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중처법 1년, 부재의 흔적을 좇다·(中)] 사고현장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자욱이 안개가 낀 지난 13일 오후 평택항. 끝이 안 보이는 축구장 35개(28만㎡) 넓이 항만에 형형색색 컨테이너 수백 개가 포진해 있다. 그 사이로 중장비들이 굉음을 내며 이동하기 시작했다. 아파트 6층 높이 이동식 크레인(TC)이 하나에 20t가량인 컨테이너들을 천천히 옮기고 있다. 2년 전 선호씨는 수많은 컨테이너 중 하나에 깔려 숨졌다. 이곳에서 만난 50대 남성 김모씨는 하청업체 소속으로 TC 운전을 10년째 하고 있다. TC는 마치 '움직이는 아파트'와 같은 모양새로 수십 t의 컨테이너를 나르는 만큼 고도의 집중이 필요한 작업이지만, 김씨는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가 많다고 토로한다. 이선호씨 숨진 평택항 컨 작업장 "사람 부족해 10명할 일 8명 소화" 한 달전에도 거대장비 충돌 아찔 그는 "평소에는 사람이 부족해서 10명이 운행할 것을 8명이 소화할 때도 있다. 야간에는 주간보다 물류 반입량이 적어서 한 명이 한 대를 연달아서 운행하라고 지시받는다"고 말했다. 당국의 안전 점검은 잦아졌지만, 현장에서 발견되는 위험 요소들은 여전히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김씨는 "단속 기간에나 조심하라는 지시가 나오지, 현장은 늘 똑같다"며 대수롭지 않은 듯 이
- 이시은·유혜연·김산 기자
- 2023-01-17 1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