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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아날로그부터 최첨단 새 디자인 이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디-레볼루션’ 10월31일까지
체험형 작품, ‘조수미의 홀로그램 씨어터’ 등 눈길

 

과거, 현재, 미래를 만나는 디자인 놀이터.

수천송이 꽃이 쏟아지는 듯한 종이꽃 터널을 지나 이팝나무에서 추출한 오월의 향기를 만난다. 어디선가 들리는 새소리를 따라 들어선 식물정원에선 다양한 식물과 함께 스탠드 불빛 아래 놓인 식물책을 읽는다. 나의 움직임에 따라 화면에선 대나무 숲이 흔들리고, 인공지능 음악가 ‘이봄’이 연주하는 음악을 들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1일 광주비엔날레전시관에서 개막한 2021 광주디자인비엔나레는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아날로그 감성부터 AI, 메타버스 등 최첨단의 기술이 디자인과 어떻게 조우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지 펼쳐보인 장이었다.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 맡는 오감을 통해 디자인을 탐지하고, ‘광주’의 다양한 이미지를 재해석한 작품들도 눈길을 끌었다. 또 플라스틱, 지구환경 문제 등 사회가 안고 있는 난제에 대한 예술적 해답들도 만날 수 있다.
 

특히 코로나 19로 한계가 있기는 했지만, 관객들이 참여하는 작품도 많아 참여형 비엔날레를 구현한 점도 특징이다.

전시 주제 ‘디-레볼루션’은 ‘디자인’(Design)과 ‘레볼루션’(Revolution)의 합성어로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이끈다는 뜻을 담았다.

주제관에서 만나는 작품들은 이제 우리에게 익숙해진 기술들이 아날로그적 해석과 결합해 ‘또 다른’ 감성으로 다가온다.
 

전시장의 검은천을 열고 들어서면 만나는 첫 작품은 수천 송이 종이 꽃송이가 쏟아져내리는 ‘색에서 영원까지(From color to eternity)’다. 트렌디한 전시로 이름이 높은 ‘디 뮤지엄’과 스페인 디자인 스튜디오 ‘완다 바르셀로나’가 협업한 작품은 등나무꽃에서 모티브를 얻은 4000여개의 종이 꽃송이들을 정교한 레이저 커팅으로 가공한 후, 다시 손으로 접고 엮어 완성한 작품이다.

‘광주’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작품도 눈에 띈다. 사진작가 김은주의 ‘치유되지 않는 빛’은 1980년 5월을 겪었던 당사자들을 2021년, 광주교도소와 광주국군병원 등 역사의 현장이었던 장소로 데려가 촬영한 작품이며 허달재(그림), 박일구(사진), 광주시청 앞 이팝나무에서 향기를 추출해 향을 만들어낸 코스맥스의 협업 작품 ‘오월 빛고을 향기’도 눈에 띈다.

 

 

관절염 환자를 위한 찻잔 세트, 시각장애인을 위한 조리 기구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디자인들도 인상적이이며 플라스틱 문제, 전통의 재해석 등을 통해 새롭게 구현해낸 다양한 의자 컬렉션은 흥미롭다.

국제관인 2전시관은 새로운 아트 트렌드로 떠오른 ‘덥(DUB)’을 제시하는 공간이다. ‘덥’은 공감과 연대에 기반해 외국의 것을 현지의 것과 재조합해 창조하는 예술적 행위를 뜻한다.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개념이지만 마치 섬처럼 독립적으로 구성된 10여개의 전시 코너에서 만나는 세계적인 다이어리 업체 몰스킨, 레게음악의 창시자 밥 말리 등과 연관된 다양한 전시물들은 흥미롭다. 직접 스탬프를 찍어보고, 레코드로 음악을 들어보면서 ‘즐기기’ 딱 좋은 섹션이다.

3전시관 AI관은 디지털 혁명 속에서 AI를 매개로 인간과 기술의 콜라보레이션 현장을 만날 수 있다. 광주 작가 김상연의 ‘우주를 유영하는 고래’는 고래 의사 소통 수단인 주파수를 AI기술을 통해 파동에너지로 확장한 작품이며 노진아 작가의 ‘나의 기계 엄마’는 자신의 엄마를 모델링해 얼굴을 제작하고, 기계를 통해 인간의 표정을 학습하게 한 작품이다. 또 인텔 기반 소프트 사회,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메타버스 체험 등도 만날 수 있다. 그밖에 국내 최초 AI 작곡가 이봄의 작품을 만날 수 있고, 마스크를 쓴 관람객이 참여해, ‘마스크를 쓴 후 달라진 것’들에 대해 응답하며 작품을 완성해나가는 ‘마스크 미착용시 ○○○에 제한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작품은 현재의 우리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이어지는 ‘체험관-진화가 된 혁명들’의 굿 음악과 미디어 아트가 어우러진 ‘풀림과 맺음’에서는 신명난 음악을 감상할 수 있으며 평생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해온 캠퍼 전익관의 ‘일상’을 재현한 작품에서는 그가 직접 사용하는 캠핑카, 오토바이 등을 만날 수 있다.

 

 

 

흥미로운 공간은 이번 디자인비엔날레 홍보대사이기도 한 ‘조수미의 홀로그램 씨어터’다. 예술의 전당이 조수미의 홀로그램을 미디어 아트와 접목시킨 작품으로 ‘나 가거든’ 등 히트곡을 부르는 조수미의 ‘생생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그밖에 NC소프트, 기아, 포르쉐코리아 등 기업들도 참여한 다양한 전시공간을 꾸몄다.

지역에서 생산된 다양한 디자인 작품을 만나는 마지막 지역산업관은 광주의 주력 사업인 ‘광주 뷰티·코스메틱’을 강화한 섹션이 눈에 띈다.

이번 비엔날레는 다양한 사진 스폿을 제공하고 각 작품마다 자세한 설명을 게시하는 등 ‘관람객 친화적인’ 전시라는 점이 눈에 띈다. 또 직접 체험하며 작품 속 주인공이 되는 소소한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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