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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갤러리 만난 호텔…작가들의 예술장터

시각예술프로젝트팀‘1995헤르츠’
금수장 객실 활용 ‘계림보부상’
47명 작가 217점 작품 전시·판매
21~27일 밤 9시까지 ‘夜트페어’
아트테크, NFT 아트 강연도

 

광주의 오래된 호텔이 전시장으로 변신한다. 젊은 기획자들의 아이디어로 객실에서는 그림 장터가 펼쳐진다.

갤러리로 변신하는 공간은 광주시 동구 계림동 ‘금수장(錦繡莊)’이다. 옛 광주시청 맞은 편에 1981년 문을 연 금수장은 나이 지긋한 광주 사람들이라면 기억 하나 쯤 갖고 있는 곳으로, 4년전부터는 객실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광주 시각예술 프로젝트팀 ‘1995Hz(1995헤르츠)’가 주최하는 ‘2022 계림보부상:금수예술장’이 21일부터 27일까지 금수장호텔에서 열린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공모한 ‘작가미술장터’에 선정된 프로젝트다.
 

 

‘계림보부상’은 1995Hz의 기획자 4명(김소진·김규리·강소원·이소영)이 아이디어를 모은 프로젝트로 조선시대 보부상처럼 발품을 팔아 예술작품을 통해 지역작가와 시민을 연계한다는 의도를 담았다. 특히 직장인 등 더 많은 이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오픈 시간을 오후 3시부터 밤 9시로 잡아 ‘夜트페어’ 형식으로 꾸민 게 특징이다.

행사에는 서울과 광주 등에서 활동하 작가 47명이 참여, 총 217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20대 후반부터 30대 작가가 주류를 이루며 40대 작가로는 백상옥·서영기·유선진·서은선 등 4명이 참여한다. 작품 판매 가격대는 20~30만원 선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2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8개의 빈 객실에서 열리는 ‘계림C’는 참여작가와 문필가들이 각자의 예술적 상상력을 발휘해 금수장호텔에 축적된 이야기들을 미술작품, 시, 에세이, 편지, 비평 등을 창작하고 공간을 재구성하는 기획이다. 윤상하·오성현·강부연·김은경·이소의·최지선·송미경·이선미 등 8명의 작가는 조선대 문예창작과 대학원생인 박지훈 등 8명의 작가와 매칭, 객실 하나 하나를 자신만의 색채로 꾸미며 작가 인터뷰 동영상도 함께 전시된다.

 

 

 

빈 객실 16개를 활용해 진행되는 ‘보부상P’에는 39명의 작가들을 초청했다. 김 대표는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미술품을 사고 파는 데 낯설어하는 것에 주목했다. 그래서 작가 영상 촬영을 통해 작품의 의도를 들려주고, 아트상품도 판매하는 등 작가 팬덤을 만들어보려한다. 궁극적으로는 지역 작가 아트상품 등 로컬 브랜딩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린다. ‘To be collector:예술품의 소장 가치를 활용한 재테크’(25일 오후 3시~5시·푸른마을공동체센터)는 아트테크 열풍에 동참하고 싶은 초보 컬렉터를 위한 강연프로그램으로 우흥제 갤러리 이너프라운지 디렉터가 강사로 나선다.

‘NFT 아트, A부터 Z까지:기초와 실전’(25일 오후7시~9시30분·온라인 화상회의)은 최근 미술계를 뜨겁게 달군 NFT 아트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기획으로 박이령(NFT Team Doci/DAO)씨가 강연한다. 그밖에 생중계로 펼쳐지는 ‘금수예술장 라이브 커머스’는 참가 작가 중 판매 경쟁력이 높은 작가의 작품을 대상으로 전문 쇼호스트를 초대, 라이브로 진행하는 옥션이다.

행사를 진행하는 ‘1995Hz’는 지역에서 재기 넘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던 ‘장동콜렉티브’의 김소진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그룹으로 프로젝트에 따라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자유롭게 참여한다.

김 대표가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건 지난해 장동콜렉티브 이름으로 ‘반도상가’에서 열었던 전시회가 인연이 됐다. 도시의 잊혀진 공간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당시 전시 멘토로 참여했던 푸른마을공동체센터 관계자를 만나면서 계림동과 금수장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궁리를 시작했다. 자신에게는 낯선 곳이지만 부모님 세대에게는 추억이 깃든 곳이라는 게 흥미로웠고, 금수장의 레트로한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다.

이번에 전시장으로 활용하는 과정에서는 과거 느낌을 그대로 살릴 수 있는 방식으로 조명을 설치하는 등 옛모습을 지키려 했고 금수장과 관련한 다큐도 촬영했다.

지난해 청주공예비엔날레 공모에서 ‘크래프트 투어리즘’으로 은상을 수상하고 목포 적산가옥을 모티브로 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1995Hz’는 앞으로도 발길 닿는 곳에서 ‘계림동 보부상’ 프로젝트를 이어가려한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