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립미술관(관장 김은영, 이하 도립미술관)이 이달 15일 군산을 찾는다. 도립미술관은 15일부터 4월 10일까지 군산근대미술관에서 도립미술관 소장품전 '찾아가는 미술관: 상상 속 풍경'을 개최한다. 도립미술관은 해마다 소장품 중 일부를 엄선해 도내 시•군 문화공간에 작품을 전시하는 '찾아가는 미술관'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도민의 일상과 함께하는 평생 교육의 장으로서 도민의 공공자산인 미술관 소장품의 감상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 내 미술 문화의 저변을 확산하고자 마련됐다. 올해 찾아가는 미술관은 군산근대미술관에서 출발한다. 주제는 '현실과 이상', '상황과 기억' 등이다. 도립미술관 소장품 중에서도 동시대 미술 속 초현실주의와 추상미술 작품의 공통분모를 찾은 끝에 엄선된 작품들이 전시된다. 인간과 자연의 이상적인 공존을 지향하는 상상적 공간을 만든 조성숙 작가의 <내일의 숲>, 상상 속 내면의 풍경을 끌어내 추상적 이미지로 초현실적 공간을 창출하는 유기종 작가의 <생각-자라나다>, 현실에 부가된 양면성을 극복하려는 양순실 작가의 <깊은 하루> 등 16점의 다채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어 표인부 작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부산영상위원회가 올해 제작지원 예산 증액과 분야별 지원을 통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와 같은 뉴미디어, 제작환경 변화에 대응하기로 했다. 또 지난 한 해 역대 최다 촬영지원 편수(142편)를 기록한 데 이어 ‘영화 촬영하기 좋은 도시’로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로케이션 인센티브를 늘리고 스튜디오 시설을 보강한다. 특히 부산도시공사가 운영하는 해운대구 유스호스텔 아르피나와 협력해 영화인을 위한 숙소 ‘시네마하우스 인 아르피나’를 새롭게 조성한다. 시네마하우스 인 아르피나는 다음 달 중 아르피나 5층 객실 전체 25실로 개장할 예정이다. 부산영상위는 지난 11일 서면을 통해 정기총회를 진행하고 이 같은 내용의 ‘2022년도 주요 사업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먼저 미디어 환경 변화에 걸맞게 제작지원 사업의 구조를 개편하고, 지원금을 확대 조정해 지역 영화·영상 제작 활성화를 위한 환경을 마련한다. 최근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갖춘 OTT 플랫폼이 부상하고 웹 드라마와 시리즈물의 제작이 활발해짐에 따라 올해부터는 ‘부산제작사 (웹)드라마 제작지원 사업’을 별도로 진행한다. 기존에는 영화와 웹드라마 지원사업을 함께 진행했지만, 올해부터는 드라마 부문을 분
■두로코토룸의 비극 파리에 사는 쥬느비에브는 샘물을 뜨러 가기 위해 여느 날처럼 동네 친구들과 함께 물동이를 지고 숲속을 걷고 있었다. 그녀는 친구들에게 성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천사나 하나님으로부터 들었던 말씀도 전해주었다. 그녀에게는 천사가 나타났다, 하나님의 말씀이 들렸다 하는 등의 기적이 자주 일어났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그녀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면서 화형을 시켜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중에는 모두 그녀의 깊은 신앙심을 다 이해하게 됐고, 그녀에게 마을 처녀들을 신앙으로 이끄는 역할을 맡기기도 했다. 쥬느비에브와 친구들은 샘물을 뜨고 돌아오다 로마군 병사를 만났다. 그의 몸은 흙투성이였으며, 몹시 지친 듯 힘들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아름다운 아가씨, 바쁘지 않으시면 제게 물을 한 잔 주는 은혜를 베풀어 주시겠소?” 젊은 병사는 쥬느비에브 앞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의 입술은 바짝 말라 있었다. 얼굴은 핼쑥한 게 며칠째 음식을 먹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쥬느비에브는 물동이를 바닥에 내려놓고 물을 떠서 병사에게 가져다주었다. 병사는 물이 옆으로 새는 것도 모른 채 허겁지겁 물을 마셨다. 쥬느비에브는 이 낯선 병사가 누구인지 궁금했다.
