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시작되면서 연일 날씨가 우중충하다. 종일 하늘빛은 흐리고 비는 오락가락한다. 몸과 마음이 축축 처진다. 에어컨을 켜지 않으면 실내 공기가 끈적끈적하다. 이럴 땐 차라리 나가서 걷는 게 낫겠다 싶다. 가벼운 마음으로 설렁설렁 쉽게 걸을 수 있는 길,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의 작은 섬 ‘저도’로 향했다. 걷는 즐거움에 보는 즐거움 더한 길 ‘저도’는 섬 모양이 돼지가 누워 있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 돼지 저(猪)자를 써 이름 붙여졌다. 대부분이 산지인 작은 섬이지만 육지와 연결하는 연륙교가 놓이면서 이곳을 찾는 발길이 늘었다. 구불구불한 길을 달리고 연륙교를 지나 하포마을에 들어섰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다 냄새가 물씬 풍긴다. 어촌 마을 풍경이 정겹다. 저도 비치로드 입구에 세 가지 코스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서 있다. 1코스는 제2전망대까지 걷는 3.7km(예상 소요 시간 1시간 20분), 2코스는 해안 덱길까지 걷는 4.65km(1시간 40분), 3코스는 제3바다구경길까지 걷는 6.35km(2시간 25분)이다. 가볍게 걸어볼까 하고 나선 만큼 2코스를 택했다. 덱 계단을 따라 둘레길에 오르자 계란꽃으로 더 많이 불리는 여름꽃 개망초가 잔뜩 피어
서애 류성룡(1542~1607)의 셋째 아들 수암 류진(1582∼1635)의 불천위 제사를 모시는 종가인 '상주 수암 종택'이 국가민속문화재 지정을 앞두고 있다고 29일 문화재청이 밝혔다. 불천위는 나라가 큰 공을 세운 인물에 한해 영원히 사당에 모시기를 허락한 신위(神位·신주를 두는 자리)를 뜻한다. 경북 상주시 중동면 우물리에 있는 수암종택은 속리산, 팔공산, 일월산의 지맥이 모이고 낙동강과 위천이 합류하는 '삼산이수'의 명당에 자리하고 있으며 ㅁ자형 본채를 중심으로 별도의 녹사청과 사당이 있다. 일설에는 류성룡 수제자였던 우복 정경세가 집터를 정했다고 한다. 우복 종택은 약 32㎞ 떨어진 상주시 외서면 우산리에 있다. 안채와 사랑채가 하나로 이어진 ㅁ자형 본채는 경북 북부지역의 건축적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고, 특히 안채 대청 우측 마루방의 지면을 들어 올려 누마루처럼 꾸민 점은 다른 고택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구조다. 안채 대청 상량묵서(먹물로 쓴 글씨)에는 1858년에 지었다는 기록이 명확하게 남아 있는 등 비교적 원형의 모습을 잘 유지하고 있다. 또한 본채 남쪽 ㄱ자형의 녹사청은 수암 류진의 7대손인 류후조(1798∼1876)가 봉조하(奉朝賀, 조
평화에 대한 순수한 갈망을 담은 어린이들의 힘찬 날갯짓이 대전시립연정국악원에서 펼쳐진다. '한류 원조', '평화의 천사'로 불리는 리틀엔젤스예술단이 창단 60주년 기념공연 '천사들의 비상'을 내달 2일 오후 5시 국악원 큰마당 무대에 올린다. 오는 10월 열리는 대전 UCLG 'D-100'을 맞이해 준비한 이번 공연은 리틀엔젤스만의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평화를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 UCLG 성공 개최 염원을 담았다. 논매기 일꾼의 흥을 돋우기 위해 추던 것이 발전한 '장고춤'과 꼭두각시놀음을 주제로 한 '꼭두각시', '부채춤', 사라진 풍속을 한편의 드라마처럼 꾸민 '시집가는 날', 여섯 개의 북을 사용하는 육고무 춤인'북춤', 새타령과 산조를 엮은 '가야금 병창' 등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아울러 배정혜 예술감독의 신작인 신라시대 여자 화랑들의 모습을 작품화 시킨 '화검', 한국의 설날 아침 풍습을 춤으로 표현한 '설날 아침', 봉산탈춤의 스토리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놀이마당'에 이어 '합창'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이번 공연에선 과거와 현재·미래를 잇는 다양한 레퍼토리, 새로운 무대영상, 국악 라이브 연주를 더해 풍성한 무대를 선보일
