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수욕장에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해파리가 본격적으로 출현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2019년부터 해파리 주의보 발령 시기가 앞당겨지고 피서객 쏘임 사고도 증가한 추세라 올해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부산 5개 구·군은 올해 7~8월 해수욕장 전면 개장 기간에 해파리 고밀도 출현이 예상된다고 6일 밝혔다. 특히 일부 구·군은 국립수산과학원의 노무라입깃해파리 주의보가 이르면 이달 중순 부산에 발령될 수 있다고 본다. 1m 크기의 독성을 지닌 이 해파리에 쏘이면 발진이나 심하면 쇼크가 일어날 수 있다. 이르면 이달 중순 발령될 수도 쏘임 사고 2년 새 8배나 늘어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노무라입깃해파리 출현율은 14.3%로 지난해와 비슷하다. 제주와 전남 해역은 지난달 23일 이미 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라 부산도 곧 출현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어업인 발견 비율을 뜻하는 출현율은 부산이 1일 기준 21.7%이다. 주의보는 민·관 발견율 20%를 초과하고 100㎡당 1마리가 넘을 때 내려진다. 부산은 2019년은 8월 5일, 지난해는 7월 29일로 매년 주의보 발령 시기가 앞당겨진 추세다. 전문가들은 수온 상승 등의 환경적인 여러
곱다. 꽃 속에 파묻힌 어머님이 웃고 계신다. 향년 100세. 상객들이 모두 호상이라면서 웃고 떠들썩하니 잔칫집을 방불케 한다. 너도나도 망자와 얽힌 추억을 회상하면서 술잔을 기울인다. 사진 속을 걸어 나온 어머님이 기웃거리며 자손들 이야기에 참견하고 다니시는 듯하다. 무연히 타고 있는 향불 연기 속에서 이태 전의 일이 떠오른다.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님께 생신을 축하드린다면서 꽃바구니를 안겨드렸다. "오늘이 이월 열사흘이냐?" 그 말씀에 깜짝 놀랐다. 머리끝이 치솟는 느낌이었다. 간간이 정신 줄을 놓으시더니 자식도 못 알아보고, 아득한 과거 속으로 묻혀 지낸 지 오래되었다. 자식들 얼굴도 못 알아보는 처지에 생일의 기억은 어디서 오는 걸까. 이월 열사흘은 어머님께 어떤 의미였을까? 단순한 본능일까, 해마다 추억된 학습의 기억일까. 이월 열사흘, 세상에 온 그날부터 버림받은 상처가 한 평생 자신을 지탱할 힘의 원천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머님은 문맹이다. 그렇지만 일흔 살에 미국의 딸네 집에도 다녀오셨다. 미국까지 가는데 내 이름 석 자는 알고 가야지 하시면서 글자를 익혔다. 입국심사를 받을 때 서명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머님은 마음이 바빠졌다. 까막눈
제15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이 지난 5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국내 정상의 뮤지컬 배우와 차세대 스타가 함께 꾸민 뮤지컬 갈라콘서트로 18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올해 딤프는 다채로운 온∙오프라인 프로그램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위드 코로나' 시대에 방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뮤지컬의 청사진을 확인한 '폐막콘서트' 올해 DIMF의 피날레는 우리나라 뮤지컬의 청사진을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무대로 꾸며졌다. 17인조 TMM오케스트라와 함께한 'DIMF 폐막콘서트'는 시상 부문을 대폭 축소하고 김보경, 정선아, 민우혁, 배다해, 배두훈 등 화려한 라인업에 DIMF가 발굴한 차세대 스타 11명이 출연하는 뮤지컬 갈라콘서트로 진행됐다. 여기에 한국과 대만이 합작해 만든 글로벌 뮤지컬 'Toward'(내일을 사는 여자, 휘인)의 축하공연과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홍익대팀의 무대가 더해졌다. 네이버TV와 글로벌 공연 중계 플랫폼인 메타씨어터를 통해 전 세계 147개국으로 실시간 생중계된 '폐막콘서트'는 랜선을 타고 총 1만5천여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말리의…'·'스페셜5' 창작뮤지컬상 수상 관심이 집중됐던 '창작뮤지컬상'은 '말리