부산박물관은 2022년 호랑이해를 맞아 15일부터 6월 12일까지 부산박물관 2층 미술실에서 신수유물(新收遺物) 소개전 ‘바다를 건너간 조선 호랑이’를 연다. 이번 전시에는 부산을 통해 바다 건너 일본에 전해진 미공개 ‘조선 호랑이’ 그림 3점이 출품된다. 호랑이는 예로부터 신출귀몰한 맹수로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용맹함과 날렵함으로 잡귀와 액운을 물리치는 신령한 동물로 숭상돼 그림과 공예품의 소재로 애용돼 왔다. 바다 건너 일본에서도 호랑이가 신성시돼 그림에 자주 등장한다. 특히 일본은 야생 호랑이가 서식하지 않아 조선산(朝鮮産) 호랑이 그림이 더욱 영험한 힘을 가진다고 믿고 선호해 부산을 통해 호랑이 그림을 수입하기도 했다. 18세기 이후 ‘조선(朝鮮)’이라는 글자와 화가의 자호(字號)가 적힌 호랑이 그림을 다수 확인할 수 있다. 조선시대 대일 교섭 창구 ‘왜관’이 위치한 부산은 일본 내 호랑이를 비롯한 조선 그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대일교역용 회화’ 제작의 큰 축을 담당했다. 조선 호랑이의 명성은 근대에도 이어졌다. 19세기 후반 부산과 원산 등 개항장에서 외국인에게 조선의 다양한 풍속화를 그려 판매한 기산(箕山) 김준근(金俊根)의 작품에서도 ‘한국
문명의 발달이 빠르게 이뤄지며 예술 또한 그에 발맞춰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시대다. 30년 전만 해도 '뉴미디어'였던 비디오는 이제 오래된 매체가 됐고, TV보다 스마트폰이 익숙해진 오늘날, 예술은 VR, AR 등 첨단 기술들을 빠르게 접목하고 있다. 처음엔 다소 낯설고 어렵게 느껴져 대중 속으로 스며들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기존의 작품과 연결되는 형식과 사상, 개념을 찾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이렇게 새로운 기술을 접목시킨 작품에서 기존의 틀을 찾을 수 있는 전시를 오는 12일부터 내달 27일까지 대전신세계 6층 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대전신세계 ART&SCIENCE가 주관하는 '백남준, 이이남 IN PROGRESS(현재진행형)'이 바로 그것이다. 비디오아트의 거장으로 꼽히는 백남준 탄생 9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전시회에선 백남준과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백남준을 대표하는 비디오 아트와 TV 조각. 드로잉, 콜라주까지 다채로운 작품세계를 선사할 계획이다. 이번 전시에는 백남준의 '에스키모 맨'을 비롯한 대표 비디오 아트와 TV 조각, 드로잉, 콜라주 등 30여점이 전시된다. 고전 회화를 재해석한 디지털 작품으로 이
지난 2012년 개관한 전통문화관은 웅숭깊은 문화예술의 맥을 이어왔다. 그동안 예술인과 전통문화를 잇는 활동을 펼쳐왔다. 또한 문화재 전승 교육과 아울러 시민을 위한 상설공연도 진행해왔다. 전통문화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오는 12일 융복합 프로그램 ‘2022 무등풍류 뎐’을 펼친다. ‘시민과 함께하는 전통문화관 10년 시민 동락(同樂)’을 주제로 사진 전시, 탱화장 세화 시연, 한복체험, 무형문화재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선을 보인다. 첫 번째 프로그램은 시민이 촬영한 전통문화관 10년 사진 전시. 그동안 온라인 SNS에 소개된 사진을 매개로 추억을 되새기는 시간을 갖는다. 아울러 조성숙 작가의 ‘달달(月)한 공존’, 류종원 작가의 ‘자연속에 스며들다’, 장건우 작가의 ‘소원 들어주는 무등산 호랑이 할매’ 등 작품들을 18일까지 전시한다. 행사 당일(오후 2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한복을 입고 전시장 포토존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인증을 받으면 선착순 50가족에게 쌀 2kg을 나눠준다. 광주시 무형문화재 탱화장 송광무가 그린 임인년 세화도 만날 수 있다. 선착순 20명에게 작품을 증정하며 당일 오후 3시부터 전통문화관 유튜브와 페이스북 라이브
1965년부터 옛 수인선에서 운행했던 협궤열차가 국가 문화재로 등록된다. 문화재청은 10일 '협궤 디젤동차 163호'와 '협궤 객차 18011호' 등 철도 차량 4건의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을 예고했다. 협궤 디젤동차 163호와 협궤 객차 18011호는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 공장인 인천공작창에서 1965년 제작됐다. 협궤철도인 수인선 등에서 운행되다 1995년 수인선 폐선 이후 경기도 의왕 철도박물관에서 보존하고 있다. 이들 협궤열차는 근대 철도 교통의 역사와 도로 교통 발달 이전의 서민 생활사를 알 수 있는 철도 유물로서 역사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디젤동차 163호·객차 18011호 등 문화재청, 등록예고 "생활사 유물" 인천과 수원을 이은 옛 수인선은 1937년 건설돼 일제강점기 쌀·소금 수탈 수단으로 이용됐다. 해방 이후부터 1995년 폐선될 때까지는 시민들이 주로 이용했다. 열차 레일 간격이 국제 표준보다 좁은 협궤열차는 '꼬마열차'로도 불렸다. 문화재청은 협궤열차 등 철도 차량 4건의 등록 예고 기간인 30일 동안 관련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 문화재로 등록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서해안 주민들의 중요
