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의 물 밤낮 없이 흐르니 끝없는 그윽한 곳에 의탁해서네 학문은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하니 웅덩이 채우고 쉬지 않고 가야하네 황지를 찾아 나섰다. 비탈 아래에 있는데 동쪽은 좁고 북쪽은 넓으며 겨우 3~4장(丈) 정도 된다. 세로도 역시 이와 같다. 물은 맑고 깊으며 깨끗하고 그윽하다. 맑아서 머리카락을 비출 수 있을 정도고, 깊이는 헤아릴 수 없다. 남쪽에 조그만 못은 소황지(小黃池)다. 맑기와 깊이는 대황지(大黃池)에 비할 만하지만 크기는 겨우 4분의 1 정도 된다. 강재황(1689~1756년)이 1719년 7월에 기록한 ‘황지기(黃池記)'의 기록이다. 1664년에 찾은 윤선거(1610~1669년)의 ‘파동기행(巴東紀行)'은 다른 정보를 제공해 준다. 연못 속에 돌과 바위가 쌓여 있는 것이 참으로 기이하다며, 가끔 연못 물색이 누렇게 되기 때문에 황지라고 이름 붙였다고 한다. 아래위의 연못(上下淵)은 방외굴(方外窟)의 물과 합쳐지는데 이것이 바로 낙동강의 발원지라고 보았다. 아래위 연못은 이 층으로 되어 있으며, 물이 연못 가운데서 솟아 나와 시냇물을 이루고 있어 진짜 볼만하다고 했는데 황지를 가리킨다. 이중연(1711~1794년)의 ‘황지가'는 또 다른
나훈아 노래 ‘강촌에 살고 싶네' 그시절 청춘 대표 여행지로 기여 강촌에 살고 싶네. ‘국민가수' 나훈아가 1968년 발표한 노래다. 이 노래는 경춘선을 타고 가던 중 무작정 내리게 만들 정도로 아름다운 강촌의 절경을 가득 담고 있다. 지극히 평범한 농촌의 일상이지만, 나훈아의 감정을 타고 흐르면서 눈을 지그시 감게 만든다. 7080세대 추억과 낭만이 서려 있는 ‘해방구' 강촌이라는 공간의 아름다운 전원풍경과 황홀경이 가사 곳곳에 알알이 맺혀 있다. “날이 새면 물새들이 시름없이 나는/ 꽃피고 새가 우는 논 밭에 묻혀서/ 씨 뿌려 가꾸면서 땀을 흘리며/ 냇가에 늘어진 버드나무 아래서/ 조용히 살고파라 강촌에 살고 싶네.” 경춘선 강촌역에서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봄내길 2코스로 명명된 ‘물깨말구구리길'과 마주하게 된다. 물가에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로, 말 그대로 ‘강촌'이다. 이 노래의 배경이다. 귀경길에 오르던 설강 김성휘가 산 중턱에 걸려 있는 강촌역에 반해 경춘선에서 내려 배를 타고 북한강을 건너 여인숙에 당도했다 한다. 그곳에서 그는 무엇을 보았을까. 어둑어둑한 밤하늘을 유유하게 날면서 북한강을 집 삼아 노니는 물새들의 평온함, 바람에 산들거리는 버드
고기국수와 빙떡 등 제주의 대표 향토음식들이 먹거리 관광자원으로 개발되고, 맛의 방주 등재도 추진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 고유의 향토음식을 보존하고 육성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도 제주향토음식육성 시행계획’을 수립해 추진한다고 24일 밝혔다. 제주도는 올해 4억3000만원을 투입해 향토음식 도록(圖錄) 제작, 창업 및 요리교실 운영, 향토음식 품평회 및 경진대회, 향토음식 관광콘텐츠화 지원, 향토음식점 표지판 제작 등 총 3개 분야·12개 사업을 추진한다. 제주도는 제주 7대 대표 향토음식으로 지정된 자리물회, 갈치국, 구살국(성게국), 한치물회, 옥돔구이, 빙떡, 궤기국수(고기국수) 등 제주 7대 향토음식의 대중화를 위해 레시피를 제작한다. 또 슬로푸드국제협회에서 주관하는 맛의 방주에 제주 전통음식을 추가로 등재하기 위한 사업도 추진한다. ‘맛의 방주(Ark of taste)’는 세계 각 지역의 잊혀 가는 맛과 음식들을 발굴하고 훌륭한 요리법들을 기록하는 국제 슬로푸드프로젝트로 이탈리아에 본부를 둔 ‘슬로푸드국제협회’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2021년 기준으로 맛의 방주에 푸른콩된장, 제주흑우, 꿩엿, 고소리술 등 23개 품목이 등재
가수 윤도현과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가 의기투합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제주해녀문화’ 알리기에 나섰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은 한국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한 영상 캠페인 4부작 중 마지막 편인 ‘제주해녀’를 공개했다고 24일 밝혔다. 서경덕 교수가 영상 제작에 참여했으며 해설은 가수 윤도현이 맡았다. 이번 캠페인의 주제는 ‘같이해서 잇다, 가치를 잇다’다. ‘제주해녀’ 편에서는 약자에 대한 배려와 생태주의적 요소를 중심으로 제주해녀가 가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소개하고 있다. 