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연잎에 다소곳한 봉오리 자태 뽐내주네 진흙 속 숨죽이다 수면 위 피어오른 한 송이 마주하니… 고결한 선비가 된듯, 몸과 마음가짐 경건해져 '그대에게 행운을' 꽃말처럼…좋은 기운 한껏 받아가시길 ‘그대에게 행운을.' 강릉시 경포 가시연습지에 서식하는 가시연꽃의 꽃말이다. 가시연꽃은 환경오염으로 자생지가 감소해 꽃을 보는 자체가 행운으로 여겨진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법적 보호를 받는 가시연은 경포 가시연습지에서 대규모 군락으로 만날 수 있다. 이곳에는 7월에 접어들면서 가시연과 홍연, 백연 등 연꽃이 만개했다. 2018년 서식지 개선 사업을 통해 조성된 가시연 발원지는 탐방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명소다. 곳곳에 조성된 포토존이 아니더라도 데크로 만들어진 산책로에서도 연꽃과 자신만의 인생샷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습지 곳곳을 누빌 수 있는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지친 심신을 달래는 최고의 힐링 스폿임을 느낄 수 있다. 운이 좋다면 경포 가시연습지에 서식하는 다양한 동물도 볼 수 있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인 수달을 비롯해 고라니, 너구리, 삵, 족제비 등이 살아
18세기 초반 김창흡 시문 지으며 노년 유유자적 1778년 단원 김홍도 직접 찾아 절경 화폭에 담아 주변 노송 지금도 늠름…경포호는 매립 사라져 66세 노인은 인제에서 출발해 미시령을 넘었다. 바다를 따라 내려오는데 경포호가 발길을 잡는다. 특히 호해정(湖海亭)이 마음에 들었다. 노년을 보낼 만했다. 1718년에 아들 양겸(養謙)에게 편지를 쓴다. “경포호 가운데 있는 조도(鳥島), 경포호의 안개와 연기가 만나는 경치는 더욱 기이하구나! 거기다가 사람들이 머물기를 권하니, 정성스러운 마음을 거절할 수 없구나.” 노인은 호해정에 머물면서 학문과 시문을 강론했다. 틈틈이 경포호에 배를 띄우고 흥에 겨우면 시를 읊었다. ‘호정잡음(湖亭雜吟)'에 지금은 사라진 호해정 앞 경포호가 넘실거린다. 옛날 홍장이 머문 이 호수(紅粧舊臨水)/ 바위엔 아직 풍류 남았네(片石尙風流)/ 늙은이 온갖 상념 사라져(夫灰萬念)/ 흥겨움 없어도 배에 머무네(無興駐扁舟). 세속적 욕망이 사라진 노인의 편안한 얼굴이 보인다. 시비를 잊고 망연히 배에 앉은 모습도 보인다. 기쁨과 슬픔의 경계를 넘은 듯 무심(無心)하다. 그렇게 한동안 김창흡(金昌翕·1653~1722년)은 호해정에서 유유자적했다
아시아 현대미술의 위상과 수준을 확인하는 전시가 제주에서 열린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본부장 김대근)는 오는 23일부터 9월 13일까지 제주세계유산센터에서 ㈔아시아예술경영협회와 함께 ‘제5회 제주, 아시아를 그리다’전을 개최한다. ‘인(人)’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아시아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한국, 중국, 인도 출신 작가 14명이 참여해 회화와 조각, 사진 등 34점을 내건다. 우리나라에서는 강형구 작가, 김동유 작가, 홍경택 작가, 강현욱 작가, 양태근 교수(중앙대). 이길우 교수(중앙대), 이승수 교수(제주대) 등 7명이 참여해 자연과 인간, 그리고 예술이 어루러진 작품을 선보인다. 중국에서는 중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저우춘야를 비롯해 세계 사진계의 거장 왕칭송 등 5명이 참여한다. 인도에서는 아티타 듀브, 지지 스카리아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주제로 한 작품을 출품한다. 김문기 기자 kafka71@jejunews.com
전국 역사학계에서 전북에 마한소국이 존재했다는 이론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마한을 구성하는 종족의 분포양상과 영역 범위, 고조선 준왕이 익산으로 이동했다는 설 등을 두고는 이견이 있다. 역사학계 쟁점 우선 전북에 마한 세력만 존재했을 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권오영 서울대 교수는 한반도 중부 이남에 마한이란 용어만으로 규정할 수 없는 다양한 집단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권 교수는 “마한을 구성한 여러 정치체가 전라도-경기-충청 지역에 존재했던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다만 호남 동부지역을 마한이라는 이름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종족도 많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문헌사료에 누락되거나 이미 다른 세력에 통합돼 실체가 사라진 종족도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승옥 전북대 교수도 “마한 등 여러 고대문화의 정체성이 주거지나 무덤에서 발견된 한두 가지 유물로 규정될 수 없다”며 “주거지와 무덤, 성곽, 수혈, 패총 등 모든 유구의 특질과 출토된 유물에 대한 과학적 해부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조선 준왕이 남쪽(익산)으로 내려왔다는 기록도 역사적 사실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박대재 고려대 교수는 중국 문헌 <삼국지>
