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쿠프 구시가지 스타레 미아스토의 중심 광장인 리넥 규브니에는 성모 마리아 성당이 있다. 폴란드어로는 코스치올 마리아스키이다. 성당에는 탑이 두 개 있다. 두 탑의 높이는 다르다. 왼쪽 탑이 더 높고 조금 더 정교하다. 왼쪽 탑에서는 하루에 4번 트럼펫 연주가 펼쳐진다. 동서남북 각 방향으로 한 번씩이다. 연주는 끝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갑자기 도중에 뚝 하고 끊어진다. 거기에는 다 이유가 있다. ■탑지기가 연주한 트럼펫 “성모 마리아시여, 오늘도 몽골의 침입에서 크라쿠프를 안전하게 보호해 주소서.” 13세기 칭기즈칸의 몽골이 유럽 대륙을 휘몰아치고 있을 때였다. 성모 마리아 성당에서 일하던 탑지기가 있었다. 그는 매일 아침 탑에 올라가 먼 들판을 바라보면서 하루종일 몽골 군대가 쳐들어오는지 살펴보았다. 크라쿠프는 이전에 몽골 군대의 침략으로 큰 피해를 입은 적이 있었다. 마을은 모두 불타 잿더미로 변했고, 수많은 사람이 학살당했다. 가축은 몰살됐고, 논과 밭은 수년간 농사를 지을 수 없을 정도로 황폐해졌다. 사람들은 몽골의 재침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탑지기를 올려 보내 적의 침입을 살피게 한 것이었다. 어느 날의 일이었다. 탑지기는 평소처럼 두 손으로 눈
국내 관광 붐에 힘 입어 부산을 찾는 관광객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일보〉는 빅데이터 전문기업 ‘TDI’에 의뢰해 7월 25일부터 8월 21일까지 이른바 ‘극성수기’ 부산 주요 관광지의 온오프라인 선호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부산의 주요 관광지마다 차량 도착 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 안팎으로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TDI’가 자체 분석 플랫폼인 ‘데이터 드래곤’을 통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T맵을 이용해 극성수기 부산을 찾은 차량 도착 대수는 해운대해수욕장이 8만 8000여 대로 가장 많았다. 광안리해수욕장(5만 4000여 대), 송정해수욕장(4만 7000여 대)이 5만 대 안팎의 중위권 그룹을 꾸렸다. 다대포해수욕장(2만 9000여 대)과 송도해상케이블카(2만 8000여 대), 송도해수욕장(2만 7000여 대), 일광해수욕장(2만 2000여 대), 해운대블루라인파크(2만 1000여 대), 부산롯데월드(2만 1000여 대), 태종대(1만 9000여 대) 등이 2만 대 안팎의 하위권 그룹으로 뒤를 이었다. 가장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역시나 해운대해수욕장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만 200
27일 오후 4시쯤 '구미라면 캠핑페스티벌'이 열린 구미 낙동강체육공원 캠핑장 일원. 이곳은 '제1회 구미라면 캠핑페스티벌'을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차량들로 줄이 길게 이어졌다. 행사장은 입구부터 갓 튀긴 라면을 박스로 들고 가는 시민들과 각종 이벤트에 참여해 받은 상품들을 두 손 가득 가지고 움직이는 시민들로 발 디딜 틈 없었다. 행사장에 들어서자 라면 냄새가 식욕을 당겼고, 캠핑장에서의 바비큐 냄새까지 겹쳐지면서 마치 캠핑을 온 듯 한 기분을 들게 했다. 라면이 건강에 나쁘다는 인식을 한방에 불식시키듯 이날 라면요리 대결은 건강과 맛을 강조한 참가자들의 열정으로 데워졌다. 예선을 뚫고 올라온 12팀이 '나만의 비밀 레시피'로 맛있으면서도 건강한 라면을 요리로 재탄생시켰고 부자지간, 부녀지간이 서로 도와가며 요리를 만드는 팀도 있어 볼거리와 감성을 모두 잡았다. 친환경존에서는 아이들이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 상품으로 받아온 신라면을 끓이고 부모는 옆 부스에서 받아온 밥으로 식사를 하는 등 '라면소풍'을 온 분위기를 연출했다. 5살 아들과 함께 방문한 최모(37) 씨는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을 위한 축제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와보니 아이들도 체험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구에서 열린 '떡볶이 페스티벌'이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막을 내렸다. 국민 간식 '떡볶이'를 주제로 열린 이색 행사라는 호평과 함께 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왔다. 