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4차 유행을 맞아 위태로운 감염 상황에 처한 부산은 휴가철 확진자 유입이라는 ‘풍선 효과’까지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이미 3단계에 준하는 방역 수칙 등을 적용하고 있어, 추가 대책 마련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전방위 확산에 역학조사 한계
부산시, 추가 방역조치 내놓을 듯
‘5인 이상 모임 금지’ 확대 유력
유흥시설 전면 영업정지 가능성도

■풍전등화의 부산 감염 상황
14일 부산시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7~13일) 확진자는 387명으로, 하루 평균 55.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전주 28.9명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다 수준이다. 특히 활동성이 높은 20·30대가 확진자의 46.5%를 차지하고 있다. 활동성이 높은 확진자는 감염 전파력도 강하며, 동선이 복잡해 역학조사에 상당한 행정력이 소비된다. 방역 당국이 감염 고리를 끊는 것보다 감염 전파 속도가 더 빨라지는 일이 잦아진다.
부산시 관계자는 “일선의 역학조사 담당자들이 거의 방전 수준이다”며 “역학조사 한계 상황에 근접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4차 유행이 감성주점 등 유흥시설 위주로 시작됐지만, 이미 다양한 다중이용시설로 감염이 전파된 형국이다. 최근 일주일간 노래연습장, 식당, 목욕탕은 물론 개별 사업장이나 학교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본격적인 더위와 맞물려 에어컨 사용이 증가해, 실내 환기가 소홀히 해지면서 다중이용시설 내 감염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델타 변이바이러스의 확산도 감염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한 주 동안 부산 확진자 중 일부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31건의 변이바이러스 감염을 확인했다. 알파형 변이는 2명에 불과했고, 델타형 변이가 29명이었다. 델타 바이러스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훨씬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9건의 사례 중 해외입국자는 7명이었고, 나머지 22건은 모두 지역 감염 사례였다. 부산 안에서도 델타 바이러스가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는 게 확인된 셈이다.
■어떤 방역 카드가 남았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대전·충북·충남·광주·대구·부산·울산·경남·강원·제주 등 10개 지역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를 적용한다고 14일 밝혔다. 하지만 부산은 이미 3단계에 준하는 수준의 2단계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난 10일부터 오후 6시 이후로는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오후 10시 이후 유흥시설 등 영업정지와 식당·카페 등 실내 영업 금지 등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3단계 수준의 일부 방역 조처에도 감염 전파와 수도권 확진자 유입 등이 계속되고 있어, 부산시는 곧 추가적인 방역 조처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오후 6시 이후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종일로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유흥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영업 정지 가능성도 있다.
만일 확산세가 계속돼 부산의 감염 상황이 3단계 수준(하루 평균 확진자 68명 이상)에 도달하면, 방역 당국은 4단계의 방역 수칙도 도입할 수 있다. 현재 4단계의 수도권에선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이 금지됐고, 오후 10시 이후로 대다수 다중이용시설이 문을 닫는다.
한편 부산시교육청은 2학기 전면 등교에 앞서 모든 학교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고등학교 3학년 학생과 교직원은 19일부터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