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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한 집 건너 한 집 폐업…경기침체에 일상회복도 ‘무용지물’

춘천, 원주, 강릉 등 도심지역 곳곳 폐업점포 급증
수십년 넘게 영업 이어온 업주들도 문 닫고 있어
코로나19로 누적된 매출 적자와 대출 이자 더불어
시민 소비심리 회복되지 않아 자영업자 고난 겪어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일상회복에 속도가 붙었으나 침체된 지역경기는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춘천, 원주, 강릉 등 도내 곳곳의 도심지역에서조차 문을 닫는 점포가 급증하고 있다.

3일 오전 춘천의 대표상권 명동 일대는 문을 굳게 닫은 채 새로운 주인을 찾는 점포들이 줄지어 있었다. 명동 일대 90곳의 점포 중 23곳이 문을 닫고 있었다. 전국적인 명성을 지닌 춘천 명동 닭갈비골목마저도 경기침체의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영업을 포기하는 식당들이 속출하고 있다. 

그나마 영업을 하는 상인들도 최대 80%까지 할인을 내세우며 고객 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에 임대료 부담, 종업원 인건비까지 오르면서 영업난을 버텨내지 못하는 업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강원도 최대 경제도시 원주의 상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날 찾은 원주 원일로는 물론 문화의거리, 평원로 등에는 영업을 포기한 채 문을 닫은 매장들이 즐비했다. 한때 젊은이의 거리로 꼽히던 로데오거리 마저도 전체 점포의 30%가 텅텅 비면서 활기를 잃었다.

2005년부터 원일로에서 화장품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나윤(여·47)씨는 3~4명이던 직원을 모두 해고한 뒤 지금은 혼자 매장을 운영한다. 김씨는 “장사가 잘될 때는 매장 2곳을 동시에 운영했는데 지금은 한 곳 운영하기도 벅차다”며 “당장이라도 가게를 정리하고 싶지만 할 일이 마땅치 않아 어쩔 수 없이 이어가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김씨의 점포는 원일로에서 가장 목 좋은 곳에 위치해 있지만 바로 양옆의 점포가 모두 공실이었다. 이중 한 곳은 6개월 가까이 비어있다가 보증금을 1억4,000만원 가량 깎고, 월세도 250만원을 낮춘 후에야 간신히 세입자를 구했다. 나머지 한 곳은 월 900만원이던 월세를 600만원으로 내렸지만 2년 넘게 비어있는 상태다.

강릉 역시 임대 현수막만 걸린 채 텅텅 비어 있는 상가들이 속출하고 있다. 강릉 대학로에서 30년 넘게 옷가게를 운영해온 최모(62)씨는 최근 폐업을 선언했다. 최씨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에도 상권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다 보니 밀린 대출 이자와 적자가 심해져 폐업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최씨의 옷가게 맞은편에 위치한 신발가게에도 10년간 이어온 영업을 마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석병진 강원도자영업자총연합회 이사장은 “영업을 포기하는 업주들 대부분이 코로나19로 누적된 매출 적자와 대출 이자가 일상회복에도 해결될 수 없는 지경에 도달했기 때문”이라며 “시민들의 소비심리 또한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어 자영업자들의 고난이 오래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