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리 가시리잇고(나난) 바리고 가시리잇고(나난)….”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안타까워하며 부른 노래 ‘가시리(일명 귀호곡)’이다. 가시리의 가사는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실려 있어 널리 알려졌지만, 이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가시리 악보도 전해오는데 왜 그런 것일까? 부산의 정가(正歌) 가수 제민이는 “악보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가시리뿐 아니다. 청산별곡, 서경별곡, 만전춘, 이상곡, 상저가, 사모곡, 쌍화점 같은 다른 고려가요도 마찬가지다. 제민이 등 그의 스터디그룹이 고려가요 전곡의 리듬 해석에 도전했다. 제민이는 27일 오후 7시 30분 해운대문화회관 고은홀에서 국내 최초로 고려가요만으로 독창회를 개최한다. 2016년 전통 가곡 독창회를 국악 반주로 연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 독창회다. “고려가요는 지금까지 14곡이 전해옵니다. 고려가요 악보와 1절 가사는 세종실록, 대악후보, 시용향악보, 금합자보 등에 실려 있고, 가사 전체는 악장가사라는 가사집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 중 8곡을 준비해서 들려줍니다.” 제민이는 부산대학교 국악학과(현 한국음악학과)에서 정가를 전공했다. 정가는 전통 정형시에 선율을 붙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는 '대면 크리스마스'에 대구 주요 성당과 교회가 북적였다. 한파 속에서도 많은 시민이 성탄절 미사와 예배에 참여해 이웃들과 축복을 나눴다. 25일 천주교 대구대교구 계산주교좌대성당(계산성당)에서는 신자 수백 명이 성탄미사를 함께 했다. 계산성당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에도 천주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의 집전으로 성탄대축일 밤 미사가 열리면서 1천여 명이 모였다. 계산성당을 찾은 많은 신자는 코로나19를 이겨내고 다시 모여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복할 수 있다는 기쁨을 전했다. 이들은 미사에 함께 찾은 신자에게도 서로 축복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며 따뜻한 마음을 전달했다. 천주교 신자 정미애(60) 씨는 "3년 만에 돌아온 대면 크리스마스 예배라서 더욱 뜻깊다. 크리스마스 미사는 마음이 한층 더 깊어지는데, 올해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성금 모금에도 참여하고 응원 인사도 전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며 "축복 기도를 통해서 내년에는 코로나19도 완전히 물러가고 더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말 내내 지역 곳곳 교회에도 성탄의 기쁨을 나누려는 신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순복음대구교회에서 열린 24
◇대전예당 송년음악회 '크리스마스 콘서트' -크리스마스 메인으로 다양한 변주곡 연주 대전예술의전당은 22일 아트홀에서 송년음악회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연다. 대전 출신의 세계적인 플루티스트 최나경과 한국 재즈계를 이끌어가는 전용준 트리오, 매력적인 보컬의 남성듀오 듀에토와 재즈보컬리스트 김혜미가 크리스마스 캐럴 등 다양한 연주를 선보인다. 크리스마스를 메인으로 클래식 팬은 물론 가족과 친구, 연인이 함께 듣기 편한 캐럴이 다양한 변주곡으로 연주될 예정이다. ◇한요한 작곡 발표회 -'삶과 기타, 위로의 이야기'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인 한요한의 작곡 발표회 '삶과 기타, 위로의 이야기' 공연이 오는 23일 오후 7시30분 아트브릿지에서 열린다. 한요한은 목원대 작곡·재즈학부에서 재즈기타를 전공했으며 지난해 'Last Spring'을 발매하며 솔로 아티스트로 데뷔했다. 이후 '그럼에도', '나의 통영', '위로가 필요한 자에게', 'For Someone'을 발매하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발표회는 한 편의 시를 읊조리듯 짧고 함축적이며 서정적인 자작곡들로 구성됐다. 공연을 통해 작곡자의 삶을 음악으로 전해 들으며 각자의 비슷한 경험과 감정을 떠올리
