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애인 무성한 눈꺼풀 감았다 뜨는 사이 초록의 연못에서 머리를 감는 나무, 나무들이 휘파람 불면서 머리를 들어 올릴 때 묘비처럼 우뚝 서 있는 당신을 보았습니다 백 년 아니 몇백 년을 같이 살아도 기척을 늦게 알아챈 나는, 혹은 당신은 너무 오래된 애인입니다 동그랗게 몸을 말아 자다 깬 짐승 새끼처럼, 그런 마음으로 밖을 보면 눈동자도, 눈동자에 담긴 구름도 초록빛으로 물들겠지요 그러면 그때 이미 숲이 되어 번진 서늘한 그림자, 당신이 있겠지요 우렁우렁 여름밤 천둥처럼 초록도 한참 깊어가겠습니다 ☞ 사람도, 나무도 오래되면 편안한 느낌을 주는데 고성군 마암면의 장산숲이 그렇다. 사계절이 다 아름다운 숲이다. 각종 활엽수가 주종을 이루고 있어 그늘과 바람이 좋다. 이팝나무, 소태나무, 서어나무, 검팽나무, 느티나무 등등 무성한 나뭇잎이 초록의 물결을 이룬다. 나무는 언제나 옳다. 퇴계 선생의 제자였던 천산재 허천수선생이 연못을 만들고 나무를 심어 노산정이라 짓고 즐기던 곳이라 한다. 그 당시에는 연못에 낚시터도 있었을 만큼 규모가 꽤 컸으나 지금은 많이 작아진 것이라고. 1987년 지방기념물 제86호로 지정되었다. 숲 맞은편에 있는 허씨 고택도 있으니 꼭
리조트 등 거리두기 해제 호재 연중 관광객 50% 집중 성수기 최대 75% 세일 피서객 유치 경쟁 지자체 스포츠·페스티벌 잇따라 다음 달 8일 동해안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강원도 내 호텔과 리조트 업계가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리오프닝(경기 재개) 기대감에 각종 프로모션과 이벤트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영동권 호텔들은 인피니티풀을 전면에 내세워 손님 잡기에 나섰다. 강릉 스카이베이 경포는 ‘스테이&스위밍' 패키지를 내놨다. 객실과 인피니티풀 이용권 2장을 묶은 ‘호캉스' 전용 상품이다. 강릉 세인트존스호텔은 객실과 조식 도시락 2인 세트, 인피니티풀 프리패스권 2장으로 구성된 ‘세인트썸머패키지'를 8월31일까지 판매한다. 다음 달 2일부터 3일까지는 펫팸족을 겨냥한 ‘댕댕풀DAY' 행사도 개최한다. 이 기간에는 반려견과 함께 인피니티풀 이용이 가능하고, 독다이빙, 미니 어질리티 등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된다. 정의정 세인트존스호텔 상무이사는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여름 시즌으로 3년 만의 최대 성수기가 될 것”이라며 “해외 여행이 아직 정상화되지 않은 만큼 국내 여행객을 위한 투숙
1801년 신유박해는 한국천주교 최초의 대대적 박해 사건이었다. 정조임금이 죽고 어린 순조를 대신해 수렴청정에 나선 정순왕후와 새 집권세력 노론벽파가 천주교를 탄압하면서 조선 땅에 피바람이 불었다. 중국인 주문모 신부를 비롯해 교인 100여 명이 처형되었고, 400여 명이 유배되었다. 이 사건은 다산 정약용의 집안까지도 풍비박산으로 만들었다. 다산의 작은형 정약종은 사건 초기 붙잡혀 처형되었고, 큰형 약전은 흑산도로, 다산 자신은 강진으로 유배되었다. 다산의 조카 정난주(본명 명련)는 남편 황사영이 백서사건으로 붙잡혀 처참하게 죽임을 당하면서 대역죄인의 가족이 되어 두 살 난 아들을 안고 시어머니와 함께 유배길에 올랐다. 한양에서부터 압송되어 내려오다 남도 갈림길에서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헤어졌다. 한쪽은 거제도, 한쪽은 제주도가 유배지였기 때문이다. 살아서 다시 보자고 울며 다짐했지만 희망 없는 기약임은 두 여인도 잘 알고 있었다. 제주 가는 바닷길 중간 기착지인 추자도에 하룻밤 머물면서 난주는 두 살 아기를 바닷가 갯바위 위에 몰래 버렸다. 포교에겐 아기가 숨이 끊어져 바다에 버렸다고 거짓말을 했다. 누군가에게 발견되어 살아나든 아니면 갯바위 그 자리에서
경북 고령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세계유산위원회 의장국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면서 세계유산등재를 결정한 회의가 미뤄지면서다. 당초 5월초로 예정됐던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의가 러-우 전쟁으로 6월 중순으로 한 차례 연기됐으나 전쟁 장기화로 이마저도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고령군 등 가야고분군 등재추진단 관계자는 14일 "현재 러시아 측으로부터 세계유산등재와 관련된 아무런 소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러시아 측이 일정을 통보하지 않아 사실상 6월 선정 일정은 전면 취소된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한 차례 연기됐지만, 세계유산위원회의가 예정대로 개최되면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는 6월 19일부터 30일 사이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가 결정될 전망이었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한데다, 지난 4월 우리나라를 비롯한 47개국이 러시아의 각종 유산파괴 행위에 러시아가 주최하는 국제회의 참석을 거부하는 성명을 내놓은 것도 가야고분군 등재의 암초로 여겨지고 있다. 러시아가 이에 대한 보복으로 회의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 이에 따라 고령군 등이 가야고