지난 27일 오후 대구 북구 고성동 DGB대구은행파크 중앙광장은 '떡볶이 페스티벌'을 즐기러 온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8개의 떡볶이 업체가 자리 잡은 부스들에는 수백 명이 줄을 늘어서는 등 대기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다. 행사를 주최한 북구청에 따르면 축제 시작 1시간 만에 1만명이 모였다. 취식을 위한 테이블과 의자는 일찌감치 만석이었다. 자리를 찾지 못한 이들은 돗자리를 폈고 맨땅에 앉아 취식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북구청 공무원들은 테이블과 의자를 추가로 가져와 설치하는 데 진땀을 빼기도 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 사이에선 떡볶이 페스티벌이 이색적이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김용문(32·수성구 범물동) 씨는 "인스타그램에서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 평소에도 떡볶이를 정말 좋아하는데 이렇게 행사로 마주하니 신선하고, 매년 개최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기대감을 가득 안고 온 이들이 많았다. 대전에서 왔다는 박모(25
조금만 일찍 관심을 가졌다면 더 많은 유물을 찾을 수 있었을 텐데…. 태실을 조사하고 연구하는 전문가들이 가지고 있는 아쉬움이다. 일제강점기 이후 훼손돼 방치된 태실은 시간이 지나며 그 흔적을 더욱 찾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앞으로 더 많은 태실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태실·태봉 전수조사를 진행한 경기도의 경우 가봉태실의 복원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포천 익종태실의 경우 석물이 26개만 남아 있는 상태지만 '익종대왕태실가봉석난간조배의궤'에 석물의 구성과 모양 등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이를 토대로 사라진 석물을 찾고, 원래의 모습대로 복원할 수 있다. 석물은 남아 있지만 원형과 다른 모습을 한 중종태실도 정확한 고증을 통한 재정비가 이뤄져야 하며, 온전한 형태로 남아있어 가치가 높은 성종태실은 태실지인 광주 태전리로 이전해 복원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야 한다. '성종' 태함·아기비 잔존 가능성 '익종'도 석물 등 기록 남아있어 특히 성종태실은 경기문화재연구원에서 발굴을 계획하고 있다. 태항아리는 서삼릉으로 옮겼지만 돌로 만들어진 태함이 땅속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고, 가봉할 때 근처에 묻은 아기비도 발
마침 비가 오는 날이었다. 비 오는 날에 걸을 수 있는 길을 찾다가 ‘창원 편백숲 浴(욕) 먹는 여행’ 코스가 있다고 해 여정에 나섰다. 지난 24일 새벽부터 오던 비는 오전까지도 천둥, 번개를 동반하고 거세게 내렸다. 괜찮을까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진해로 향했다. 경화시장에서 콩국수를 한 그릇 먹고 여좌천으로 나섰다.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진 후 벚꽃 명소로 워낙 유명한 곳이기도 하고, 몇 번이나 와봤지만 비 오는 날은 또 다른 운치가 있다. 특히 놀랐던 점. 이곳은 계절을 앞질러 있다. 지난봄 분홍빛으로 가득했을 이곳은 이제 노란 낙엽이 제법 떨어져 있어 가을 정취가 물씬하다. 아직 한낮에는 덥기도 하거니와 여름의 초록빛이 여전한데 여좌천에는 벌써 가을이 왔다. 산책로에는 노란 낙엽이 내려앉아 있고, 물소리와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여좌천 에코힐링센터에 들러 코스에 대한 설명도 듣고 지도를 챙겼다. 1구간의 시작이다. 비도 잦아들고 보슬비로 바뀌더니 이제 곧 개일 것 같다. 역시 여러 번 왔었지만 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은 언제 와도 좋다. 아직 물웅덩이가 조금 남아있지만 어느새 걷기 좋은 길이 됐다. 오히려 자박 자박 발자국 소리가 흥을 돋운다. 이곳은 벚
"당신이 '특별한 존재'라는 사실을 표현하는 노래들을 함께 쓰고, 부르고 싶습니다." 춘천 KT&G 상상마당에서 주최한 'Original Demo ver 2.1.1'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인간관계, 지속성, 유사성의 관계 등 끊임없이 변화하는 요소들 사이에서 개개인이 가진 본질에 대해 이야기한다. 오는 10월 8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우리를 배회하는 기억과 의식을 파헤침으로써 나의 존재에 대해 물음을 던지고 답변을 수집한다. 얇은 밴드를 손목에 찬 채 시작되는 전시. 밴드에는 각각 고유의 바코드가 있고, 전시 섹션이 시작되는 지점에 설치된 태블릿에 가져가면 '사용자의 정보를 입력해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자신의 이름과 연락처, 거주지를 적어야 한다. 정보를 모두 입력하고 나면 튜토리얼이 뜬다. '첫 번째, 전시를 보고 각 섹션마다 자신이 원하는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두 번째, 4번의 선택을 하면 자신에게 맞는 곡이 생성됩니다', '세 번째, 생선된 곡은 개인의 디바이스나 이메일을 통해 소장할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를 받는다. 준비가 끝났다면 이제 나만의 노래를 찾으러 떠나보자. 평온한 음악이 전시장 내부를 가득 채운다. 따스한 엄마의 품을
