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코로나도 넘겼는데…, 지금은 정말 힘이 듭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 전세버스 40여 대를 운영하는 이상규(70) 서진항공여행사 대표가 목이 멘 목소리로 말끝을 흐렸다. 차고지에는 관광객을 싣고 도로를 달려야 할 전세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다. 이 대표는 “봄철이면 관광 나가야 할 버스들이 차고지 안에 그대로 서 있으니 말이 안 나온다”며 한숨을 쉬었다.
전세버스 업계가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경유가 주 연료인 전세버스는 기름값이 오를수록 부담이 커지는 반면 관광 수요는 오히려 줄고 통근·통학 노선은 계약에 묶여 요금을 올릴 수도 없는 이중고에 처해 있다. 이 대표는 도내 대학·기업과 각각 3년·6년 장기계약을 맺고 43대를 운행 중이지만, 계약 기간엔 유가가 아무리 오르더라도 요금을 1원도 올릴 수 없다. 그는 “기름값은 오르는데 계약금은 그대로니 일할수록 손해”라며 “기사들 월급은 밀릴 수가 없으니 버틸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결국 이 대표는 차를 팔기로 했다. 이미 20일 한 대를 처분했고, 오는 8월 2대, 내년 초 6대를 추가 처분할 계획이다. 그는 “46년째 이 일을 하면서 수많은 위기를 넘겼지만 이번엔 정말 힘이 든다”면서도 “나보다 더 어려운 소규모 업체들은 얼마나 힘들겠느냐”며 고개를 저었다.
그나마 유가보조금이라도 있으면 숨통이 트이겠지만, 전세버스 업계는 그마저도 ‘그림의 떡’이다.
전국전세버스생명권사수연합회(이하 전생연)에 따르면 경남 전세버스는 현재 2855대로, 이 중 75%가량이 통근·통학 전용으로 운영된다.
안성관 전생연 위원장은 “택시는 승객 한 명을 태우고, 이삿짐용 1t 트럭은 책상 하나 실어 나르면서도 유가보조금을 받는다. 매일 아침 40명씩 태우고 수백 대가 움직이는 전세버스에 사회적 공공성이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전세버스 업계 지원을 위한 459억 원이 포함된 추가경정예산안이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국회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안 위원장은 “추경이 통과됐어도 실제 집행까지는 시일이 걸린다”고 했다. 그는 “국토부는 공공성을 이유로 26년째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차일피일 미뤄 왔다. 이번 추경도 결국 그림의 떡이 될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전세버스는 26년째 유가보조금에서 제외돼 있다. 정부 추경이 실제 집행까지는 갈 길이 멀다. 국토교통부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구조인데, 아직 시행령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정부는 전세버스에도 수소·전기차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수소버스 한 대 가격은 7억5000만 원. 안 위원장은 “유가보조금도 못 받아 차를 팔아가며 버티는 업계에 이중의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