코로나 19로 2년간 주춤했던 지역 문화계는 올해 서서히 기지개를 켜며 다채로운 행사를 이어갔다. 올 한해 문화계 이모저모를 미술, 공연, 문학, 문화재 등 4차례로 나눠 결산한다. 올해 광주는 광주비엔날레와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등 지역을 대표하는 대규모 행사는 열리지 않았지만 루오전, 이건희 컬렉션 등 지역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대형 전시가 잇따라 개최돼 미술애호가들을 즐겁게했다. 또 유네스코 지정 미디어아트 창의도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G.MAP’도 문을 열었다.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인간의 고귀함을 지킨 화가-조르주 루오’(9월 16일~2023년 1월 29일)는 세계적인 거장 조르주 루오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는 대규모 기획전이다. 전시에는 프랑스 국립 퐁피두센터와 조르주 루오 재단에서 엄선한 200여 점의 유화·판화·드로잉·스테인드글라스·타피스트리 등 다양한 작품이 나왔다. 또 이중섭·구본웅·김재형 등 루오의 영향을 받은 작품을 만나는 연계전시 ‘조르주 루오와 한국미술:시선 공명’전도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시선을 선사했다. 고 이건희 회장 기증 국립광주박물관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전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던 동
수원 송정초등학교가 '1인 1책 만들기, 송정초 어린이 작가 출판 기념회'를 지난 21일 개최했다. 이번 출판 기념회는 학생, 학부모, 교사 교육공동체가 참여해 송정꿈마루와 각 교실에서 진행됐다. 이날 선보인 동화책은 4학년 학생 101명이 직접 이야기를 구상하고 그림, 채색, 편집, 검토 등의 과정을 거쳐 출간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책이다. 동화책 표지부터 작가 인사, 문장 부호까지 어린이 작가들의 고민과 노력이 담겼다. 송정초는 학생들이 인문학적 상상력과 표현력을 기르고, 자아를 탐색하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지난 4월부터 8개월 동안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창작 과정을 마련했다. '댕댕이의 모험'을 출간한 이하윤 학생은 "강아지를 좋아하는데, 강아지 영상을 보다가 강아지가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강아지가 모험을 떠나는 내용으로 글을 쓰게 됐다"며 책을 쓴 동기를 밝혔다. '친구가 생기고 싶은 뚱이'를 출간한 박준범 학생은 "나만의 책을 만들 때 어려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쉬웠다. 전학을 왔을 때 '새 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옛 기억을 되살려 책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출판 기념회에 참석한 학부모 김명희씨는 "학생들의 열정과
긴밤 꿈속에서 전화를 드리려다 그 꿈속 닭 우는 소리 섭섭히 깨었지요 갈수록 뼈에 사무쳐 그리운, 그리움 -‘어머니’ 중 그리운 대상을 얼마나 그리워해 봤는가. 그리워 또 그리워하다 보면, 그리운 그 마음조차도 그리워진다. 하순희(사진) 시인의 네 번째 시조집 ‘청자 화병’을 펼쳤다. 78편 모두 단시조로 쓰여 책장은 쉽게 넘어갔고 가슴은 이내 먹먹해졌다. 이제는 흔한 단어가 돼버린 ‘그리움’. 하지만 이 감정은 시조 속 장과 장, 구와 구 사이에 끝없이 멤돌며 떠난 것에 무관심했던 나를 괴롭혔다. 20일 오전 ‘청자 화병’을 출판한 ‘도서출판 경남’ 사무실에서 하순희 작가를 만났다. 사전에 짧은 인터뷰를 부탁했지만, 소중한 대화는 1시간 동안 이어졌다. ‘청자 화병’은 하 시인이 불과 3년 만에 펴낸 신간이다. 이전 작 ‘종가의 불빛’이 15년 만에 출간된 것과 비교하면 간격은 꽤 짧아졌다. 이번 시조집은 그동안 써온 시조 중 단시조만 꾸려 담았는데, 이 과정에서 기존 연시조로 썼던 것을 단시조로 퇴고한 경우도 많다. 시조집의 제목이 된 시조 ‘청자 화병’도 이렇게 연시조에서 퇴고를 거쳐 완성됐다. 소재의 영감은 하순희 시인이 1991년 경남신문, 초정 김