주민 네트워크 구심점 역할 해와 지역 청년 그룹 '81.54' 공간실험 사진·소품 등 모아 '3층 빈집'展 지역마다 특별한 문화적 자산이 있다. 그리고 그 문화적 자산은 시민들로부터 만들어진다. 경기북부의 대표적인 문화도시 의정부시에선 시민들 스스로가 서로를 보듬고 성장하는 자발적인 움직임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의정부 시민들의 지역 문화 활동과 그를 통한 공동체 회복 과정을 5회에 걸쳐 소개한다. → 편집자주 8년 전, 의정부시에 책 만드는 것을 좋아했던 엄마 셋이 모여 북카페 '나무'를 만들었다. 도서관 책 모임을 통해 만난 이 엄마들은 소음이 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주지 않을 수 있고, 편안하게 수다도 떨 수 있는 공간을 찾다 신곡동 오래된 주택가 동네의 한 허름한 건물 2층 빈 사무실을 임대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시작은 셋이었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근방의 주민들이 속속 모이기 시작했다. '나무'는 점점 마을 사람들의 사랑방이자 공동 육아방, 모임 장소로 애용됐고, 그렇게 지역사회 네트워크의 구심점이 됐다. 크고 작은 소모임이 여기서 열리고 마을극장 등 행사가 열리길 반복했다. 2013년 7월 문을 연 이후 매년 1천여명
파주지역 일부 산야와 유적지가 방치된 군사시설물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군(軍) 진지는 자동차 폐타이어로 조성돼 자연환경을 오염시키고 있고 유적지 주변에는 진지 구축에 사용됐던 철제 탄약통이 방치되면서 환경과 미관을 해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군부대와 주민 등에 따르면 파주시 적성면 설마리 감악산 등산로 주변 곳곳에 설치된 진지 등 군사시설물들은 자동차 폐타이어로 조성됐는가 하면 일부 비닐포대형 진지는 수년간 햇빛에 노출되면서 해어지거나 무너져 내리고 있다. 또 파평면 율곡리 율곡수목원 둘레길 주변 진지는 최근 '비닐 포대형'으로 보수·보강했으나 일부 진지는 아직 폐타이어 구축 상태로 남아 있다. 이로 인해 율곡수목원 둘레길과 감악산을 찾는 관광·등산객들은 자연환경 파괴를 우려하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특히 율곡 이이 선생 유적지인 파평면 율곡리 '화석정' 인근 진지에는 녹슨 100여개의 탄약통이 수개월째 버려진 채 방치되고 있다. 이 탄약통은 진지 구축용으로 사용됐다가 보수하면서 철거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민들은 이를 두고 "녹이 슬어 있어 환경오염은 물론 국가 재산을 낭비하고 있다"며 군부대를 비난하고 있다. 율곡리에 사는 김모(65)씨는
여름밤을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과 함께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재)김해문화재단 김해서부문화센터는 오는 13일 오후 7시 30분 〈2021 SAC ON SCREEN - 디토 파라디소〉를 상영한다. 김해서부문화센터에 따르면 SAC ON SCREEN(삭 온 스크린)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진행한 우수 공연 콘텐츠를 UHD 고화질의 실감나는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는 공연 영상화사업이다. 센터에서는 지난 6월 상영된 현대무용 '스윙'을 시작으로 2021년 하반기 동안 8월을 제외한 매달 둘째 주 화요일마다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상영하고 있다. 오는 13일 상영되는 '디토 파라디소'는 클래식계의 아이돌이라 불리는 ‘디토’의 창단 10주년을 자축하는 스페셜 갈라 콘서트다. 공연에는 비올리니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피아니스트 임동혁, 피아니스트 지용, 피아니스트 스티븐 린, 피아니스트 한지호 등을 비롯한 멤버들과 앙상블 디토 그리고 디토 오케스트라가 함께한다. 연주 프로그램은 모차르트의 ‘디베르티멘토 K.136’과 J. S.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3번 G장조, BWV 1048’, ‘네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a단조, BWV 1065’ 등으로 아티스트들의 뛰어난 실
▲안치현安致賢:1920(일제강점기)~?, 일본 가라후도(樺太) 탄광에서 항일 활동, 친일 한인(韓人) 배척운동, 본관 순흥. 부친 안두문(安斗文)이 1920년 4월 19일 오사카 북구에서 그를 낳았다. 원적은 산북 구좌읍 한동리(궷-슬), 본적은 산북 용담리(한둑이)이다. 일본 가라후도(樺太)의 원백군(元伯郡)에 있는 지취탄광(知取炭鑛)에서 토공(土工)으로 일하던 중 장재술(경남)과 “한국에 대한 시국 정책에 편승하여 한국 대중의 문화 향상 도모를 우선해야 할까, 아니면 광범한 민족운동을 전개하여 한국 민족 대중의 독립사상을 앙양시키는 것을 우선해야 할까”하는 것을 논의했다. 그 결과, 대중의 문화수준 향상이 절대 필요하다. 그러므로 우선 대중의 문화수준 향상에 주력한다.”라고 결정했다. 그리고 다음 해 6월 8일 장재술 징역 3년, 안치현 징역 2년 6월의 구형이 있었다. 