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주인공)는 간혹 종각에 들어가서 신종에 상처를 입힌 적이 있다. 비천상 주변에 있는 홈을 돌도끼로 새겨 금을 얻으려고 한 것이다. 떨어진 금가루를 보고 금이 나왔다고 하면서 장난쳤다. 류는 신종의 내부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궁금해져 안에 들어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땅에 기어서 들어갔더니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곰팡이 냄새로 숨이 막혔다. 무서워서 서둘러 신종 밑을 빠져나가려고 했다. 겨우 머리만 밖으로 나왔을 순간 만약 종이 떨어져서 몸이 토막 나지 않을까 공포감에 사로잡혔다. 류는 무사히 밖으로 나와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도망쳤다. 그 후 신종에 장난치러 가지 않게 되었다." 이 글은 소년기를 경주에서 지낸 소설가 장혁주(張赫宙, 1905-1997)가 일본어로 쓴 자서전적 소 설 『폭풍의 시』(1975년, 원제 『嵐の詩』)에 나온 성덕대왕신종에 대한 회고담이다. 한일병합을 전후한 시기의 일화인 듯한데, 지금 국립경주박물관에 있는 신종은 당시 봉황대 앞 현 봉황로 길가에 있었다. 771년 어렵게 완성된 신종은 북천 강가에 창건된 봉덕사에 봉안되었다가 1460년에 영묘사로 옮겨졌고, 1507년에 다시 봉황대 앞으로 옮겨졌다. 봉황대 앞에 있었을
2021년 12월 28일, 103년 역사를 지닌 경주역이 문을 닫았다. 지금 폐지된 역 건물에는 "영업 종료"를 알리는 현수막과 함께 "경주역 부지 임시활용을 위한 문화플랫폼 조성"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경주역은 철도역으로서 임무를 마쳤으나 재활용을 위한 모색이 시작되고 있다(사진1). 경주역에 대해서는 '일제강점기의 잔재'로 달갑지 않은 시선이 있는가 하면 많은 한국인에게는 수학여행이나 신혼·가족여행으로 경주를 방문했을 때 그들을 반겨주는 '현관'으로 기억되고 있다. 산기슭에서 떨어지면 왼쪽에 서악(西岳)이 보인다. 그 밑에 고분군이나 무열왕릉이 눈에 들어온다. 형산강(서천)의 철교(鐵橋)를 건너면 바로 고도역(古都驛)이다. 봉황의 알 모양의 서른 몇 개의 왕릉이 거대한 산이 되어 분지에 배치되어 있다. 이것은 소년기를 경주에서 지낸 소설가 장혁주(張赫宙)가 약 100년 전 기차를 타고 경주에 들어왔을 때 보았던 풍경에 대한 묘사이다. 경주의 지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장혁주가 내린 경주역은 현 경주역과 위치가 다른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옛 철길은 서악(선도산) 기슭에서 바로 형산강(서천) 철교를 건너 경주에 들어왔다. 원래 경주역은 지금
다음주 월요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다. 다만 50인 이상이 모이는 행사와 실외 다중이용시설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9일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다음주 월요일, 5월 2일부터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는 원칙적으로 해제한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6주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방역 상황과 더 나은 삶에 대한 국민들의 간절한 바람을 고려해 일상회복의 큰 걸음을 지속하기로 했다"며 실외 마스크 의무 해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밀집과 이용 행태에 따른 감염 위험을 고려해 50인 이상이 참석하는 집회, 행사, 공연, 스포츠 경기 관람장 등 실외 다중이용시설에서는 현재와 같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유증상자나 고위험군인 경우와 다수가 모인 상황에서 1m 이상 거리유지가 어렵거나 비말 생성이 많은 경우에는 실외 마스크 착용을 적극 권고한다"고 밝혔다. 앞서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은 5월말 '실외 마스크 프리' 선언을 검토하겠다며 현시점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반대한 바 있다. 그럼에도 현재 방역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실외 마스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전격 합의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조정 중재안에 대해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첫 검찰 출신 대통령인 윤 당선인이 합의안에 부정적인 기류를 내비치면서 국민의힘 내부는 물론 국회 전체에 거센 후폭풍이 일 가능성이 생겼다. 25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핵심 측근에 "국민 여론과 형사사법 체계 전반을 감안하면 (여야) 합의안대로 가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이 의원총회 등을 통해 법안을 논의하고 (그 결과를 통해 추후) 법안 심사에서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검찰총장이 할 수 있는 발언과 대통령 당선인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발언에는 차이가 있다"고 했다. 이어 "여야 원내 합의를 존중한다는 인수위의 22일 입장도 윤 당선인의 의중이 명확하게 담긴 이야기가 아니었다"며 "실무자나 인수위원 차원에서의 판단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실제로 윤 당선인은 공직자와 선거 범죄에 대한 검찰 직접수사권이 제외되는 데 심각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안대로라면 다음 달 10일부터 집권 여당이
국민의 58%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2일 나왔다. 여론조사 기관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19∼20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천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이전 계획에 대해 58.1%가 '현 청와대에 대통령 집무실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찬성한다'는 여론은 33.1%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는 95.1%가 이전 반대 뜻을 밝혔고, 찬성 의사를 밝힌 이는 2.6%였다. 국민의힘 지지자 중에서는 찬성 의사를 밝힌 비율이 63.6%였고, 25.4%는 이전에 반대했다. 또 여성가족부에 대해서는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48.4%, 폐지하면 안 된다는 응답은 42.5%로 각각 집계됐다.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서는 58.2%가 반대한다고 답했고, 38.2%만 찬성 의사를 밝혔다. 한편 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의 거취와 관련해 48.8%가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인 데 반해 사퇴하면 안 된다는 의견은 20.5%였다. 잘 모른다고 답한 의견은 30.6%였다. 이번 조사는 무선 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
