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중처법 1년, 부재의 흔적을 좇다·(上)] 평택항 이선호씨 사망사고 그 후…
이것은 사부곡(思父曲)이자 가슴에 자식을 묻은 아비의 초혼(招魂)이다. 태어남은 일관되게 모두 출생이지만 죽음은 여러 가지로 나뉜다. 이 이야기는 자연사가 아닌 사고사, 그 중 재해로 인한 사망을 다룬다. 더 정확히는 사망이 남기고 간 흔적, 재해 중엔 중대한 재해가 대상이다. 지난해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중대재해를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로 나누고 가·나·다, 1·2·3 항목을 들어 사고를 분류했다. 이 법이 가리키는 죽음의 갈래는 여럿인데 남은 가족에게 죽음은 '사랑하는 자의 영구한 부재(不在)', 단 하나다. 부재는 너무나 뚜렷해 잊을 수가 없는데 '처벌'은 온 데 간 데 없다. 중대재해처벌법에서 처벌이 사라지고 재해만 남은 형국이다. 이 법의 시행 1년을 맞아 흩어진 부재의 흔적을 좇았다. → 편집자 주 아들과 함께 다닌 식당 찾은 아버지 스물셋에 떠난 자식 눈앞에 있는듯 "절대로 아빠를 용서말라" 눈시울 돼지국밥 뚝배기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뿌연 김 사이로 9살 선호가 앉아 있다. 깍두기를 올려 밥을 먹으니 순식간에 그릇 바닥이 보였다. "원 녀석아 천천히 좀 먹어라. 누가 안 쫓아와." 말이 목젖까지 차
- 배재흥·이시은·유혜연·김산 기자
- 2023-01-16 0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