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스토킹처벌법은 정말 다르게 단죄할 수 있을까. 2021년 제정된 스토킹처벌법은 숱한 허점을 드러낸 끝에 지난해 말 개정안이 통과되고 이달 11일부터 시행됐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오답을 철저히 복기하는 것이다. 경인일보는 2022년 한 해 동안 수원지방법원 및 5개 관할 지원의 스토킹처벌법 위반 1심 판결문 131건을 입수했다. 법원에서 인정된 범죄사실을 바탕으로 우리가 여전히 놓치고 있는 범죄 특성은 없는지, 남은 과제는 무엇일지 진단했다. 폭행·협박 등 46.7%… 11% 성폭력 실형 선고 31.3%… 집유·벌금 많아 열에 아홉 '지인'… 교제사이 66% 접근금지 명령 위반도 29.4% 달해 스토킹과 함께 찾아온 '더 큰 공포'…처벌은 솜방망이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를 통보를 받고도 A씨는 한 달 동안 수십 번 접근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장은 없었다. A씨는 계획을 바꾼다. 피해자 거주지 앞집을 임차했다. 에탄올과 손수건, 사람 만한 캐리어, 몽키 스패너 등을 준비했다. 계획한 날, 자정을 넘기도록 상황을 살폈지만 기회를 포착하지 못하고 본집으로 돌아갔다. 1주일 뒤 다시 임차한 앞집으로 향할 때 경찰이 가까스로 A씨를
70년 전 나라를 수호한 참전용사들의 명예를 이어 온 6·25 참전유공자회가 '자연소멸'할 위기에 처했다. 평균연령이 90세가 넘으며 해마다 생존자가 급감하는 추세지만, 후손에게 회원 자격이 이어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유공자회가 진행해 온 보훈 활동이 수년 내로 끊길 전망이다. 유공자회원 자격 당사자로 한정 代 잇지 못하고 '자연소멸' 위기 22일 오전 만난 6·25 참전유공자 후손 곽모(59)씨는 급격히 악화하는 아버지의 건강을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는 "아버님 연세가 아흔에 접어들다 보니 허리나 관절이 안 좋으셨던 게 해마다 심각해져 이제는 지팡이나 보조기구 없이는 거동도 힘드신 상황"이라며 "매달 참전유공자회 동료분들이 돌아가신다는 얘기도 자주 듣고 있다"고 말했다. 막내아들로서 '무용담'같은 아버지의 참전 일화를 들어 오며 나름의 명예와 자부심을 느껴왔지만, 정작 사회에서 이를 느낄 계기는 크게 없었을뿐더러 이제는 굳이 기대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그는 "집안에서 친척들끼리 얘기를 나누는 경우는 있어도, 사회생활에서 이를 체감했던 계기는 사는 동안 크게 없었다. 이제는 전쟁을 안 겪어본 입장을 오히려 이해하고 무덤덤한 편"이라고
경기도 '리본택시'를 아시나요? 2년 전 도내 무료 택시 호출앱 서비스 '리본택시'가 출시됐다. 리본택시는 민간 호출앱이지만 지역 상생을 목표로 지역 콜센터, 택시업계 등과 연계해 운영하는 서비스다. 지난 2021년 7월 경기도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과 협약을 맺어 도내에 출범했고, 도는 이듬해 운영 지원 예산을 편성해 힘을 싣고 홍보에 나섰다. 택시 호출업계를 장악한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T)가 '블루' 등 유료 가맹 서비스를 확대하고 호출료를 인상하면서 독과점 논란이 일던 시점에 이를 견제하기 위한 공공 호출앱을 마련하려던 시도였다. '독과점 견제' 대안 서비스로 시작 하루 0.29건 배차… 이용저조 여전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도 거리의 도민들은 여전히 "모른다"는 반응이 다수다. 17일 오후 퇴근 시간대 수원역 앞 택시 승강장에서 만난 시민 10명 중 리본택시를 아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같은 날 성남시 판교역에서 만난 대학생 박모(23)씨는 "택시가 한창 안 잡힐 때 홍보물을 보고 깔아봤는데, 똑같이 (호출이) 잡히지 않아서 이용해본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도민들의 리본택시 이용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도
서울시가 대중교통요금 인상안을 발표하자 불황에 허덕이는 도내 마을버스 업계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와 달리 광역자치단체 차원의 적자노선 보조금도 못 받을뿐더러, 요금 규모로 수익을 나눠 갖는 수도권환승할인제도 구조에 따라 도리어 추가 손실을 떠안을 처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서울시가 발표한 대중교통요금 300원 인상안이 실현될 경우 서울과 환승 노선을 공유하는 도내 운수업체들은 추가 손실이 유력한 상황이다. 수도권 운수업체들은 승객이 환승할 때 요금을 중복 지출하지 않도록 하는 환승할인제도를 적용받는데, 환승 할인액을 제외한 요금 수익은 각 운송수단의 기본요금 규모에 따라 나눠 갖기 때문이다. 즉 한쪽 운송수단 요금이 오르면 다른 운송수단의 수익금이 떨어지는 체계인 셈이다. 이에 대중교통수단의 말단에 위치한 영세 마을버스 업체도 타격이 클 전망이다. 높은 환승률로 추가 손실액이 막대할뿐더러, 환승할인에 따른 손실 보전 비율도 도내 지하철과 시내·광역버스의 절반(23%)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경기도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서울시의 지하철과 시내버스 등 교통수단이 300원씩 인상될 경우 현재 버스 1대당 얻는 운임 수익은 20원에서