차기 대구시장직을 두고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과 권영진 대구시장의 '빅매치'가 점쳐지는 가운데 두 후보에 대한 갑론을박 또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홍 의원은 지난 10일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중앙정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맡기고 하방하고자 한다. 10년 전 경남지사로 하방할 때보다 한결 마음이 편한 느낌"이라며 "대한민국 리모델링 꿈이 좌절된 지금 할 일은 나를 키워준 대구부터 리모델링하는 것"이라면서 사실상 대구시장 출마 의사를 밝혔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정부와 함께 '대구 성공시대'를 힘차게 열어갑시다"라는 제목을 글을 올리고 3선 도전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권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했다"면서 "대구시장인 제가 윤석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며 앞장서 뛰겠다. 윤석열 정부가 대한민국 정상화를 이루고 성공한 정부가 될 수 있도록 250만 대구시민들의 위대한 힘으로 함께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 의원과 권 시장의 출사표를 두고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경남지사를 역임한 홍 의원이 대구시장 자리를 노리는 것은 욕심이라는 지적을 비롯해, 이번
KBS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와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 촬영기사 이명수 씨의 새로운 녹취록을 25일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은 작년 8월 30일 이씨가 김 씨의 부탁으로 대선 행보 관련 강의를 하러 김씨의 코바나콘텐츠 사무실에 방문한 당시 녹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KBS 보도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 8월 30일 저녁 6시반쯤 서울 서초동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을 찾아 윤 후보 부부의 언론 홍보·이미지 전략, 취재 현장 대응 등에 대해 조언했다. 강의 당시 코바나컨텐츠 직원 1명과 김건희 씨 수행비서 2명, 윤석열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 2명이 있었다고 이 씨가 밝힌 바 있다. 당시 강의가 두시간 쯤 진행된 뒤 등장한 김건희 씨는 30분간 대화를 주도했다고 KBS는 전했다. 김 씨는 조국 전 장관과 관련해 "객관적으로 조국 장관이 참 말을 잘 못 했다고 본다. 그냥 양심 있게 당당히 내려오고 얼마든지 나올 수 있고 딸도 멀쩡하고"라며 "나는 딸 저렇게 고생을 보면 속상하더라. 쟤(조민 씨)가 뭔 잘못이야. 부모 잘못 만난 거. 처음엔 부모 잘 만난 줄 알았지. 잘못 만났잖아요. 애들한테 그게 무슨 짓이야"라고 말했다. 남편인 윤 후보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6일 대선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윤 후보 측에서) 정치인들끼리 만나자고 하면 만날 수는 있다"며 한발 물러선 입장을 보였다. 그동안 '단일화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것에 비해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는 대목이다. 안 후보는 이날 KBS 뉴스9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만나자고 하면 응하겠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거기서 협의하느냐 안 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같이 만나서 밥만 먹고 헤어질 수도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같은 발언은 '안 후보 지지층 절반 이상이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질의응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응답률은 19%,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를 실시한 결과, 윤석열 후보 지지자 중에는 86.2%, 안철수 후보 지지자는 55.3%가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사실 저도 (여론조사 내용을) 미리 보고 왔는데 국민의힘 쪽에선 단일화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쪽이 굉장히 필요하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며 "사실 이건 다 국민의
정부가 코로나19 백신의 2∼3차 접종 간격을 3개월로 단축하기로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0일 인천시청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발 빠른 백신 접종을 위해 18세 이상 성인은 기본 접종 후에 3개월이 지나면 누구나 3차 접종이 가능하도록 간격을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18세∼59세 성인은 추가접종 간격이 5개월, 60세 이상은 4개월이었으며, 원하는 사람에 한해 잔여백신으로 각각 1개월씩 간격을 줄일 수 있었다. 추가접종 간격 단축은 일일 확진자 수가 7천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 확산세가 심각한 상황에서 백신 추가접종 속도를 높일 특단의 대책으로 나왔다. 김 총리는 "사흘 연속 7천명대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의료 대응 여력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며 이날 0시 기준으로 집계된 전날 하루 확진자 수도 7천명 이상이라는 점을 내비쳤다. 김 총리는 "하루하루 급박하게 돌아가는 병상을 충분히 확보하는 일도 발등의 불"이라며 "특히 예상보다 높아진 중증화율로 인해 중증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병상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까지 내린 3차례의 행정명령을 차질없이 이행하는 한편, 오늘은 비수도권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추가 행정명
'아제아제 바라아제', '서편제' 등을 제작한 한국 영화계의 거목 이태원(83) 태흥영화사 전 대표가 24일 별세했다. 태흥영화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이 대표는 지난해 5월 낙상사고를 당해 약 1년 7개월간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빈소는 같은 병원에 차려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