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강릉 24.5℃
  • 맑음서울 17.6℃
  • 맑음인천 17.5℃
  • 맑음원주 17.4℃
  • 맑음수원 15.8℃
  • 맑음청주 19.7℃
  • 맑음대전 16.9℃
  • 맑음포항 20.4℃
  • 맑음대구 17.1℃
  • 맑음전주 17.7℃
  • 맑음울산 16.3℃
  • 구름조금창원 16.2℃
  • 맑음광주 17.7℃
  • 맑음부산 18.3℃
  • 구름조금순천 9.8℃
  • 맑음홍성(예) 15.9℃
  • 맑음제주 17.6℃
  • 구름조금김해시 16.3℃
  • 맑음구미 16.0℃
기상청 제공
메뉴

(경인일보) 인천 '송학동 역사산책 공간', 큰 그림 없이 기능 충돌 우려

 

인천시가 중구 개항장 일원 구도심 활성화의 거점으로 확보한 역사문화자원들이 큰 그림 없이 제각각 활용돼 시너지를 내지 못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각 시설의 사업 주체가 달라 연계 방안이 미흡하다는 게 지역 문화계 시각이다.

인천시는 기존 역사자료관으로 쓰던 송학동 옛 시장관사(1900년께 건립 추정)를 복합 역사문화 공간 '인천시민애(愛)집'으로 리모델링해 지난해 7월 시민에게 개방했다.

인천시민애집 양옆에 있는 근현대 건축물인 '이음1977'과 '소금창고 부지'도 iH(인천도시공사)와 인천시가 각각 매입했고, 시민 개방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시는 이들 건축물과 제물포구락부, 자유공원 등을 묶어 '송학동 역사산책 공간'으로 이름을 지었다.

1939년 건립된 적산가옥과 소금창고가 있는 부지는 인천시 재생콘텐츠과가 지난해 10월 공공건축가를 통해 활용 방안을 마련하고, 문화 공간 등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1세대 건축가 김수근 (1931~1986)이 설계한 이음1977은 iH가 지난해 8월 리모델링을 마쳤고, 빠르면 이달 말 수탁운영자를 공모할 예정이다.

개항장 구도심 활성화 거점 확보
市는 '시민애집'·'소금창고 부지'
iH는 '이음1977' 사업주체 달라

 


지역 문화계 의견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소금창고 부지, 인천시민애집, 이음1977로 이어지는 역사산책 공간의 구체적 연계 방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소프트웨어' 계획이 없다. 인천시는 지난해 11~12월 '송학동 역사산책길 투어' 프로그램을 한시적으로 운영했으나 이후 이 일대 역사문화자원 연계 프로그램은 나오지 않고 있다.

공간별 차별화·연계 방안도 뚜렷하게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소금창고 부지의 문화 공간 조성사업 이후 운영 주체에 대해 인천시 재생콘텐츠과는 "문화유산과에 인계할 것"이라고 했으나 문화유산과는 "아직 해당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했다. 이음1977 운영 방안에 대해 iH 관계자는 "수탁운영자가 선정돼야 협의를 통해 운영 방식이 정해질 것"이라고 했다.

지역 문화계 인사들은 공간별 사업 주체가 인천시 문화유산과(인천시민애집), 재생콘텐츠과(소금창고 부지), iH(이음1977)로 나뉘었음에도 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 연계방안 마련되지 않아
'민간영역과도 불협화음' 가능성


송학동 역사산책 공간은 물론 개항장 일대 인천아트플랫폼 등 공공문화시설이나 민간 상권과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거점 역할'이 중요한데, 이 같은 구상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개항장을 연구하는 지역의 한 문화계 인사는 "개항장의 주요 건축물을 공공 차원으로 매입하고 개방하는 것은 인천시가 잘한 결정이지만 큰 그림 없이 접근하면 이들 공간끼리 기능이 충돌해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자칫 민간 영역과도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점을 잘 활용하면 침체한 개항장 일대를 활성화할 좋은 기회"라며 "사업 주체 간 유기적 협력이 중요하고 재생사업이 (사업 주체 간) 경쟁처럼 진행되면 안 된다"고 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