두 종류의 약품이 가득 들어차 반창고·파스류는 진열된 약품이 각각 50종류에 달했다. 비타민이 포함된 영양제는 60여 종류가 있다.
감기약이 진열된 판매대를 둘러보던 이모(43) 씨는 “목감기에 걸렸는데 사무실 근처에 큰 약국이 생겼다고 해서 와 봤다”며 “병원에 갔다가 약을 처방받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번거로운데, 여기 오면 진열된 약을 비교해 맞는 약이 있을 거 같아 찾았다”고 했다.
창고형 약국을 찾은 시민들은 판매대에서 약을 대거 진열해 놓아 비교해 선택할 수 있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서 소비자 입장에서 편리해 대체로 환영한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창고형 약국이 약물의 오남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반적인 약국과 달리 규모에 비해 약사들이 많지 않아 복용 지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에 불필요한 약품들을 쇼핑하듯이 과도하게 구매하거나, 건강 상태에 맞지 않는 약품을 구매해 복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종석 경남약사회 회장은 “대부분의 약국은 약사가 직접 소비자에게 약 성분에 따른 부작용과 적정 섭취량을 알려주는 복약지도를 하지만, 창고형 약국에서는 그렇지 않기에 환자가 꼭 필요한 약을 알맞게 먹지 않고 무분별하게 약물을 남용할 우려가 크다”며 “창고형 약국에 사람이 몰려 동네 약국이 줄어들게 되면 약사들만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닌, 약국 접근성이 떨어지게 돼 이차적인 피해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창고형 약국에서 무분별하게 소비되는 약물로 청소년들 사이에 ‘마약성 복용’이 확산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청소년들이 수면 유도제 등을 구입해 환각 상태를 즐기는 ‘OD(overdose. 과다복용) 파티’가 유행하고 있는데, 이를 억제하지 못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창고형 약국의 확산세와 더불어 우려가 제기되자 국회에서는 관련 법안들이 입법 추진되고 있다. 법안들은 대부분 창고형 약국을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도 산하에 ‘약국개설위원회’를 두어 100평 이상의 대형 약국 개원을 사전 심의하는 ‘약사법 일부개정안’ 등이 국회에 상정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