국내 중장기 여행 서비스 플랫폼 미스터멘션은 이달부터 몽골 4개 지역 (울란바토르, 테를지, 고비사막, 게르) 을 시작으로 해외 숙소 예약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미스터멘션은 2016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매년 2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기업으로 국내에선 대표적으로 제주도를 비롯하여 서울, 강원도, 남해 등 다양한 지역의 숙소를 중개하는 대표적인 여행 플랫폼 기업이다. 코로나로 인해 힘들었던 관광업계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국내 여행이 성행하면서 꾸준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미스터멘션은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는 엔데믹 시대에 발맞추어 몽골까지 진출했다. '쉼'의 가치를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미스터멘션은 출시한 몽골 숙소 서비스는 '밤하늘 은하수 가득한 자연 속 고요한 쉼' 이라는 몽골에 특화된 네이밍을 걸고 6박 7일 (일주일 살기) 과 13박 14일 (보름 살기) 패키지를 구성하고 있다. 또한 고객들의 편의를 고려하여 3성급 이상의 안전이 보장된 고급 호텔만을 취급하고 있다. 미스터멘션 관계자는 "이번 몽골 서비스에 대해서 고객분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숙소의 다양성과 같은 니즈를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면서 "몽골을 시작으로 다양한
대덕문화관광재단이 출범 10개월만에 폐지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기초문화재단 설립을 추진 중인 자치구들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최충규 대덕구청장 당선인(국민의힘)은 지난해 9월 출범한 대덕문화관광재단과 관련, 운영 비효율성을 지적하며 원점에서부터 검토하겠단 뜻을 밝혔다. 재정자립도 최하위권인 대덕구가 재단을 운영하기엔 기능과 역할 측면에서 의문이 많단 이유에서다. 그는 재단을 폐지하고 대전관광공사와 협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덕구의회 차기 원구성이 더불어민주당 4명, 국민의힘 4명으로 동률인 만큼 재단 폐지 조례안 제정 과정에서부터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 기초문화재단 설립에 뛰어든 지역 자치구들이 대덕문화관광재단 존폐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덕구가 자치구 중 최초로 재단을 설립·운영 중인데, 폐지가 확정될 경우 재단 설립에 관한 부정적 선례로 남으며 향후 추진 과정에서 문제제기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동구는 문화관광재단 설립 의견 수렴을 마친 후 출자·출연 조례 제정을 앞두고 있다. 구의회 차기 8개 의석을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절반씩 나눠 가진 만큼 구청장 당선인과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특
뮤지컬 ‘명성황후’는 지난 1995년 12월 명성황후 시해 100주기를 맞아 처음 무대에 올려졌다. 역사적 사실과 국내 크리에이티브 팀들의 상상력이 결합된 작품으로, 국내외에서 25년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창작뮤지컬 ‘명성황후’를 대형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광주문화재단은 오는 21일 오후 7시 30분 빛고을시민문화관 공연장에서 ‘삭온스크린(SAC ON SCREEN)’ 올해 첫 상영작으로 ‘명성황후’를 선보인다. 지난 2021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 작품으로 상영시간은 85분. 작품은 조선왕조 26대 고종 왕후로서의 비극적이었던 삶뿐만 아니라 자애로운 어머니 모습, 열강들에 맞서 나라를 지켜야만 했던 여성 정치가의 고뇌를 담았다.명성황후 역으로 역대 가장 사랑을 받았던 김소현이 출연하고, 혼란의 시기 왕실을 지키기 위해 고심했던 고종 역에는 손준호가 맡아 특별한 무대를 영상으로 선보인다.한편 ‘삭온스크린’은 예술의전당 영상화사업으로 제작된 우수공연 콘텐츠를 영상으로 담아 스크린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두 번째 삭온스크린은 오는 9월 20일 빛고을아트스페이스 소공연장에서 뮤지컬 ‘굿모닝 독도’가 상영될 예정이다.문의 062-670
