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대전시장이 최근 신축 야구장인 베이스볼 드림파크의 궤도 수정 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두고, 완공 지연에 대한 우려와 함께 혈세 낭비 등의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행정 절차를 모두 마친 현 시점에 설계 변경 시, 완공 지연이 불가피할 뿐더러 향후 시설 관리 문제 등은 물론 혈세 낭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 시장은 지난 1일 취임식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베이스볼 드림파크를 추후 돔구장 건설이 가능하도록 설계 변경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설계안보다 다양한 시민시설을 입주시킨 복합문화공간 형태로 설계해 시민 이용도와 활용·효율성을 높이겠단 구상이다. 구체적인 추진 방향은 빠르면 이주 중 결정할 방침이다.
이 시장은 "국제 이벤트나 대형 공연 등이 가능하도록 설계를 일부 변경하겠다"며 "장기적으로 시민들의 요구가 있을 때 돔구장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기초설계를 보완하는 것으로 설계를 변경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다시 '돔구장 카드'를 꺼내든 것에 대해 일각에선 난색을 표하고 있다.
공론화와 부지 선정, 용역 등 절차를 모두 마쳤을 뿐만 아니라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설 운영비와 인조잔디 관리 등의 문제가 뒤따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설계 변경이 확실시될 경우 완공 시기는 최소 3년 이상 더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기본계획 변경안 수립부터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심사 등 모든 행정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해서다. 한화이글스 창단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오는 2025년으로 완공 목표를 잡고 야구장 신축을 추진 중인데, 이러한 목적이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화이글스의 팬 최모(40)씨는 "최근 한밭종합운동장 철거가 진행되면서 도로가 좁아지고 주차공간이 부족해져 인근 초등학교 주차 부지까지 쓰는 상황"이라며 "불편해도 2025년엔 새 구장에서 경기를 즐길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으로 참고 있는데 공사 기간이 연장된다면 팬들은 물론 시민 불만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설계 변경 시, 최소 1000억여 원의 건립 예산이 추가 투입될 가능성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특히 돔구장은 개방형 구장보다 약 2.5배 이상의 운영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 야구 팬과 대전시 인구가 지속 감소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구장 운영을 통한 충당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냉·난방시설이나 인조잔디가 설치되면서 구장 관리에 많은 예산이 투입될텐데, 이는 곧 입장료 책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대형 공연 수요를 얼마나 정교하게 예측했을지 의문이다. 일본이나 미국은 공연 수요가 있어 돔 활용도가 높지만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 시장성을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돔구장 특성상 딱딱한 인조잔디로 조성될 가능성이 높고, 공연 후 폐기물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을 경우 선수 부상의 리스크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지역 체육계 관계자는 "공연이 끝나고 무대 구조물을 세울 때 사용된 폐기물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잔디 사이에 남은 이물질들이 선수들의 큰 부상을 야기할 수 있다"며 "선수 한 명 몸값이 수 억 원을 호가하는데 망가진 잔디에서 뛰다가 부상을 당하면 구단 전력과 예산 측면에서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_taem@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