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슈퍼, 빵집과 함께 동네마다 자리하던 책방 찾기가 쉽지 않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2년마다 발표하는 한국서점편람에 따르면 2003년 3589곳, 2015년 2116곳이었던 서점이 2019년 1917개가 됐다. 도내 의령군엔 책방이 한 곳도 없다.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인터넷서점이 많아진 데다 유튜브, SNS와 익숙해진 세대들이 활자로 된 책과 점점 멀어진 탓이다. 비디오대여점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에서 벗어나 최근 동네책방들이 부지런히 자구책을 찾고 있다. 책만 파는 곳에서 문화를 공유하는 공간으로의 변신도 그중 하나다. 인기 작가를 만날 수 있고, 그림책, 독립출판물 등 일반서점에서 찾기 어려운 다양한 책을 취급해 창원 책 마니아들에게 ‘핫플’로 소문난 주책방을 찾았다. 책 좋아하는 아줌마 카페 못지않은 아기자기 개성 만점 인테리어로 독립출판물 서가까지 갖춘 동네 작은 책방 열어 SNS서 인기 끌며 독서모임·작가와의 만남 독서동아리 방문 등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글쓰기·그림책 수업 계획도 책 매개로 문화활동 전개 막 시작한 ‘주책방출판사’서 지역 관련 그림책 출간 예정 환경 관련 책 읽다 ‘제로 웨이스트샵’ 오픈도 “코로나 끝나면 사람들
제17회 강원아트페어 특별전이 13일 원주시립중앙도서관 전시실에서 개막했다. 도미술협회가 주최하고 원주미술협회가 주관하는 이번 특별전은 ‘도서관 속 미술산책:작가의 심상, 그 내밀한 숲을 거닐다'를 주제로 문을 열었다. ‘미술시장'에 초점을 맞춘 ‘페어전'과 달리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장(場)으로서 예술축제의 의미를 더해 눈길을 끈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 팬데믹 속 ‘美의 향유를 통한 내적치유'를 담고 있다. 지속되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위축돼 있던 예술의 장을 다시 회복하고, 작품 속에 투영돼 있는 작가들의 내밀한 세계를 감상해 보자는 의미가 담겼다. 산책길에서 만나게 될 장르는 총 다섯 가지다. 입체 작가들이 참여한 Art object, 현대미술의 비의성을 추구하는 Draws a Dream, 도예·섬유 공예 작가들의 Material and Imagination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외에도 회화의 순수성을 추구하는 Oil on Canvas, 화선지와 먹이라는 재료를 매개로 모인 먹빛과 채색의 향기 등 다채로운 감상을 즐길 수 있는 복합형 전시가 관람객들을 기다린다.
정선군 정선읍 봉양리 시가지 중심부에 뿌리를 내린 강원도 기념물 ‘정선 봉양리 뽕나무' 한 쌍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2일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 관계자와 문화재 전문위원이 정선읍 봉양리 일원에서 천연기념물 직권 지정 현장 조사를 벌였다. 정선 봉양리 뽕나무는 고려 말 제주 고씨 일가가 중앙에서 관직을 버리고 정선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심은 것으로 알려져 최소 수령 600년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 국내에서는 천연기념물 창덕궁 뽕나무와 상주 두곡리 뽕나무에 이어 세 번째 천연기념물 뽕나무가 된다. 규모에 있어서는 창덕궁 뽕나무(수령 400년)나 상주 두곡리 뽕나무(수령 300년)보다 수령이 많고 높이 역시 2배가량 높은 25m다. 밑동 둘레는 3.3m에 이르러 국내 최대 천연기념물 뽕나무가 될 수 있다. 문화재청은 봉양리 뽕나무가 서식하고 있는 생육환경이 좋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보완 계획과 인문학적 자료를 보충해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제출된 자료를 바탕으로 차기 문화재위원회에 천연기념물로 직권 상정할 예정이다. 안석균 정선군 문화관광과장은 “정선읍을 상징
