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이주는 한순간에 모든 것을 앗아가 버렸다. 남은 건 절망뿐, 주동일은 중앙아시아 초원에서 맨발로 피 흘리며 수없이 넘어졌다 일어서야 했다. 소련 정부의 거짓과 위선은 그동안 쌓아온 주동일의 신념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남편의 죽음과 강제이주를 체험한 주동일에게 스탈린 체제는 거짓으로 위장한 가혹한 압체제제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독립운동가이자 고려인 한글 교육에 헌신했던 리상희·주동일 부부 이야기는 감동을 준다. 고려인문화관에 ‘선구자의 가슴에 흐르는 불멸의 사랑 노래’라는 주제로 마련된 전시실. 두 부부가 조국의 독립과 고려인들을 위해 모국어 교육에 헌신했던 모습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국가의 존재 의미와 국가에 대한 사랑의 의미를 되묻는다. 최근 개관한 광주 ‘월곡 고려인문화관 ‘결’’(광산구 산정공원로50번길 29). 이곳은 고려인의 강제이주와 항일운동 역사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고려인들이 구소련 지역에서 남긴 다양한 자료와 컬렉션은 황무지에서 피워낸 민족혼을 상징한다. 문화관은 주택 밀집 지역에 위치한 터라 다소 번잡한 느낌도 없지 않다. 그러나 초록색 건물이 주는 산뜻함은 주변의 풍경을 편안하면서도 밝게 물들인다. 모진 고난과 고통 속에서
"길 양쪽으로 재개발 사업 추진중" "역사성 가진 건물 세밀한 조사를" "공동체의 공간 부가가치 고민을" 市, 내년까지'진흥구역 지정 용역' 인천 중구 개항장과 동구 배다리 일대를 잇는 길인 '싸리재'는 개항장·배다리 못지않게 근현대 건축자산이 즐비하다. 이들 건축자산을 보전하는 방안에 대해 그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민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는 작업을 6일 펼쳤다. 이날 중구 경동에 있는 극장 플레이캠퍼스에서 배다리·싸리재에서 근현대 건축물의 공간을 활용하고 있는 시민 10여 명이 모여 '싸리재길, 배다리 일대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공간을 잇는 길의 의미'를 주제로 토론하는 '라운드 테이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건축자산 보전방안과 진흥구역 지정 및 관리계획 수립용역'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날 프로그램은 동구 배다리에 있는 '생활문화공간 달이네'가 진행했다. 시민들은 라운드 테이블 프로그램에 앞서 싸리재 일대를 답사했다. 건축자산 진흥구역·관리계획 수립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황순우 건축가는 싸리재를 길을 따라 선으로 연결하는 건축자산 진흥구역으로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싸리재 일대는 길 양쪽으로 재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보전 가치가 있는 건
첫사랑- 이서린 오래된 사진 속 온 천지 꽃 사태 봄눈처럼 흩날린 날 만지면 번질 것 같은 벚꽃을 배경으로 단발의 소녀는 철없이 웃고 있었다 와르르 떨어지는 꽃잎인 줄 알았지 하, 그놈의 입술인 줄 미처 몰랐다 그 봄, 분홍의 꽃들이 여좌천을 따라 흘러가고 사랑의 언약들도 꽃처럼 피고 졌다 사진 속 얼굴이야 잊으면 그만인데 꽃 지듯 지난 날 지고나면 그만인데 꽃이 지면 어쩌나 애태우던 봄 꽃물 번져 두근거리며 지새웠던 밤 달의 주기도 다 채우지 못해 짧아서 가련한 나의 첫사랑이었다 ☞진해 로망스 다리 앨범을 정리하다가 마주하는 추억은 아름답고 슬프다. 이미 지나갔기에, 다시는 올 수 없기에. 오래전 봄의 한 때는 청춘을 상징한다. 봄은, 봄꽃은 그렇게 짧아서 애틋하다. 이만한 봄꽃이 있을까. 해마다 벚꽃이 피는 봄이 오면 드는 생각이다. 그 화사함이란 보는 이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도 남는다. 특히 진해의 여좌동에 있는 약 4㎞에 이르는 여좌천변의 벚꽃은, 압도적인 화려함과 아름다움으로 유명하다. 함께 걸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로망스 다리. 여좌천 벚꽃 길은 지나나가는 모든 사람이 행복해 보이고 아름다워 보인다. 하천 따라 이어진 벚꽃터널은 탄성이 저절로 터