전남 관광객 1억명 시대를 열기 위한 ‘전남으로의 여행’이 시작된다.전남도는 14일 목포 대반동 유달유원지에서 도민·출향향우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청정·힐링·생명의 땅 전남으로 오세요’라는 주제로 ‘2022~2023 전남 방문의 해’ 선포식을 개최했다.이날 선포식은 전남도립국악단의 공연이 곁들여진 식전행사를 시작으로 기념식, 축하공연 등으로 진행됐다.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날 기념식에서 “코로나 팬데믹이 지나고 거리두기 해제,여행 격리 면제 등으로 국내외 여행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작년보다 더 많은 관광객을 전남으로 이끌 수 있는 기회”라며 “방문의 해를 계기로 국내 관광객 1억명, 해외 관광객 300만명 시대를 열어 명품 전남관광, K-관광의 세계화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19로 인한 여행 자제 분위기에도, 지난 2021년 한 해 동안 4240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전남을 찾아 전년도(3877만명)보다 9.3%(363만명)늘어났다.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 번잡하지 않게 치유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지역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맞춤형 관광지로 입소문이 나는 등 코로나 이후 여행 트렌드와 맞아떨어지는 점도 호재다.전남도는
밀양시와 밀양아리나는 6월을 맞이해 연꽃 필 무렵 축제를 15일부터 16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밀양아리나 일원에서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2편의 연극공연과 1편의 초청공연 및 버스킹 공연으로 구성된다. 밀양아리나 스튜디오2극장에서 ‘상상병 환자’, 스튜디오1극장에서 ‘햄릿’ 명작 연극공연으로 이뤄진다. 또 17일부터 18일까지 밀양아리나 성벽극장에서 ‘시간을 칠하는 사람’ 초청공연도 준비돼 있다. 25일 밀양아리나 성벽극장에서 밀양아리나예술단의 ‘2022 밀양아리나 6th 버스킹’을 끝으로 축제는 마무리된다. 연꽃 필 무렵 축제의 유일한 초청공연인 ‘시간을 칠하는 사람’은 문체부 제작유통 지원 선정작이자 전국 공연예술 창작유통 협력사업 공모 당선작이다. 이 공연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일어난 전남도청을 배경으로 도청 철거를 앞두고 벽에 페인트 칠하는 노인 김영식의 기억에 따라 전개된다. 연꽃 필 무렵 축제에서 진행되는 모든 공연은 무료이며, 연극 공연은 매 공연 일마다 50명 사전 문자 예약이 필수다. 또 초청 공연은 선착순 200명 사전 문자 예약 신청을 받는다. 문체부 지원에 따라 30명 이상 단체관람 시 무료 셔틀버스 지원 신청도 가능하다. 모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위 전국 81위 시복 안건 예비 심사 6·25전쟁 전후 신자 돌보다 순교…추후 교황청서 최종 재가 이광재 티모테오, 김교명 베네딕토 등 6·25전쟁 전후 강원지역을 비롯해 전국에서 순교한 이들의 시복 심사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는 최근 서울에서 조환길·정순택 대주교, 김주영 춘천교구장 주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하느님의 종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 시복 안건 예비 심사를 마무리했다. ‘시복'은 가톨릭교회가 복자로 선포해 공적으로 공경토록 하는 것을 말한다. 복자는 지역 가톨릭교회에서 공경하며, 복자 중 성인으로 선포된 이는 전 세계 가톨릭교회가 공식적으로 공경의 대상으로 삼게 된다. 주교회의는 2008년 춘계 정기총회에서 한국 교회의 ‘근현대 신앙의 증인', 특히 1950년 전후에 순교한 한국천주교회의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에 대한 조사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데 동의하며 시복 추진을 결정했다. 민족상잔의 비극과 상처 속에서 순교자들을 기억하고, 여전히 남북으로 분단된 이 땅의 신앙인들에게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향한 염원을 일깨우고자 내린 결정이었다. 81인 대부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