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쓰려고요?" 2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의 한 마트 계산대 앞. 번개탄의 위치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마트 사장 최모(65)씨는 "용도가 어떻게 되느냐"고 거꾸로 물었다. 기자라는 신분을 숨기고 "쓸 데가 있다"며 최씨의 물음에 답변을 피했다. 그러자 최씨는 "용도를 말해주지 않으면 번개탄을 판매할 수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기자라는 신분을 밝히자 최씨는 그제야 의심의 눈초리를 거뒀다. 그가 운영하고 있는 마트 계산대에는 '수원시자살예방센터에서 상담과 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최씨는 "누가 번개탄을 사갔는지 늘 기록하고, 미심쩍은 사람이 보이면 자살예방센터에 연락을 한다. 센터 직원이 올 때까지 시간을 끄는 역할도 한다"면서 "번개탄을 사려는 사람에게 조금만 신경쓰면 그 마음을 알 수 있는데,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는 생각에 책임감이 든다"고 말했다. 상담치료 안내문 붙은 수원 마트 "용도 말해주지 않으면 못팔아" "구매 기록… 미심쩍으면 신고"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안(2023~2027)'을 발표한 이후 주요 자살 수단 중 하나인 번개탄과 관련한 논란이 들끓었다. 해당 계획안에 '산화형 착화제가 사
의(衣). 컨테이너 화물기사 유진복(43)씨의 차량 수납공간에는 일주일치 옷가지와 속옷이 들어있다. 식(食). 한편에는 즉석식품과 라면이 있고, 제품을 끓일 버너와 전자레인지도 있다. 주(住). 운전석 뒤편 두 발을 뻗고 잠을 청할 공간이 있다. 덮고 잘 이불은 물론, 더위와 추위를 막아줄 냉난방 기구도 완비했다. 유씨에게 화물차는 의식주가 해결되는 '집'이었다. 그의 집에서 하루를 묵었다. 일과 생활의 경계가 무너져, 일을 하는 수단인 차량이 집이 되어 버린 그의 일상을 따라갔다. 지난 16일 오전 9시30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앞 공영차고지. 25t 화물 트레일러 기사인 유씨가 빗자루와 쓰레받기, 대걸레로 트레일러에 실린 2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분 ) 컨테이너 안을 청소하고 있었다. 그는 30분 뒤 이 컨테이너를 2터미널에 반납한 뒤, 1터미널로 이동해 빈 컨테이너를 다시 실어야 한다. 기사인 그가 본인 소유도 아닌 컨테이너 내부를 청소하고 있던 이유는 다름아닌 시간 때문이었다. 내부가 더러운 컨테이너는 반납을 받아주지 않는데, 전문 업체에 청소를 맡기면 운송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를 한 기사에게 지급되
안성시 원곡면의 한 물류창고 신축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추락사고 사망자가 3명으로 늘었다. 23일 안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추락사고 당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던 30대 노동자 A(중국 국적)씨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다 이날 오전 숨졌다. 앞서 21일 오후 1시5분께 안성시 원곡면의 한 물류창고 4층에서 시멘트 타설 작업을 하던 노동자 5명은 바닥 부분이 3층으로 무너지며 5~6m 아래층으로 추락했다. 사고 당일 2명이 숨졌고, 큰 부상을 당한 나머지 3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사상자 5명 모두는 중국 국적 등 외국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은 노규호 수사부장을 팀장으로 하는 수사전담팀을 확대 편성해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앞서 경찰은 해당 작업장의 현장소장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50여명 규모로 편성된 수사팀은 붕괴 사고가 벌어진 원인과 피해자들이 사망에 이른 이유 등을 규명할 계획이다. 사고가 난 현장은 'KY로지스 안성 저온물류창고' 신축 공사가 이뤄지는 곳이다. 지하1층~지상 5층 규모인 이곳 물류창고의 건축면적은 6천236㎡, 연면적은 2만6천996㎡다. 시공은 SGC 이테크건설이 맡았다. 해당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