춘천문화재단·협동조합 ALL 24일까지 이론·실무 등 교육 도립극단·마임축제 제작PD 등 현장 전문가들 강연자로 나서 지난달 첫 교육 직업소개 이어 실제경험서 나온 조언 등 전해 30여명 수강생 심화과정 참여 극단 이륙 협업 실제공연 제작 "지역 내 유서깊은 축제 많아 걸맞는 인력 양성할 것" 화려한 공연장 무대 뒤에는 눈에 띄지 않게 검은 옷을 입고 구슬땀을 흘리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5일 밤 늦은 시간까지 불 켜진 춘천문화예술회관 공연장 무대에는 공연이 아니라 바로 이들이 올랐다. 강원도 내 곳곳에서 굵직한 공연과 축제를 만들어 온 공연예술 전문스태프들이다. 늘 장막 뒤에서 분주하던 이들이 무대에 오른 것은 공연예술 전문스태프 아카데미 ‘막' 때문. 지난달 28일 ‘직업소개' 교육으로 시작,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공연예술 전문스태프의 첫걸음' 교육에 강사로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날 교육은 김승현 도립극단 제작PD와 강상민 공연예술 전문스태프 협동조합 ALL(이하 ALL) 대표의 강의로 진행됐다. 극장과 무대, 조명 용어에 대한 이야기
아름다운 경관인 안덕계곡·솔목천·박수기정을 품고 있는 월라봉은 오래된 마을인 감산리·대평리·화순리 또한 품고 있다. 제주도 360여 오름 중 다양한 역사문화를 품은 오름으로는 월라봉이 으뜸이라 여겨질 정도이다. 이러한 연유로 ㈔질토래비에서는 안덕면 주민위치위원회와 감산리·대평리·화순리와 더불어 지난 7월 5일, 5자(기관) 협약을 맺고 제주의 역사문화를 공유하려 지역주민들과도 함께 나서려 한다. 월라봉에 산재한 역사문화의 현장들을 찾아가려면 상당한 인내와 시간이 필요하다. 꽤 넓은 월라봉 역사문화의 현장을 이어주는 걷는길은 아직 조성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문화재로 지정될 만한 호산봉수터는 사유지에 있어 출입이 금지되어 있으며, 원나라의 지배를 받던 13세기를 전후하여 제주선인들에 의해 조성된 질과 계단식 논밭을 두른 담장은 수풀에 가려 여간해선 볼 수가 없으며, 특히 김광종 곤밥하르방이 1840년 전후하여 바위를 뚫어 조성한 물길은 황폐화된 채로 방치되고 있다. 수많은 볼레낭들이 있어 볼레오름이라고도 불리는 월라봉을 최근 십여 차례 찾았다. 필자가 솔목천 심산유곡을 헤매던 어느 날엔 어딘 가에 휴대폰을 빠뜨렸다. 며칠간 폰을 찾으며 월라봉을 누볐더니
‘제주들불축제’를 포함한 전국의 다양한 축제를 알리는 ‘2021 대한민국 대표축제박람회’가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제1전시장 3홀)에서 열린다. ‘축제로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한 이번 박람회는 제주일보를 비롯한 전국 각 시도를 대표하는 9개 지역 일간지로 구성된 한국지방신문협회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지역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고 축제산업에 대한 대내외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처음 마련한 행사다. 이번 행사는 전국에서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시, 제주도관광협회(회장 부동석) 등 106개(광역 13곳, 기초 93곳) 지자체와 유관 단체가 참여한다. 비슷한 유형의 국내 축제박람회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제주시는 이번 박람회에서 제주들불축제, 제주왕벚꽃축제 등 각종 축제를 알리고 우도, 용두암, 해안도로 등 관광 명소를 소개한다. 제주도관광협회도 홍보부스 내 LED 모듈을 활용해 제주 이미지를 홍보하고 해녀, 돌하르방 이미지를 배경으로 포토존을 운영한다. 제주시와 제주도관광협회는 제주관광지도와 각종 행사 리플릿을 배부하며 관광 정보를 제공한다. 여행 일정을 상담하는 데스크도 운영한다. 제주와 관련된 ‘제비뽑기’
제주 최대 규모 관광개발 사업인 제주오라관광단지 사업이 전면 수정 돼 재추진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일 본지가 제주특별자치도와 사업자인 JCC㈜에 확인한 결과 JCC는 제주도 개발사업심의위원회(이하 위원회)가 요구한 내용을 반영한 사업 계획서를 제출하기 위해 내부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오라관광단지 개발 사업은 제주시 오라2동 일대에 2024년까지 3570실 규모의 숙박 시설과 쇼핑몰, 컨벤션 시설, 골프장, 워터파크 등 휴양문화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자는 2015년부터 환경영향평가 준비서를 시작으로 경관·도시계획·교통·도시건축·환경영향 분야의 인허가 절차를 밟아오고 있다. 