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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흔살 최고령 국가유공자 표창받은 박기병 전 부산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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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의 노병은 아직도 기개가 당당했다. 언론인으로 평생을 살아온 안목과 통찰도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었다.

6·25 전쟁 71주년을 맞아 정부의 모범 국가유공자와 대외유공 인사 포상식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박기병(90) 대한언론인회 회장을 최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 박 회장은 이번 포상식의 최고령 수상자라고 한다.

 

10대에 교복 입고 참전, 유격대원 활약

부산일보 20년 기자 정치부 부장 출신

아흔 살에 국가유공자 총리 표창 수상

 

그는 1950년 6·25가 발발하자 춘천사범학교 3학년 재학 중 교복을 입은 채 참전했다. 6월 말 졸업을 앞두고 있었지만 전쟁이 터지자 국군에게 포탄을 옮겨주는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군인이 됐고, 애국심이라는 것이 생겼다고 한다. 그 후 정식으로 군에 입대한 박 회장은 유격대원으로 양구전투·가칠봉전투 등에서 혁혁한 공적을 세워 1953년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군 복무를 마친 뒤 1958년 대한통신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한 박 회장은 1965년 부산일보로 옮겨 20년 가까이 정치부장으로 국회와 청와대를 출입하며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지켜봤다.

춘천이 고향인 박 회장이 부산일보에 입사한 것은 국회의원과 KBS 사장을 지낸 고 최세경 전 부산일보 사장과의 인연 때문이라고 한다.

박 회장은 “군 복무 때 지프를 몰고 가다 사고를 내 영창에 들어갔는데 당시 헌병대장이었던 최세경 사장이 선처해줬다. 그런데 그분이 훗날 부산일보 사장이 돼 저를 데려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산일보에 있으면서 제10대, 제17대 한국기자협회장에 당선됐고, 이후 강릉·춘천 MBC 사장, 강원민방 사장 등을 지내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박 회장은 요즘 참전 언론인들의 기록을 남기는 데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박 회장은 “2010년 6·25 참전언론인회를 만들어 회장을 지냈다. 그때 회원이 종군기자를 포함해 모두 79명이었는데 지금은 18명만 생존해 있다”면서 “전쟁의 기록을 남기는 일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참전언론인회는 이미 ‘6·25! 우리는 이렇게 나라를 지켰다’라는 공동저서를 출판했는데,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들을 모아 후편을 발간하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세월이 갈수록 후세들의 6·25에 대한 인식이 없어지고 있다”면서 “국민들의 안보 의식과 국가관을 일깨워주기 위해 책을 내고, 전적지를 답사하는 등 아직도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얼마 전 캐나다 대사관이 가평전투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갔는데, 역사적 사실이 자기네들 중심으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면서 “당시 한국군 2사단의 역할을 비롯해 알려지지 않은 역사를 글로 남겨둬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부산일보는 언론인으로서 영원한 나의 고향”이라며 “나하고 신상우(고 신상우 국회부의장) 기자가 부산일보 소속으로 함께 국회를 출입했는데 그 기억이 생생하다”고 회상했다.

 

 

그는 “국회 출입을 할 때 국회 기자단 간사를 10년 동안 맡았는데 그게 바탕이 돼 기자협회장을 두 번이나 지냈다”며 “내가 나름대로 지역 언론이 나아갈 길을 잘 닦은 것 아니냐”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90세의 나이에도 정열적으로 일을 하는 비결을 물었더니 “하루에 만 보씩 걷기 운동을 하는데 그건 건강에 별 도움이 안 된다”면서 “성품을 바르게 가져야 건강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과욕이 병을 키운다”며 “욕심을 부리지 말고 남을 위해 봉사하듯이 살면 그게 가장 건강해지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10대 소년으로 6·25 전쟁에 참전해 이제 90세 노병이 된 박 회장은 “역사의 교훈을 잊으면 나라는 망하고 만다”면서 호국보훈 정신의 선양과 정직한 역사의 기록을 위해 남은 힘을 모두 쏟아부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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