관광거점도시 전주시와 역사문화도시 익산시가 손을 맞잡고 미륵사지와 한옥마을 둘러보는 관광 상품을 출시한다. 전주시와 익산시, 익산문화도시지원센터는 15일 익산시청 회의실에서 문화도시 연계·협력사업 추진을 위한 전주관광거점도시·익산역사문화도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으로 전주시와 익산시는 오는 10월까지 mymy travel 시즌2 ‘익산미륵사지 미디어아트쇼’라는 패키지 관광상품을 공동으로 운영한다. 패키지 관광은 1일차는 익산에서 나바위성당~고스락~교도소세트장~구룡마을 대나무숲~달빛소리수목원~춘포역~쥬얼리협동조합 본점~미륵사지 미디어 아트쇼 등으로, 전주에서 진행되는 2일차에는 전주수목원~팔복예술공장~전주한옥마을 해설사투어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 패키지 관광 상품은 역사문화 분야 전문여행기획사인 나비네트웍스가 참여해 각종 실행 프로그램들을 개발키로 했으며, 서울 두레관광과 힐링투어라인 등 유망 여행기획사들도 참여한다. 이밖에도 양 지자체는 서로의 역사·전통문화자원을 활용한 지역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고 공동 협력 사업을 운영하는 등 지속가능한 관광생태계 구축을 위해 상호 협력키로 뜻을 모았다. 김형훈 익산시 문화관광산업과장은 “이번 업무협약이 익산의 대표
인구 10만명당 각 4.7명- 4.6명 달해 지역사회 연쇄 감염 우려 원인 불명 전파 이어져 경로 파악 시급…道 “관광지 방역 강화”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강원도 내 여름 피서지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기온이 서늘해 여름 특수가 몰리는 지역 위주로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면서 지역 주민들의 감염 우려는 물론 지역 경기 침체까지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실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강원도 내 대표 휴양지인 태백, 양양은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일주일간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확진율이 전국 평균(2.3명)의 2배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태백은 3차 유행 시기까지만 해도 전체 확진자가 8명에 불과해 ‘청정지역' 이미지를 유지해 왔으나 최근 지역사회 내에서 연쇄적인 감염이 이어지면서 인구당 확진자 수가 4.7명으로 급증했다. 강원도 전체에서 가장 많은 수치일 뿐 아니라 서울시 동대문구(5명), 마포구(4.8) 등에 이어 전국 시·군·구 중에서도 17번째다. 여름철 해양 레포츠 마니아들이 몰리는 양양도 인구당 확진율이 높은 지역으로 꼽혔다. 전국 평균의 2배인 4.6명으로, 영
가장 오래된 나무 위치한 나안동 야산서 나뭇잎 화석 발견 등 지질학적 가치 높아 지역주민들 매년 단옷날 제사 지내…수령 730년 나무 옆 성황당 짓고 제기 보관 강원도는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영동과 영서로 구분된다. 양 지역을 이어주는 오솔길이 지금은 확·포장돼 있다. 온정령(북강원도), 진부령, 미시령, 한계령, 구룡령, 진고개, 대관령, 닭목재, 삽당령, 백봉령 등이다. 이 길은 어떤 이에게는 혼삿길이기도 하고, 나뭇짐을 실어 나르는 삶의 현장 길이기도 하고, 약초와 생선을 교환하기도 하는 등 소통의 길이었다. 강원의 고갯길은 도민의 삶과 희로애락을 같이해 왔다. 백봉령은 정선과 옥계, 동해를 잇는 교통로다. 영동과 영서를 잇는 고개로 예로부터 사람들의 기쁨과 한숨 등 삶의 무게를 실어 날랐다. 1937년 42번 국도가 열리기 전까지는 주요한 교통로로 조상들의 애환과 숨결이 담겨 있는 고개다. 지명과 관련된 자료 ‘척주지'에는 백복령(白卜嶺), 여지도서에는 백복령(白福嶺), 1972년 지방지도에는 백복령(白伏嶺), 대동여지도에는 백복령(白福嶺)으로 돼 있다. 현재 사용하는 백복령은 소나무 뿌리에 자생하는 복령 중에서 흰 복령을