김현승 시인, 국창 임방울, 음악가 윤이상, 화가 이중섭, 조각가 김영중, 소설가 최명희, 가수 김광석, …. 위에 언급한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각기 자신의 분야에서 브랜드가 된 문화예술인들이다. 저마다 예술적 성취를 이룬 그들의 삶은 그 자체로 빛나는 보석이다. 문화자산은 지식 기반 산업의 핵심이다. 문화자산 가운데 가장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자산은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문화예술인을 브랜드화해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지역들이 늘고 있다. 문화적 측면에서 한 사람의 생애는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담고 있다. 생애 자체에 대한 스토리텔링뿐 아니라 영화, 연극, 오페라, 출판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된다. 사람이 문화이며 자산인 시대, 문화예술인이 남기고 간 사유와 예술을 조명한 책이 나왔다. 광주일보 문학 담당기자인 박성천 소설가가 펴낸 ‘상상을 문화로 만든 사람들’(상상인·사진)은 왜 사람이 문화자산이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브랜드인지를 보여준다. 책은 광주일보 문화예술매거진 예향의 ‘사람이 브랜드다’ 시리즈(2015~2016)에 연재했던 글들을 수정 보완해 엮었다. 저자는 다시 취재를 해 보충하거나 수정
13세기 고려의 전시 수도였던 인천 강화도 궁궐터 인근에서 당대 건축물의 흔적이 발견됐다. 29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강화군이 강화읍 관청리 181번지 일대 1천292㎡를 발굴 조사한 결과 옛 건축물 흔적인 유구(遺構)가 나왔다. 이 일대에서는 13세기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장대석 기단(基壇·건물 가장 아랫부분에 쌓아 놓은 돌)과 담장 석렬(石列·돌로 만든 경계) 등 건축물 하단부와 우물터 등이 발견됐다. 청자와 기와 파편 수십 점도 함께 출토됐다. 이 일대에는 최소 3개 동 건축물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건축물 하단부·우물터 등 발견 당시 귀족들 거주 집터로 추정 발굴 조사를 담당한 한울문화재연구원은 이곳이 고려 임시 도읍지였던 강화도의 궁궐터인 고려궁지와 불과 500~600m 떨어져 있는 점을 감안해 당시 귀족들이 거주하던 집터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232년 고려 무신정권은 몽골군의 침입을 피해 수도를 개경에서 강화로 옮기는 천도를 단행했고, 강화도는 38년 동안 고려의 전시 수도 역할을 했다. 13세기 중반 고려궁지 주변에는 10만명 이상 인구가 거주했을 것이란 학설이 있다. 郡, 주차전용건물 신축 계획후 3월부터 부지 절반에 발굴조사
아라가야 순례길에서 만난 느티나무 잠시 쉬어가라 손짓하네 오래된 친구처럼 그늘을 내어주고 초록의 무덤들 사잇길에서 길고 먼 여행길에 부채를 펼친다 쉽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전설 속 주인공은 누구일까 천년 넘게 푸른 들녘을 내려다보며 항아리에 거미줄로 새겨낸 실금의 시간 허무도 영화도 아닌 무덤 속 사람들의 이야기인가 아라가야의 타임캡슐은 뜨겁게 내리쬐는 햇빛에 갇혀 비밀을 말하지 못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가슴에 봉인되어 있다 잔디에 언뜻언뜻 풀꽃으로 피어나는 토기들 나뭇잎 속살까지 바람이 불어오고 그늘에 앉아 조급해하지 않는 마음 가야인의 숨결이 된다 ☞ 함안 말이산 고분군은 1964년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도항리 고분군(사적 제84호)과 말산리 고분군(사적 제85호)으로 관리해 오다가 발굴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동일한 시대와 성격의 무덤들이 조성돼 있는 하나의 고분군으로써 2011년 7월 28일 사적 제515호로 통합·재지정됐다. 사적으로 지정된 지번은 도항리 484 등 562필지이며, 면적은 52만5221㎡로 가야시대 고분유적으로서는 최대급의 규모를 자랑한다. 말이산고분군의 출토유물은 토기 2010점, 철기 2479점, 장신구 3381점, 기타 91점 등 총
거창흥사단(대표 이응훈)은 지난 25·26일 양일간 25명이 참여한 가운데 ‘수승대에서의 1박 2일’을 진행했다. ‘수승대에서의 1박 2일’은 문화재청 생생문화재 사업의 일환인 ‘정자따라 물길따라 문화유산 기행’의 프로그램으로서 명승 수승대 문화재 활용 사업이다. ‘정자따라 물길따라 문화유산기행’은 거창군에서 문화재청 공모 사업으로 선정돼 2014년부터 현재까지 지속발전형 사업으로 이어져 오고 있으며 3년 연속 우수 사업으로 선정돼 생생문화재 최고의 상인 명예의 전당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숙박형 프로그램으로 거창에 있는 정자문화 탐방(심소정, 건계정, 요수정 등), 블루베리 따기 체험, 하늘호수 화장품 만들기 체험, 한옥체험, 거창박물관 견학, 상림리 석조보살입상(보물) 견학, 베리식초 만들기 체험 등으로 진행됐다. ‘정자따라 물길따라 문화유산 기행’은 GPS 애플리케이션을 가지고 수승대를 탐방하는 ‘수승대를 사수하라’와 수승대에서 당일 체험형 프로그램인 ‘수승대에서의 아주 특별한 하루’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으며 거창 군민뿐만 아니라 타 지역민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는 거창군의 대표적인 문화재 활용 관광 상품이다. 참가 신청은 거창흥사단(☏