전북도와 진안군이 발주하고 군산대학교 가야문화연구소(소장 곽장근)가 시행한 진안군 동향면 ‘대량리 제동유적(製銅遺蹟)’ 4차 발굴조사에서 제동로(製銅爐) 두 개(2기)와 대규모 폐기장이 추가 발견됐다. 이번 4차 발굴조사는 지난해 12월 시굴조사에서 확인된 제동로와 폐기장의 잔존현황은 물론 그 성격을 밝히기 위해 진행됐다. ‘대량리 제동유적’은 진안 동향면 대량리 창촌마을 내에 위치해 있으며, <신증동국여지승람>과 <여지도서>에 기록된 동향소(銅鄕所)의 실체를 보여주는 유적으로 해석된다. 지난 3월초부터 6월 말까지 4개월 동안 진행된 이번 4차 발굴조사에서는 선대(先代)와 후대(後代)가 중첩된 두 개의 제동로와 대형 폐기장(廢棄場) 등이 발견됐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제동로는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동광석에서 구리(銅)를 1차로 추출하기 위한 제련로로는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것이기 때문이다. 한 자리에서 중첩 발견된 두 개의 제동로는 평면형태가 모두 타원형으로 추정되며 시대를 달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선대 제동로로 추정되는 1기는 흙으로 제작됐던 상부는 유실된 상태로 숯·소토·석재로 조성된 하부
14일부터 내달 14일까지 한 달간 부산·서울·남원·진도 국립국악원 한자리서 펼치는 개막공연 눈길 한국전통춤판·창작춤판 등 풍성 춤의 고장 부산서, 한 달간 한국 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담아내는 춤판이 펼쳐진다. 국립부산국악원은 부산·영남 춤 활성화와 예술인 화합의 장 마련을 위한 춤꾼들의 열린 무대이자 무용인들의 열정과 땀의 춤판 ‘2021 영남춤축제-춤, 보고 싶다’를 14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한 달간 펼친다. 영남춤축제는 영남권의 내로라하는 춤꾼들이 ‘춤의 고장 부산’에 집결해 한바탕 향연을 벌이는 축제 한마당으로 2017년 첫 개최 이후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그동안 영남춤축제는 “춤하면 경상도”라는 오랜 예술적 자존감으로 영남 지역 무용인들의 열정과 화합의 장이 돼 왔다. 특히 올해는 국립국악원 개원 70주년을 맞아 서울, 남원, 진도, 부산 4개 국립국악원이 펼치는 ‘개막 공연’이 매우 의미 있다. 국립국악원은 1951년 4월, 피난지 부산서 처음 문을 열었다. 국립부산국악원 측은 “국립국악원 개원 70주년을 맞아 국립국악원 개원지 ‘부산’에서 그 의미를 되새기고, 축하하며 올곧게 전통을 전승하고 있는 4개 국립국악원 작품을 선보
아들을 낳으면 끓여주려고 사다 놓은 북어를 아베는 다듬잇돌 위에다 놓고 팍팍 두드려 발기발기 째면서 욕을 했다. 아들도 하나 못 낳느니라고! 그놈의 아들이 뭣인지, 점잖던 아베 입에서 오만가지 흉한 말이 튀어나왔다. 북어 대가리까지 오도독 소리가 나도록 씹으면서 막걸리 한 주전자를 댓바람에 비운 아베는 대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밤이 지나고 날이 새도 아베는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어매는 퉁퉁 부은 몸으로 삽짝을 열고 고샅길로 나가 목이 빠지도록 아베를 기다렸제. 하루 이틀, 이제나저제나 기다려도 소식이 없었다. 꿈엔들 생각했으랴. 그대로 잠적할 것을. 며칠 있으니 고향 남산골이 휘딱 까뒤집어졌다. 동네가 난리 났니라. 우물가에서 떠드는 소리가 산모의 안방까지 들렸으니 얼마나 우세스러웠겠노. 어매는 죽고 싶었다더라. 까딱했으면 나도 어매도 이 세상 사람 아닐 수 있었다. 기가 막히제. 아베가 이웃 마을에 사는 아들 셋 낳은 여편네 손목을 잡고 멀리 달아났단다. 남의 집 행랑채에 곁방살이하던 그 집 여편네와 아베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징글징글하게 없이 살다가 돈을 보고 팔자 고쳐먹었는지 누가 알겠냐. 아베에게는 남한테 꿀리지 않을 만
지난달 29일부터 대구미술관이 공개한 이건희 컬렉션 21점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대구미술관은 12일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인 '웰컴 홈' 향연전이 개막 2주 만에 관람객 수가 1만777명(사전예약 1만2천554명)이 입장했다고 밝혔다. 미술관에 따르면 전시 첫날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이 줄을 섰을 뿐 아니라, 주말 하루 1천500명 입장권도 2주 연속 매진되는 등 이건희 컬렉션을 보고자 하는 지역민들의 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팬데믹 확산 방지와 안전을 위해 사전 예약 후 무료 관람하는 이번 전시의 공식 관람 인원은 회차별 250명으로 하루 6회에 걸쳐 1천500명까지 제한하고 있다. 특히 '웰컴 홈' 향연전과 함께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의 작가와 작업세계를 소개하는 영상 3편을 시리즈로 제작해 공식 채널과 누리집 내 디지털 미술관에 게재한 결과 지금까지 8천여 회 이상 조회되기도 했다. 전시 준비기부터 순차적으로 게재되고 있는 영상 3편은 최은주 대구미술관장이 직접 출연해 1편 이인성과 이쾌태, 2편 서동진, 서진달, 변종하, 3편 김종영, 유영국, 문학진을 주제로 작가 소개와 작업세계를 재미있게 전달하여 이건희 특별전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였