권유미 작가의 39회 개인전이 24일부터 30일까지 대구 수성구 범어성당 드망즈갤러리에서 열린다. 주로 화려한 꽃을 캔버스 위에 수놓아왔던 그는 2019년부터 조선시대 백자 달 항아리를 소재로, 자개와 금박을 통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업을 해오고 있다. 작가는 "예쁜 꽃들이 꽂힌 화병을 그려내며 화려함을 추구하다 어느새 가지와 꽃만 남고 잎들이 사라져갔다. 그 몇 개의 꽃마저 명상과도 같은 그림 작업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는지, 항아리만 남기게 됐다"고 말했다. 달 항아리 작품은 이전의 작품과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달이 상징하는 풍요로움과 어머니의 품 같은 넉넉함이 캔버스를 가득 채운다. 그는 전통 재료인 자개를 손톱보다 작게 오려 하나하나 붙이고, 그 위에 투명 도료를 칠하고 말리는 과정을 여러번 거쳐야 하나의 달 항아리가 탄생한다. 빛에 따라 여러 색을 발하는 자개의 특성과 단순한 형태가 만나 절제된 미학을 선보인다. 최재목 영남대 교수는 평론을 통해 "작가는 낱낱의 자개에다 일일이 생명을 부여한다. 생명의 현실인 '숨'을 빛과 그늘이라는 질감으로 '결'로서 붙들어낸다"고 했다. 권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기(氣)'와 '도(道)'가 응축된 결과물이라
한국인의 초월적 미의식과 세계관을 감각적으로 그려낸 새로운 전통연희 공연이 시작된다.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은 23-24일 이틀간 국악원 큰마당에서 국립정동극장 예술단의 '초월(超越)'공연을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국립정동극장 예술단 '초월(超越)'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2022 전국 공연예술 창·제작 유통 협력 생태계 구축' 지원 사업으로 선보이는 공연이다. 국립정동극장예술단과 김윤수 무용단, 연희집단 The 광대, 3개 단체가 협력해 제작했다. 전통연희를 통해 오감을 넘어선 초월의 세계로 관객을 이끄는 작품은 무명의 광대가 자식처럼 아끼는 종이 인형에게 살아 숨 쉬는 생명을 주기 위해 그 인형의 그림자이자 인형에 깃들어 있는 존재인 무동과 함께 깊은 무의식의 세계, 초월의 세계로 밤 여행을 떠나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총 8장으로 구성되며 각 장면마다 구체적인 캐릭터 설정과 한국적 정서를 풍부하게 담아낸 춤이 뒤따른다. 땅줄춤과 오광대의 놀이, 재주, 버나, 바라춤, 부포놀이 등 수 많은 춤의 향연과 각종 연희, 소리의 하모니는 스펙터클하고 인상적인 이미지로 공간을 채운다. 류정해 대전시립연정국악원장은 "조그마한 광대 인형
루오는 어렸을 때 변두리에 서커스 구경을 즐겨 다녔고, 어느 것에 구속되지 않고 자유로워 보였던 광대의 삶을 부러워했었다. 그래서 루오에게 ‘광대’는 애정 했던 주제가 되었고 꾸준히 작품 속에서 등장했다. 루오가 그렸던 ‘광대’ 작품들은 희극적이어야 할 광대의 모습이 어둡고 쓸쓸하게 그려졌다. 이는 타인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자신의 슬픔과 상처를 감춰야만 하는 광대의 삶이자 인간 내면의 고통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차 후기로 갈수록 밝고 따뜻한 색을 사용해 온화하고 의연한 광대의 모습으로 표현했다. 1945년경에 그린 ‘어린 피에로’가 대표적인 작품이다. <장미라·전남도립미술관 학예사>
2023년 새해를 1주일 앞두고 해맞이를 보려는 관광객들이 도내 해돋이 명소로 몰리면서 인근 숙박업소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특히 3년 만에 수도권 곳곳에서 해맞이 행사가 열리면서 평소보다 숙박업소의 가격이 2~3배 올랐음에도 예약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22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해돋이 명소는 하남시 검단산, 안산시 시화호, 파주시 임진각, 고양시 행주산성, 수원시 서장대 등이다. 그동안엔 코로나19 장기화로 해맞이 행사가 취소되거나 명소 출입이 금지됐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이후 첫 해맞이인 만큼 마스크 없이 새해를 맞이할 수 있어 많은 인파가 예상된다. 검단산·시화호·서장대·행주산성 명소 가까운 숙박업소 전실 매진 지자체도 본격적 행사 준비 분주 각 지자체들도 본격적인 해맞이 행사 준비에 분주하다. 고양시는 도내 최고의 해맞이 장소로 알려진 행주산성에서 플래시몹 공연 등 해맞이 행사를 진행하고, 파주시도 월롱산 정상에서 제례 및 소원 빌기 행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수원시도 풍물공연 등 시민들이 해맞이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숙박업계도 모처럼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해맞이를 하려는 관광객들이 명소 인근 숙박업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