영상은 한국어로 영상으로 제작됐다. 제주 공천포 해녀·해남들이 자연과 함께 공존하며 욕심내지 않고 협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특히 나이 80대 터줏대감부터 40대 신참 해녀, 해남 등이 등장해 서로 지혜를 나누며 세대를 이어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제주해녀’ 문화를 엿볼 수 있다. 해설을 맡은 윤도현은 제주에서 거주하며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윤도현은 “평소 제주 고유문화에 관심이 많았는데 제주해녀에 관한 내레이션을 맡아 기쁘다”며 “많은 누리꾼들에게 우리 인류무형유산을 알릴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같이해서 잇다, 가치를 잇다’의 모
국가무형문화재의 보전과 진흥을 위해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이경훈)이 주최하고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최영창)이 주관하는 2022년 국가무형문화재 공개행사가 지난 2월 전북 부안에서 진행한 ‘위도띠뱃놀이’를 시작으로, 오는 3월부터 전국 각지에서 개최된다. 이 공개행사는 예로부터 이어진 전통의 맛을 살려 국가무형문화재에 담긴 정수 그대로 전하는 실연 프로그램이다.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무형유산 공연이나 전시와 다르게 전승자에서 다음 전승자로 이어지는 국가무형문화재 본연의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올해 3월에는 전국 각지에서 총 4건의 공개행사를 진행한다. 성균관 대성전인 문묘(서울)에서는 공자를 비롯한 선성과 선현들에게 제사 지내는 ‘석전대제(춘기)’(3.5.)가, 민속극장 풍류(서울)에서는 황해도와 평안도 지방(서도지역)에서 전승된 민요나 잡가인 ‘서도소리’(보유자 이춘목, 3.26.)가 진행된다. 충청남도 부여에서는 백제의 멸망사와 관계있는 장군제인 ‘은산별신제’(3.23.~3.28.)가 진행된다. ‘은산별신제’는 백제 군사들의 넋을 위로하고 마을의 풍요와 평화를 기원하는 향토축제이다. 또 제주도 사라봉 칠머리당에서는 바람의 여신 영등 할머니와 바다의 신 용왕에
부산지역 학생들이 방과후행복카드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문화예술체험 시설이 올해부터 52곳으로 확대된다. 부산시교육청은 KT&G 상상마당 부산, 바운스트램폴린파크 용호W점, CGV 부산명지점·부산상상마당점, 뮤지엄오브일루전코리아 부산, 스카이라인루지 부산 등 6개 업체와 ‘부산방과후행복카드 협약’을 맺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부산방과후학교행복카드 이용시설은 지난해 48곳에서 올해 52곳으로 늘어나게 됐다. 협약에 따라 KT&G 상상마당 부산은 초·중·고교생 본인과 동반인에게 전시·공연관람료와 카페·디자인소품숍 이용료를 할인해준다. 바운스트램폴린 용호W점도 학생 본인과 동반 1명까지 평일 20%·주말 1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CGV 부산명지점·부산상상마당점은 학생 본인과 보호자 1명까지 수·금·토·일요일 영화관람료 20%와 매점 콤보상품 20%를 할인해준다. 뮤지엄오브일루전코리아 부산은 학생 본인과 동반 3명까지 입장료 20%와 딜레마게임 10%를 할인해주며, 스카이라인루지 부산은 학생 본인과 동반 2명까지 10%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시교육청은 ‘2022 방과후행복카드’를 제작해 다음 달 부산지역 초·중·고교 학생들에게 1인당 1
계속되는 코로나 19로 대면공연이 줄어들면서 클래식 스타들이 앨범을 통해 대중과 만나고 있다.지난해에는 2015년 한국인 최초로 쇼팽 국제 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두번째 쇼팽 앨범을 발매해 화제가 됐다.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앨범을 낸 지 5년 만에 발매한 앨범은 큰 인기를 끌었고, 앨범 발매를 기념해 진행된 리사이틀 또한 매진을 기록했다.최근 바리톤 길병민이 선보인 앨범은 클래식 음반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으며 피아니스트 박재홍·임동혁 등도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팬텀싱어3’가 배출한 스타 바리톤 길병민이 지난 17일 발매한 정통 클래식 앨범 ‘더 로드 오브 클래식스(The Road of Classics)’는 예약판매가 시작된 지난 1월 단 하루 만에 플래티넘(1만장 이상) 기록을 달성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이번 앨범은 발매 전날인 16일까지 2만5000여 장의 예약판매를 기록하며 멀티 플래티넘의 반열에 올랐다.앨범에는 베버 ‘마탄의 사수’, 도니제티 ‘사랑의 묘약’, 비제 ‘카르멘’, 로시니 ‘세빌리아의 이발사’, 라흐마니노프 ‘알레코’ 등에 나오는 베이스 아리아와 함께 가곡인 슈베르트 ‘마왕’, 토스티 ‘더