제주특별자치도문화원연합회(회장 강명언)는 오는 9월 1일부터 11일까지 김만덕기념관에서 ‘제주를 품은 작가를 만나다’전을 개최한다. 문화원의 날(10월 10일) 기념 초청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는 제주에서 활동하는 작가 10명이 참여한다. 제주바다, 오름 등 제주를 상징하는 소재로 한 작품 외에도 제주신화, 해녀와 관련 된 30여 점이 선보인다. 강명언 회장은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란 말처럼 이 시대 최고의 화두는 지역문화라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며 “이번 특별전은 제주를 상징하는 자연과 풍광 등을 중심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참여 작가 강명순, 강행원, 고순철, 고예현, 김민수, 문창배, 박여순, 변명선, 오민수, 이숙희. 김문기 기자 kafka71@jejunews.com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하는 축제의 장에 초대합니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전북도지회(회장 나아리, 이하 협회)가 주관하는 제2회 Jeolla 누벨바그 영화제가 9월 1일부터 4일까지 남원 춘향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1일 개막식을 연다. 유진수 아나운서의 사회로 영화제 막을 올린다. 다채로운 개막 공연도 준비했다. 7인의 시 낭송, 윤영완 씨의 독창 공연, 모티브 앙상블의 메들리, New 몬스터 액션 크루의 댄스 공연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개막작으로는 제72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은곰상(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홍상수 감독의 <소설가의 영화>를 상영한다. 2, 4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화를 상영한다. 사전에 영화제 출품 공모를 통해 접수된 365편의 작품 중 심사를 거쳐 선정된 19편의 작품을 상영할 예정이다. 영화제 기간보다 하루 앞당겨 3일에 폐막을 알린다. 폐막 공연은 현대무용, 한국 창작무용, 추억의 노래 등으로 꾸민다. 폐막식 전, 후로 영화 상영과 함께 GV(관객과의 대화)도 진행할 예정이다. GV 대상작은 우창봉 감독의 <하나만 가져갈게>, 이원영 감독의 <희망의 요소>다. 협회는 영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여름 영화 대전이 열리면서 그 성적표에 영화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제작비 200억~300억 원이 들어간 작품이 여럿 개봉한 데다 향후 극장가 분위기를 점칠 수 있을 기회여서다. 올여름 개봉한 영화 ‘외계+인’ 1부와 ‘한산: 용의 출현’ ‘비상선언’ ‘헌트’ 등 한국영화 네 편이 각기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들 영화가 관객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톺아보고, 극장가에 드리운 ‘이상 기후’의 원인을 살펴봤다. ■올해 여름 대전 승자는 7월 27일 개봉한 ‘한산: 용의 출현’이 올여름 영화 시장의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를 보면 이 영화는 개봉 20일 만인 지난 15일 누적 관객 600만 명을 넘어섰다. 24일까지 누적 관객 수는 679만 759명이다. 이 영화는 올여름 극장가에서 선보인 한국영화 대작 4편 중 유일하게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이는 ‘천만 영화’에 이름을 올린 '광해, 왕이 된 남자'와 같은 속도다. 추석 연휴까지 스크린에 걸린다면 800만 명 안팎의 관객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영화 ‘명량’을 만든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중 두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