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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뉴스분석] 맥아더 동상, 인천시-보훈처 소유권 논란

정체성 가르는 '재현된 인물'… "적정한 곳으로" 논쟁 뜨겁다

 

인천 중구 자유공원 '더글러스 맥아더(1880~1964) 장군 동상'을 둘러싼 인천시와 국가보훈처 간 소유권 논란은 실존 인물의 동상이 지닌 상징성을 되새기게 한다.

광화문 충무공 이순신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이 한국·서울을 떠올리는 대표적 이미지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동상이 재현한 인물과 그것이 서 있는 위치는 그 지역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인천의 동상들이 특히 그렇다. 오래전부터 동상의 위치가 적정한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뉴스분석] 인천에 세워진 인물상들… 지역이 가지는 의미

 

1957년 9월15일 인천상륙작전 7주년을 기념해 자유공원에 건립된 맥아더 장군 동상은 애초 인천상륙작전의 장소인 월미도에 세울 계획이었다.

당시 신문 기사들을 종합하면 월미도는 미군이 군사기지로 사용하고 있어 동상 건립이 여의치 않았고, 대신 월미도가 보이는 자유공원으로 건립 장소가 변경됐다. 맥아더 장군 동상 건립은 당시 국무회의에서 의결했으며 추진위원장은 문교부 장관, 부위원장은 국방부 장관과 내무부 장관이 맡았다.

 

 

애초 동상 건립 비용은 '전국 공무원의 봉급에서 지출'하기로 했으나, 추후 '국민 각자의 자발적인 민주주의 방식으로 기금을 모아' 마련됐다. 전라남도 등 다른 지역은 물론 미국 시민까지 동상 기금을 보탰다는 당시 신문 기사를 고려하면 "인천시민의 성금으로 건립"됐기 때문에 동상 소유권이 인천시에 있다는 국가보훈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맥아더 장군 동상 소유권은 건립을 주도한 정부에 있다는 게 인천시 입장이다. 

 

인천상륙작전 장소인 월미도 아닌
자유공원에 1957년 전국민 기금 건립
"동상 옮기고 만국공원 환원…
독립운동 역사적 가치 살려야" 목소리도

 

맥아더 장군 동상의 위치가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유공원은 맥아더 장군 동상이 건립되면서 현재 이름으로 바뀌었는데, 본래 이름은 만국공원이다. 만국공원은 개항기인 1888년 미국, 러시아, 영국, 일본, 중국 등 여러 국가 외교관들이 주도해 설립한 우리나라 첫 서양식 공원이다. 1919년 4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뿌리 가운데 하나인 '한성임시정부' 13도 대표자회의가 열렸던 장소로 역사성이 깊다.

맥아더 장군 동상을 월미도 또는 연수구 인천상륙작전기념관으로 옮겨 그 의미를 더하고, 자유공원은 만국공원으로 환원해 독립운동 유적으로 역사적 가치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인천시는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를 국가적 행사로 확대할 계획도 있다.

인천의 한 역사 전문가는 "맥아더 장군 동상이 건립되면서 자유공원은 보혁 갈등의 상징으로 바뀌었는데, 원래는 역사가 더 깊고 한성임시정부 등 독립운동 유적으로서 가치가 크다"며 "맥아더 장군 동상의 위치가 적정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