영하 12도 한파가 들이닥친 지난 16일 오전 7시 수원시 우만동4단지 정류장, 30여명의 도민들이 손발을 떨며 도로 한 쪽을 지켜보고 있다. 사회초년생 20대 여성 이모씨는 "버스 2대를 그냥 지나치면서 40분이 늦어져 급하게 다른 교통수단을 알아보고 있다. 예상보다 한 시간 정도 늦을 것 같다"고 했다. 강남, 잠실 등 서울 각지로 가는 광역버스들이 정차하는 이곳은 한 달 전 입석금지가 시행된 뒤 최소 3~40분 가량을 대기하는 일이 일상이 됐다. 이날도 30분 동안 1007번, 8800번, 3007번 등 광역버스들의 잔여석이 최소 2회 이상씩 '0석'을 가리킨 채 무정차 통과했다. 같은 날 오전 8시, 고속도로 진입 직전에 위치한 용인시 서수지IC입구 정류장에서도 도민 20여명의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며 여전한 '출근 대란'을 보여줬다. 특히 서울역 방향으로 향하는 노선은 하나(5500-2번)밖에 없어 도가 긴급 전세버스 지원에 나서기도 했지만, 이날 한 시간 동안 두 대의 버스가 만석으로 지나쳤다. 해당 버스를 기다리던 50대 남성 김모씨는 "증차 이후에도 여전히 30분 이상 기다리게 되면서 집에서 잔여석을 보고 맞춰서 나온다"고 말했다. 절반(46%
평택 SPC계열 제빵공장에서 숨진 20대 청년 가장은 생전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며 격무에 시달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고된 환경에 작업자들은 회사에 인력을 충원해 달라고 요구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5일 오전 6시께 평택시 추팔공업단지의 SPC 계열사 SPL에서 샌드위치 소스 배합기에 끼여 숨진 A씨는 평소 현장에서 같이 작업하던 가까운 동료에게 종종 "배합이 너무 힘들다", "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 힘들다"고 토로하며 강도 높은 작업 환경에 피로감을 호소했다고 한다. 15㎡ 공간서 홀로 '고강도 노동' 15㎏ 소스용기 직접 들어 옮겨 20대 여성 A씨가 맡은 작업은 15㎏ 단위의 소스용기들을 직접 들어 옮기는 '중노동'이었기 때문이다. 배합 작업은 식재료를 300㎏ 용량의 배합기에 부어 작동시킨 뒤, 완성된 혼합물을 15㎏가량의 알루미늄 용기에 부어 담고 옆쪽에 위치한 2m 높이의 12단 수납함에 담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일련의 작업은 외부와 구분된 15㎡ 가량의 배합기 작업 공간에서 한 명이 도맡아 진행되며, 외부에서 수분 간격으로 재료를 가져다 주는 작업 보조자만이 내부를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이다. 이 가운데 사고가 발생한 공정은 코로나1
SPC 계열사 작업장 소스 배합기에 몸이 끼어 숨진 20대 여성은 홀로 어머니와 동생을 부양한 '소녀 가장'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오전 6시께 평택시 추팔공업단지의 SPC 계열사 에스피엘에서 20대 여성 A씨가 샌드위치 소스를 배합하는 기계에 빠지면서 몸이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현장 생산라인에는 10여명의 근로자가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사고가 발생한 배합기 위치 공간에는 피해자 혼자 있었다. 사고 당시 배합기가 위치한 공간에서 갑작스레 비명소리가 들렸고 배합기 공간에 진입한 작업자가 A씨 상반신이 배합기에 빠진 모습을 발견했다. A씨는 현장에서 숨진 것으로 전해진다. 비극적인 사고를 겪은 피해자 A씨는 어머니와 고등학생인 남동생을 부양한 가장이었다. A씨 가족은 지난 20년 동안 천안시 한 상가의 작은 옥탑방에 거주했다. A씨 아버지는 오랜 기간 무직으로 지냈고 어머니는 옥탑방이 자리 잡은 상가의 인쇄소에서 일하며 살림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년 전인 2020년부터 에스피엘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20대 초의 나이였다. 지난 7월 부모님의 이혼으로 아버지가 집을 떠나게 되면서 사실상 A씨 월급이 생계 유지 수단이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