진주성을 비롯한 전국 읍성에 대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추진된다. 진주시는 지난 9일 순천시, 고창군, 서산시 등 3개 지자체와 ‘한국읍성’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를 위한 비대면 화상회의를 가졌다. 읍성은 옛날 지방 군현의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쌓은 성으로, 우리나라의 전 국토에 산재했다. 전국에 현존하는 읍성은 98곳, 그 중 국가사적지로 지정된 곳은 진주성을 포함해 16곳이다. 이날 화상회의에 참여한 지자체는 경남 진주시(진주성), 전남 순천시(낙안읍성)와 고창군(고창읍성·무장읍성), 충청남도 서산시(해미읍성)이며, 특별 손님으로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김귀배 과학문화본부장이 참석했다. 순천시 주관으로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진행된 이번 회의에서는 한국읍성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를 위한 읍성도시협의회 구성, 읍성 공동 연구와 보존 활용 방안, 다양한 문화콘텐츠 개발 등 향후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읍성도시협의회 구성에 참여 가능한 기초 단체는 국가사적지로 지정된 16개 읍성을 보유한 15개 기초단체이며, 경상남도에서는 진주시(진주성)와 하동군(하동읍성)이 해당된다. 조규일 시장은 “이번 영상회의에 참여한 지자체는 물론, 다른 읍성 지자체의 협의회
늦은 겨울, 자신만의 사색의 시간을 갖고 싶다면 김해 한림면에 있는 화포천습지생태공원으로 가보자. 해 뜰 무렵의 물안개 낀 습지와 해 질 무렵의 붉게 물든 습지를 보면 일순간이지만 욕망에 찌든 자신을 내려놓게 된다. 습지를 따라 낸 둘레길을 느릿느릿 걷다 보면 사계절이 절로 보인다. 솜털 달린 버드나무 씨앗이 눈꽃처럼 흩날리고 노랑어리연꽃 피는 봄이 지나면 푸르른 생명력이 넘실대는 여름이 오고, 어느 새 그 자리를 가을 전령 갈대와 물억새가 채웠다 싶으면 또 얼마 지나지 않아 겨울 진객 철새들의 군무가 펼쳐진다. 특히 겨울에는 먹이를 찾아 날아온 독수리떼도 볼 수 있다. 김해시 한림면 한림로 화포천습지생태공원은 국가 지정 습지보호지역이자 생태관광지역인 화포천습지 중·하류에 있는 생태공원으로 길이 3.5㎞, 면적 159만1200㎡에 이른다. 화포천습지는 지난 2009년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에도 선정됐다. 선사 이전부터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화포천습지는 진례면 대암산에서 발원해 진례·진영·한림을 거쳐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가는 화포천 중류부터 하류까지 형성된 국내 최대 하천형 습지다. 화포천습지는 800종이 넘는 생물(식물 422종, 곤충 175종, 조류
400년 역사 이어온 전통 5일장 이효석 단편 ‘메밀꽃 필 무렵' 배경 허생원 단골 주막 ‘충주집' 반기고 담담하고 슴슴한 메밀 맛 향연 장터 한바퀴, 소설을 거닌 듯 “봉평은 지금이나 그제나 마찬가지” 그의 말이 귓가에 맴돌아 꽃 대신 햇메밀 빻는 냄새가 가득한 계절, 마치 하늘과 이어질 듯한 메밀밭의 산허리를 오른다. 허생원이 나타날 것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소설 같은 봉평장의 한 페이지를 넘긴다. 걸음마다 소설 속 문장에 스며 있는 고아한 메밀꽃 향기를 곱씹어 본다. 이곳은 어느새 허생원과 조선달이 웃고 떠드는 시장 한복판이다.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으로 유명한 봉평장은 조선시대부터 400년 역사를 이어온 5일장이다. 소설의 주요 배경답게 봉평장에선 그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시장 중심에는 나귀를 이끌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허생원과 조선달, 동이 조형물이 자리하고, 구석에는 허생원의 단골 주막 ‘충주집 터'가 있다. 허생원이 충주댁과 농탕치는 동이에게 야단을 치던 장면을 상상하며 ‘충주집 터'를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봉평시장을 ‘메밀꽃 필 무렵'의 공간으로 완성시키는 것은 긴 시간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