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조성된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경기가 침체한 가운데 반도체 기술의 초격차를 유지함으로써 경제를 활성화하고 나아가 반도체를 국가 안보의 핵심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 정부가 승부수를 띄웠다.
정부는 15일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개최해 반도체 등 국가첨단전략산업을 활성화할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를 발표하는 한편 각 산업별 육성전략을 제시했다.
반도체 산업화 전략의 핵심은 단연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다. 정부는 용인, 화성, 평택, 이천을 연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710만㎡ 부지 시스템 반도체 산단
삼성전자·SK·소부장 기업 등 인접
취약했던 팹리스 분야 시너지 기대
해당 4개 지역은 삼성전자·SK 하이닉스 사업장이 소재한 지역이다. 이에 더해 인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일대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들을 연계해, 메모리·파운드리·디자인하우스·팹리스·소부장 등 반도체 전 분야의 밸류 체인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토대로 국내외 우수 인재들이 모이는 '글로벌 반도체 클러스터'의 선도 모델로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클러스터 구축에 2042년까지 20년간 300조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첨단 반도체 제조 공장 5개를 구축하는 한편, 국내외 우수한 소부장, 팹리스 기업 등을 최대 150개 유치한다는 게 투자계획의 골자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중심엔 새롭게 조성되는 용인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가 놓일 전망이다. 무려 710만㎡ 규모로 조성된다. 용인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과 더불어,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곳이다. 국가산업단지가 용인지역에 대규모로 조성됨으로써, 세계 최대 규모로 구축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2042년까지 300조 규모 투자 방침
화성·평택·이천… 밸류 체인 구축
산업 키우려는 道, 적극 환영·지원
경기 남부권 일대에 조성되는 이번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세계 반도체 산업 중심지로서의 경기도가 갖는 위상을 보다 굳건히 하는 것은 물론, 경기도 미래 경제 지도를 바꿀 주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서도 클러스터를 토대로 반도체 사업에서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경기도에서 육성해왔던 반도체 소부장 분야와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팹리스 영역에서도 클러스터 구축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이 현재 메모리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더 성장하기 위해선 민간 투자를 정부가 확실히 지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국가 핵심 전략 산업 육성을 위해 국내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획기적인 결단"이라며 "한국이 글로벌 반도체 패권을 잡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점, 민간 기업이 선제 투자로 앞장서고 정부가 입지 조성과 규제 완화로 지원하는 대표적인 경제 살리기 프로젝트의 일환이라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미 경기도의 미래 먹거리를 반도체로 점찍어 놓고 육성에 혼신을 기울였던 김동연 지사 역시 적극 환영의 뜻을 밝히며 즉시 '반도체 지원 전담기구(TF)'를 구성하는 등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 관련기사 3면(반도체의 대명사, 실리콘밸리에서 '용인'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