경북 포항의 명물 철길숲 '태교의 길'에 이제부터 태교음악이 울려 퍼진다. 포항시는 지난 2015년 조성된 북구 우창동 행정복지센터 앞 철길숲 엄마랑 아기랑 조형물부터 북쪽 방향 500m '태교의 길' 구간에 스피커 14대를 설치해 이 구간에선 태교에 좋은 모차르트 슈베르트 태교음악을 낮시간 동안 틀어준다. 철길숲은 포항시가 포항 도심을 가로지르는 동해선 철로를 걷어내고 나무와 꽃 등을 심어 조성한 도심 산책 코스로 많은 시민들의 찾는 것은 물론 아름다운 풍경 덕에 드라마 촬영지가 되기도 해 포항의 새로운 명물로 떠오른 곳이다. 포항시는 태교음악과는 별도로 태교의 길 12개 포인트에 그림책 독서 태교, 일기 태교, 걷기 태교 등 다양한 태교 방법을 안내하는 표지판을 설치해 임신부의 심신 안정을 돕고 철길숲은 이용하는 일반 시민들의 심리적·정서적 안정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여성가족과 김도연 팀장은 "태교의숲을 오가는 시민들과 임신부들이 이 길을 걸으며 건강한 아기를 순산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겠는가. 다양한 출산장려 시책을 개발하는 것과 함께 포항시의 인구 지키기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고 했다. 김대호 기자 dhkim@imaeil.com
알프스 지방의 시원함과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오는 18일 오후 5시 대전시립연정국악원 큰마당 무대에 오른다. 대전시립교향악단은 기획공연 '마스터즈시리즈 7'을 대전시립연정국악원에서 이병욱의 객원지휘로 연주한다. 이번 무대는 이병욱 인천시향 음악감독의 객원지휘로 '브람스 교향곡 2번'을 메인 프로그램으로 지휘하며, 전반부에 아르투니안 트럼펫 협주곡도 함께 선보인다. 이번 공연의 대미를 장식할 '브람스 교향곡 2번'은 브람스의 '전원 교향곡'이라고도 불리는 작품으로, 색채나 선율에 있어 밝고 즐거운 분위기가 곡 전반에 흐르는 것이 특징이다. 그가 남긴 다른 교향곡과는 달리 인간의 온화한 마음과 자연의 맑은 숨결, 눈부신 경쾌함을 느낄 수 있다. 아르투니안 트럼펫 협주곡은 트럼펫의 강한 힘과 화려한 기교가 발휘되는 자유분방하고 열정적인 곡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날 협연은 오랜 기간 대전시향 트럼펫 수석을 지냈던 트럼페터 임승구 충남대 관현악과 교수가 맡아 오랜만에 단원들과 같이 호흡할 예정이다. 늘 생기가 넘치는 강렬한 연주를 선사해온 그의 호소력 짙은 트럼펫의 여운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대전시향은 이번 무대를 통해 무더위에 지친 관객들의 마음
최근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이 새로운 공연을 준비중이라는 소식에 연습실을 찾았다. 연습실 앞에 도착하자 들리는 것은 국악기 연주 소리가 아닌 대사였다. 궁금한 마음에 문을 열자 관현악단 앞에 선 두명의 배우들이 연기를 펼치고 있었다. 연기자들은 어렸을 적 누구나 한 번쯤 읽었을 법한 ‘별주부전’의 주인공인 토끼와 자라로 변신했다. 그리고 얼마 후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이어졌다. 가야금, 피리, 해금 등 다양한 종류의 국악기들은 한데 어우러져 웅장하고 신명나는 음악을 선사했고, 연습이지만 한 편의 공연을 본 듯 한 기분이었다. 우리음악의 멋과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민족의 숨결, 겨레의 노래’, ‘5·18 기념음악회’, ‘청소년 협연의 밤’ 등 다양한 무대를 선보여 왔던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상임지휘자 한상일)이 창단 후 27년만에 처음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색다른 형식의 기획 공연을 준비했다. 제127회 정기연주회 ‘구연동화극 신나는 국악여행’(23~25일 오후 3시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은 극과 국악관현악이 어우러진 새로운 형식의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듣기만 하는 관현악에서 벗어나 관객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