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과 새 학기를 앞두고 컴퓨터를 장만하려던 학생과 학부모들이 고민에 빠졌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폭등으로 조립 PC는 1년 새 80만원에서 140만원으로, 노트북 신제품 가격은 300만원대를 훌쩍 넘어서면서 ‘칩플레이션(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이 가계를 직격하고 있다.
27일 PC 부품 가격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조립 PC(영웅컴퓨터 게이밍울트라 PC 기준) 가격은 지난해 2월 85만6040원에서 이달 139만9900원으로 1년 사이 63.4% 급등했다.
가격이 치솟은 건 컴퓨터의 핵심 부품인 램(RAM)과 저장장치(SSD) 때문이다.
작업용 메모리인 램은 16기가바이트 제품 기준 작년 9월 7만원대였는데 지금은 40만원을 넘어섰다. 성능을 높이려면 보통 2개씩 장착하는 게 일반적이라 램값만 80만원 가까이 드는 셈이다. 파일 저장장치인 SSD도 2배 이상 올랐다.
창원 용호동에서 PC방을 운영하는 박모(46)씨는 “PC를 몇 대 교체하려다 견적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1500만원선을 예상했는데, 지금은 2500만원은 있어야 한다고 해서 일단 보류했다”고 토로했다.
노트북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삼성전자가 27일 출시한 신형 노트북 ‘갤럭시 북6’은 최저가가 341만원이다. 전작보다 50만원 넘게 올랐다. LG전자 신제품도 비슷하게 값이 올랐다.
업계는 인공지능(AI)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AI 붐이 일면서 대기업들이 데이터센터용 고급 메모리 생산에 집중하다 보니, 일반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쓰는 메모리 생산이 뒷전으로 밀렸다는 것이다.
여기에 높은 환율까지 겹쳐 수입 부품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올해 대학 입학을 앞둔 심진주(19)씨는 “대학 입학 전에 노트북을 새로 사야 하는데 부모님께 300만원 넘는 노트북을 사달라고 하기가 죄송해 중저가형 모델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이 급등하자 ‘더 오르기 전에 사두자’는 심리도 번지고 있다. 중고 거래 앱에서는 중고 램 거래가 평소보다 30% 넘게 늘었다.
문제는 가격 급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창원의 한 전자제품 판매점 관계자는 “졸업 시즌과 새 학기를 앞두고 노트북·컴퓨터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데, 가격을 보고 놀라긴 한다”며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이 당분간 계속되면서 앞으로 나올 전자제품 가격도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