하지만 심의 과정에서 자본검증을 비롯해 사업 전면 재수정이 주문되는 등 5년 넘게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31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개발사업심의위원회에서 위원들은 오라관광단지 사업계획서가 미흡하다며 계획서의 전면 재수정을 요구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위원회는 당시 사업자에 현실성 있는 계획과 함께 국내외 여건변화를 반영하고, 사업의 수익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이후 원희룡 지사는 지난해 11월 23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
중국 역사서인 「삼국지」 한전에는 마한 54개국 각각의 국명을 기록하고 있고, 큰 나라는 만여가, 작은 나라는 수천가로서 총 10만여호로 구성되어 있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마한 사회를 국(國)연맹체 사회로 파악하여 그 맹주국으로서 익산지역을 중심으로 성장한 건마국과, 그 이후의 목지국에 이어서 서울과 한강하류를 지역기반으로 하는 백제국 중심의 마한연맹체로 설명하기도 한다. 특히 마한의 중심세력으로서 삼한 소국들을 정치적으로 이끌어 왔던 “목지국”에 대한 연맹체 맹주국 관련 내용은 「삼국지」 한전에 “진왕(辰王)은 월지국(月支國은 목지국과 같음)을 다스린다”라 쓰여 있다. 그리고 변진(弁辰)전에는 24개국 명칭을 소개하고 “그 중에서 12국은 진왕에 신속되어 있다. 진왕은 항상 마한 사람이 왕을 삼아 대대로 세습했으며, 진왕이 자립하여 왕이 되지 못하였다”라 되어 있다. 한편 「후한서」 한전에서는 삼한은 “모두 옛날에는 진국이었다” 그리고 “마한이 가장 강대하며 그 종족들이 함께 왕을 세워 진왕으로 삼아 목지국에 도읍하여 전체 삼한지역의 왕으로 군림하는데, 모든 국왕의 선대는 모두 마한 종족 사람이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두 사서의
부산 남구 거주 이상민 씨 의창군 태지석·안태용 분청사기 일제강점기 종적 감춘 유물들 부산박물관에 24점 기증 15세기 조선 장태문화 확인 세종대왕 아들(왕자)의 태실(胎室) 유물이 부산 시민 품에 안겼다. 태실은 왕실에서 왕자나 공주 등 왕손이 태어나면 땅의 기운이 좋은 곳을 정해 태(胎)를 묻었던 곳을 말한다. 부산박물관은 부산 남구에 거주하는 이상민 씨로부터 태를 항아리에 넣어 매장하는 15세기 조선 전기 장태문화(藏胎文化)를 알 수 있는 조선 세종대 태실 유물 2점 등 모두 24점의 유물을 기증받았다고 6일 밝혔다. 이 씨는 2019년에도 부산박물관에 4점의 유물을 기증한 바 있다. 부산박물관이 이번에 기증받은 유물 중 세종의 왕자 태실 유물 2점은 ‘세종의 왕자 의창군(義昌君) 태지석(胎誌石)’과 ‘세종의 왕자 안태용(安胎用· 태를 안치하는 데 사용한다는 의미) 분청사기(粉靑沙器)’이다. 이 유물 2점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그동안 행방이 묘연했다. 의창군은 세종의 열 번째 아들(서자로는 세 번째)로 세종과 신빈 김 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1435년에 의창군으로 봉해졌으며, 1460년에 사망했다. 조선 왕실은 태실이 국운과 관련이 있다고 여기고 전국
투자자가 없어 애물단지로 방치된 경남 거제시 ‘해금강 집단휴양시설지구’가 마침내 복합관광단지로 개발된다. 거제시가 부지 조성을 완료하고 매각에 나선 지 꼬박 16년 만이다. 낙후된 거제 서부권 관광을 이끌 마중물이 될지 주목된다. 거제시는 해금강 휴양시설 조성용지 개발에 필요한 ‘거제 해금강 2지구 개발진흥지구’ 도시관리계획결정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6일 밝혔다. 투자자 유치 무산에 장기 방치 16년 만에 민간 사업자 나서 해금강(주) 4214억 원 투입해 숙박·휴양·놀이 복합단지 추진 민간사업자인 해금강(주)은 이곳에 4215억 원을 투입해 국립공원 자연경관과 어울리는 387실 규모 숙박시설과 휴양·놀이·운동 기능을 두루 갖춘 복합단지를 조성한다. 계획대로라면 하반기 중 건축 허가 등 인허가 절차가 끝나 연내 착공도 가능하다. 해금강(주)은 부산에 본사를 둔 지원건설이 이번 사업을 위해 설립한 법인이다. 지난해 거제시로부터 140억 원에 해금강 지구를 사들였다. 해금강 지구는 갈곶리 주변 22필지 3만 4795㎡에 조성된 관광용지다. 대한민국 ‘명승 2호’인 ‘거제 해금강(갈도)’을 내려다보는 명당이다. 2000년 7월 남해안관광벨트 사업지로 선정돼 거제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