광주의 아티스트는? 이달의 문화행사는? 광주의 핫플레이스는? 작품을 구매해볼까?예술가와 소통하는 커뮤니티 중심의 플랫폼이 최근 잇따라 오픈해 눈길을 끈다.먼저 광주문화재단이 오픈한 광주문화예술 플랫폼 ‘디어 마이 광주’(Dear My Gwangju·친애하는 나의 광주)가 지난 8일 공식 오픈하고 시민들 곁으로 다가왔다.디어 마이 광주는 문화로 소통하는 놀이터 역할을 지향한다. ‘너와나의 문화생활을 자랑하고 공유하는 놀이터! 문화 인싸들의 최신 소식을 실시간으로’라는 문구처럼 누구나 콘텐츠를 쉽게 업로드하고 예술가와 직접 소통할 수 있다. 다양한 문화예술정보를 공유하고 교류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커뮤니티형 플랫폼이라는 특성에 맞게 광주에서 펼쳐지는 공연, 전시 등의 정보 외에도 예술인을 팔로잉하고 소통하며 작품 활동을 접할 수 있다. 한마디로 필요한 문화예술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디어 마이 광주는 모두 6개의 메뉴로 구성돼 있다. 문화생활을 즐기고 콘텐츠를 공유하는 문화예술 놀이터 ‘커뮤니티’, 예술가의 작품을 온라인에서 감상하고 구매까지 할 수 있는 ‘아트스토어’, 아티스트 간 필요한 정보를 나누고 콜라보작업을 제안하는 창작발전소 ‘아트콜라보’, 다양
위축된 한국 영화계가 지속되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2년 연속 한국 영화산업 시장규모는 줄었고 상업영화 수익률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OTT 서비스(영화부문) 등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영화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21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영화산업 시장 규모는 1조239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2019년 2조5천93억원이었던 규모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40.8% 수준으로 축소된 상황이다. 지난해 극장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5% 증가한 5천845억원으로 주요 부문 중 유일하게 증가했지만, 극장 외 시장의 매출액은 3천83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6.5% 감소했다. 작년 시장규모 1조239억 '2년째 감소세' 해외 수출액 556억 전년比 39.5% 줄어 해외 수출액 역시 556억원으로 전년 대비 39.5%로 크게 줄었다. 다만, 그간 막혀있던 중국시장에서 6년 만에 정식 극장 개봉을 하면서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이 희망적이라는 평가다. 내용적으로 보면 지난해 5월 이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가 잇따라 개봉하면서 한국영
동해안 제1의 무역항으로서 석탄과 시멘트 실어 나르랴 전국서 몰려든 선원들 엉켜 요정·백화점은 문전성시 그 당시 추억들은 아스라이 논골의 담길 벽화로 전해져 지금은 대표적인 관광지로 낭만 가득 한국의 ‘산토리니' 동해 묵호항 주변은 과거와 현재의 흔적들을 한꺼번에 담아 놓은 타임캡슐 같은 곳이다. 마을을 둘러보면 우리 삶의 흔적들이 가득 담긴 기억, 추억의 퍼즐 조각들을 꿰어 맞출 수 있는 단서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묵호항 주변을 이러구러 거닐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때 그 역사의 한 장면 속으로 스르륵 스며든 것 같은 기분을 오래도록 느낄 수 있다. 누구든 좁다란 언덕길을 타고 직접 발품을 팔아야 한다. 아쉽게도(?) 빠르게 한번 휙 하고 둘러보는 게 아예 힘든 곳이다. 제대로 이곳을 즐길 수 있으려면 말이다. 묵호등대에 오르는 길(오름길), ‘논골담길', 그 주변 이야기다. 바다와 달동네 조합이 왠지 어색하기는 하지만 묵호항은 이질적인 이 두 장소가 찰떡같이 어우러진 곳이다. 덕분에 낭만을 한가득 담은 한국의 ‘산토리니'라는 별칭을 얻고 있기는 하지만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곳의 역사 안에서는 그 당시 사람들이 어쩌면 삶으로 담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