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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악취 진동하는 낙동강… 강바닥도 썩어간다

지역 환경단체, 자체 녹조 실태조사
본포수변공원서 깔따구 유충 발견
조사단, 이달 중 채수 결과 공개

연이은 폭염으로 낙동강에서 녹조 현상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환경단체들이 자체 현장 실태조사에 나섰다.

 

3일 오전 낙동강 하류에 있는 김해시 대동면 선착장. 이학영 국회 부의장이 투명한 플라스틱 컵으로 강물을 떠 올리자 진한 녹색빛의 물이 가득 담겼다. 조사단은 허리춤까지 들어가 강바닥 흙을 삽으로 퍼 올렸는데, 흙빛은 이끼색에 가까웠다. 정박한 배들 사이로 강 표면은 짙은 녹색 식물로 뒤덮였고, 공기에는 썩은 풀 냄새가 진동했다.

 

 

낙동강네트워크 등 지역 환경단체들은 3일부터 5일까지 자체적인 낙동강 녹조 실태 조사를 진행한다.

 

환경부와 조사 기준(채수 지점, 위치 등)에서 이견이 계속돼 온 데다, 녹조 내 독성물질 여부에 관한 조사 결과도 기관마다 상반된 바 있기 때문이다. 조사단은 이날 대동 선착장을 시작으로, 경북 칠곡보 선착장까지 상류를 따라 3일간 채수를 이어갈 계획이다.

 

최근 폭염과 적은 강수로 낙동강 수질지표도 악화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함안군과 창녕군 사이 칠서 지점의 유해 남조류 수는 2주 연속 1㎖당 1만 개를 넘겨 조류경보 ‘경계’ 단계로 상향됐다. 김해시 물금매리 지점 역시 대량의 녹조가 검출되며 경계 단계가 유지되고 있다.

 

이날 오후 창원시 의창구 본포수변공원에서 진행된 채토 조사에서는 강바닥 흙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됐다. 조사단에 따르면 최근 낙동강 저층에서 깔따구 유충, 실지렁이 등 오염 지표종이 확인되고 있는데, 이는 녹조로 인한 수질 악화를 방증한다.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부산이 인접한 물금매리 지점은 조류경보제를 통해 관리되고 있지만 낙동강 대부분이 걸쳐 있는 경남지역에서 관리되는 곳은 칠서지점뿐”이라며 “농업용수 취수시설과 수상스키 선착장이 있는 본포지점 등은 무방비에 놓여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현장을 찾은 이학영 국회 부의장은 “현장에 와보니 강인지 풀밭인지 구분이 안 될 지경이며, 가까이만 가도 지독한 냄새가 풍겨온다”며 “녹조가 낙동강 인근 주민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정부에 적극적인 대응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사단은 발족 기자회견에서 그간 정부가 녹조 대응과 실태조사에 소홀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낙동강 물에서 청산가리의 6600배 독성을 가진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고, 에어로졸 형태로 확산돼 인근 주민 97명 중 46명의 콧속에서 독성물질이 확인된 바 있다”며 “그럼에도 정부는 녹조 문제를 방치해왔고, 내년도 낙동강 취·양수시설 개선 예산은 불용액을 포함해도 580억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2년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보 때문에 강 유속이 10배가량 느려지면서 녹조 현상이 심화됐다”며 “정부는 대선 공약대로 ‘4대강 재자연화와 수질 개선’을 위해 보 수문을 전면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사단은 채수한 강물의 오염도와 강바닥 흙의 유기물 함량을 분석해 빠르면 이달 중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