▲무오법정사 아랫마을 영남리 가는 길 신록이 우거진 산록도로를 달리다 눈에 자주 띈 이정표가 ‘잃어버린 마을 영남동’이다. 영남동 주변에는 ‘무오법정사’뿐만 아니라 ‘시오름주둔소’라는 역사적 유적지도 이웃하고 있다. 한라산 남쪽 아랫마을 영남리는 4·3 때 사라진 마을로 자주 회자되는 ‘화북의 곤을동과 동광리의 무등이왓’과 더불어 우리의 가슴을 먹먹하고 아프게 하는 이름이다. 한때는 지명으론 남아있으나 주민이 한 사람도 살지 않은 마을로 ‘영남리’가 제주도에서 유일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영남리에는 1960년대부터 외지에서 들어와 대를 이어 거주하는 전대희(1952년 생)씨 형제와, 영남리 마을에 들어선 무주선원라는 암자에 여승 한 분이 살고 있다. 답사팀은 전대희 님의 안내로 지금도 물이 고이는 우물 등 영남리의 옛 가름 도처를 누볐다. 영남리 마을 사람들은 초기에는 목축과 더불어 화전(火田)을 일구어 비탈진 곳을 밭으로 만들어 농사를 지었다. 주 작물은 조·고구마·메밀·콩·산디 등이었다. 마을에는 계단식 화전인 다랑이 밭이 그대로 남아있으며, 올레와 대나무가 무성한 집터와 밭담, 여러 곳의 우물과 통시도 그대로 남아있다. 울창한 팽나무 아래에는 ‘잃어버
‘2030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국악 축제가 열린다. 부산국악협회는 ‘2030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6대 광역시·제주특별자치도 국악문화예술교류 축제’를 다음 달 3일 오후 5시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연다고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이번 교류전을 통해 7개 지역의 특색 있는 전통 예술이 한자리에서 만나 국악으로 하나 되는 교감을 완성하고, 성공적인 2030월드엑스포 유치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먼저 광주국악협회는 판소리 ‘춘향가’ 중 춘향이 임을 그리워하며 부른 ‘옥중가’ 소리와 무용, 구음으로 풀어내는 국악 컬래버 작품을 선보인다. 대구국악협회는 진도북춤을 공연한다. 대전국악협회에서는 지신 밟기와 비나리를, 울산국악협회에서는 가야금 이중주곡인 ‘18현과 25현을 위한 아리랑’을 준비했다. 인천국악협회는 경기민요를 선보인다. 방아타령, 청춘가, 신고산타령 등을 공연한다. 제주도국악협회에서는 2030월드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은 제주 기원무를 무대에 올린다. 부산국악협회는 국악 관현악과 함께하는 공연으로 해운대아리랑, 태종대아리랑, 동래학춤 등을 선보인다. 부산국악협회 측은 “지역 간의 화합을 이루는 이번
대구의 허파로 불리는 두류공원의 성당못 서편 일대가 대구대표도시숲으로 탈바꿈했다. 대구시는 두류공원 성당못 서편에 총예산 30억 원을 들여 대구대표도시숲 조성사업을 완료했다고 28일 밝혔다. 대구대표도시숲은 미세먼지 저감과 열섬현상 완화를 위한 도시바람길숲 조성 사업으로 추진했다. 바람을 만들고 바람이 머물러 가는 숲의 기능적 요소를 가미했다. 이번에 조성한 숲은 2만 4천779㎡ 규모로 소나무, 대왕참나무, 남천 등 나무 2만여 그루와 노랑꽃창포, 황금실유카 등 화초(풀꽃)류 10만여 송이를 심었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숲 곳곳에 전망데크, 수변데크, 조형스텐드, 파고라 등으로 꾸민 다층숲과 도심 내 휴식공간도 조성했다. 메타세쿼이아, 버드나무 등 기존 수목들도 최대한 활용하고 대왕참나무길, 메타세쿼이아 길, 단풍나무터널 등 산책길을 조성했다. 기존 생태연못은 관찰 데크와 강수량이 급격하게 늘어날 경우를 대비해 저류 기능과 수질정화 기능을 갖춘 빗물정화정원(레인가든)으로 만들었다. 도시 숲 냉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수관 폭이 큰 수목으로 직사광선을 차단할 그늘 쉼터도 만들었다. 홍성주 대구시 녹색환경국장은 "시민들이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도시숲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