안치현은 상고했으나 기각되고 말았다. 1942년 6월 말 경부터 8월 초순까지는 당시 친일 단체였던 협화회(協和會) 가라후도 지취(知取)지회의 서기인 한국인 마츠모도(松本)가 지회 운영을 하면서 횡포를 부려 동포들의 비난이 집중되는 것을 알고, 장재술과 안치현은 몇몇 지회원을 권유해 마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 사이에 서비스 관련 불만이 이어지면서 제주 관광 이미지 실추가 우려되고 있다. 5일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에 확인한 결과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접수된 관광불편 민원은 504건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불친절ㆍ기타가 161건으로 가장 많았고 소비자분쟁 95건, 대중교통 88건, 환경시설물 개선 67건, 렌터카 요금 관련 11건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관광객들의 발 역할을 하고 있는 렌터카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제주 렌터카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는 2018년 494건, 2019년 475건, 2020년 564건이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274건이 접수됐다. A씨는 “렌터카 업체에서 렌터카를 예약했다가 사정이 생겨 예약을 취소했다”며 “일주일 이내에 환불을 해주겠다는 업체의 약속만 믿고 기다렸지만 고객센터에서 정확한 답변을 해주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외에도 렌터카 업체 직원으로부터 폭언을 듣거나 수리비용을 과다 청구받는 등 렌터카에 대한 관광객들의 불만들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한 달 동안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8% 증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로 천연기념물 179호인 ‘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의 구역 조정이 추진된다. 보존과 개발이 첨예하게 부딪치는 곳이지만 에코델타시티·명지국제신도시 등 잇단 서부산 개발로 인한 변화를 일부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지 55년 만에 낙동강 방면 보호구역이 줄어들 경우 개발 쪽에 무게가 더 실릴 수 있다. 문화재청은 “‘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 문화재구역 모니터링 및 개선방안 마련’ 용역을 통해 이곳 지정구역의 개선을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해당 용역은 문화재청이 2018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 총 10억 원을 들여 진행 중이다. 문화재청, 철새 분포 등 용역 조사 연말께 지정 구역 조정안 마련 에코델타시티 등 주변 변화 반영 낙동강 방면 보호구역 축소 가능성 환경단체 “지나친 개발 우려” 문화재청은 ‘개선’이라고 표현했지만 에코델타시티 등 신도시 개발이 한창인 지금 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를 조사하는 건 사실상 문화재보호구역 축소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이 조심스레 나온다. 2017년 국감 때 김종진 문화재청장은 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에 따른 문화재보호구역을 두고 “사회 변경에 따라서 개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
경북 청도 운문사 사리암 가는 솔숲에 소쩍새도 잠든 까만 밤이 찾아왔습니다. 오후 8시 30분. 산중에 별빛이 흐를 무렵 고요한 숲을 깨우는, 깜박이는 빛 하나. 잔치가 시작됐습니다. 까만 풀섶에 쪼그려 그 빛을 쫓았습니다. 윙크하듯 이쪽에서 깜박 깜박 빛을 내니 저쪽에선 화답하듯 반짝 반짝 더 빛납니다. 아뿔사, 한 둘이 아니었습니다. 사방에서 불꽃을 튀기며 난리가 났습니다. 부스럭 발자국 소리에 들킨 족제비도, 산책나온 아기 고라니도 덩달아 신이 났습니다. 소리도 없이 정체도 없이 홀연히 나타나 까만 밤을 한땀 한땀 시리도록 수놓는 샛노란 불빛…. 모깃불 연기에 눈물 쏟던 그 시절, 꽁무니에 불을 달고 마실 나온 그를 잡겠다고 돌부리에 무릅을 깐 줄도 모르고 쫓았습니다. 마당으로, 골목으로 요리조리 잘도 날더니 담장 너머 감나무 속으로 휙 사라지던 개똥벌레…. 여름밤을 노랗게 물들이는 저 불빛은 짝을 찾는 달달한 사랑의 세레나데. 암수 비율 1대 50. 수컷들의 치열한 몸부림이란 걸 철 없던 그땐 정말 몰랐습니다. 1931년 6월 이곳 운문산에서 첫 발견돼 이름마저 그대로 지은 '운문산반딧불이'. 개똥 만큼 흔해 개똥벌레라 불렀던 형설지공(螢雪之功)의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