SBS 방영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유럽풍 건물·정돈된 정원 눈길 ‘그 겨울 바람이 분다'. SBS를 통해 2013년 방영된 16부작 드라마. ‘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이라는 제목의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원작과 달리 여름이 아닌 겨울이 주된 배경이지만, 대부호의 딸이 점점 눈이 멀어져 가면서 벌어지는 애틋한 로맨스는 같은 골격이다. 노희경 작가의 손을 거치면서 한마디 한마디 대사의 품격이 높아졌다. 하루하루 의미 없는 삶을 사는 슬픈 가족사에 갑자기 찾아온 시각장애로 외롭고 고단한 삶을 사는 여자가 만나 차갑고 외로웠던 그들의 삶에서 희망과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주인공은 조인성(오수)과 송혜교(오영) 등이다. 승률 높은 전문 포커 갬블러 수는 매일 밤 포커가 아니면 여자와 술을 끼고 사는 차가운 도시남. 유년 시절 부모로부터 버려지고 첫사랑에 실패하면서 살아가는 것에 큰 의미가 없다. 마음 한구석은 늘 쓸쓸하기만 하다. 돈을 노리고 오빠를 찾는 영에게 접근한다. 그런 그에게 바람이 분다. 대기업 상속녀인 영은 영특하고, 냄새와 소리를 감지하는 능력이 유별나다. 주변에 늘 사람이 많지만 아무도 믿을 이 없다. 그의 앞에 수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곡가 드보르자크의 탄생 180주년을 맞아 슬라브의 정취를 가득 느낄 수 있는 무대가 부산에서 펼쳐진다. 안토닌 드보르자크는 체코슬로바키아 출신으로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면서도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고 음악에 반영한 대표적인 작곡가다. 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BSO)는 20일 부산문화회관에서 51번째 정기연주회 ‘슬라브의 우수’를 개최한다. 오충근 예술감독이 지휘를 하는 이날 공연에선 스위스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제2악장인 부산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원이 협연자로 참여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메인 프로그램은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이다. 일명 보헤미아의 ‘전원 교향곡’으로 불리는 곡으로 보헤미아의 전원을 거니는 듯한 인상을 주는 드보르자크의 대표곡이다. 당대에도 최고 작곡가로 평가받은 드보르자크는 곡 의뢰를 계속해서 받은 인기 작곡가였다. 그는 여름 휴가철에 체코 프라하 서남쪽에 있는 비소카라는 작은 마을에 별장을 짓고 조용히 보냈다. 1889년 여름, 비소카의 별장에서 불과 3개월 만에 교향곡 8번을 완성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목가적인 이 곡에는 여름의 정취가 가득하다. 특히 보헤미아 민요에 기반한 주제가 흐르는 3악장이 백미로
하이델베르크 대학교는 500년이 넘는 세월동안 독일에서 교육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수많은 학생들이 이 학교를 거쳐 갔고, 그 중에는 세계적으로 명성을 남긴 학생들도 많다. 그렇다고 학생들이 여기서 하루 종일 교실이나 방에 틀어박혀 공부만 한 것은 아니다. 교수들은 자부심 넘치는 목소리로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공부만 하고 놀 줄 모른다면 한스는 멍청이가 될 거야.” 그런데 16세기 무렵 하이델베르크 주민들은 말썽꾸러기 대학생들 때문에 골치를 앓았다. 술을 먹고 마을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거나 행패를 부리는 학생도 있었고, 자존심 대결을 벌이다 주먹다짐을 하는 학생도 있었다. 어떤 학생들은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던 축사 문을 열어 돼지 떼를 꺼낸 뒤 낄낄거리며 시내 곳곳으로 끌고 다니기도 했다. 견디다 못한 주민들은 대학교에 대책을 세워달라고 요구했다. “학생들이 계속 주민들을 괴롭히면 폭동이 일어나 상호간에 큰 피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 학생들의 장난이 도를 넘었다는 사실은 대학교 측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유럽에서 대학교는 자치권을 갖고 있었다. 학생들이 잘못을 저질러도 세속적 사법권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그렇다고 학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