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폭우는 평등하지 않다
자연재난은 약자에게 더 가혹했다. 수도권에서 8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노인의 단칸방은 물에 잠겼고, 돈을 벌러 한국에 온 외국인 노동자는 컨테이너 안에서 목숨을 잃었다. 여름철 침수 반복 '남양주 신하촌' "노인분들 많이 살아 대피 어려워" "밤에 무슨 일 있을까 잠도 못 자" 지대 낮고 둑 노후돼 빗물에 잠겨 9일 오후 남양주시 퇴계원읍의 신하촌마을. 마을주민 김옥희(68)씨가 물이 흥건한 집안 바닥을 계속해서 닦았다. 몇 년 전 폭우로 지붕이 무너져 보수공사를 했지만 소용 없었다. 16.5㎡ 남짓한 그의 단칸방은 지붕이 새 벽을 타고 흐른 물로 가득 찼다. 김씨는 "우리 마을에는 노인, 장애인,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이 주로 산다. 거동이 어려운 노인분들은 대피하기도 힘들어 도와드려야 한다"며 "이 동네에 40년째 살고 있는데 비만 오면 이러니 간밤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 잠을 못 잔다"고 푸념했다. 그의 방 벽에는 수십 년의 폭우가 만든 곰팡이 자국이 가득했다. 이곳 신하촌마을은 지난 50여년 동안 여름철마다 침수 피해를 겪어왔다고 한다. 약 1.5m 높이의 둑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하천을 마주하고 있는데, 마을이 위치한 지대가 낮고 둑이 노후화돼 빗물이
- 고건·이자현·수습 김산기자
- 2022-08-09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