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가기 전 내가 늘 몇 가지 의례(儀禮)처럼 치르는 일이 있다. 그렇다고 빛의 여신 에일린처럼 흰 옷을 입고 새벽 산을 찾는다는 것은 아니고, 저질체력 보강을 위해 최소한 몇 주 전부터라도 놀이터에서 달리기를 한다거나 동네 한 바퀴 걷기라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는 곳에 대한 찾을 수 있는 한 모든 자료를 뒤져 나름의 소책자를 만드는 것이 그것이다. 여력이 될 때, 특히 일행이 있는 여행일 경우에는 필히 가는 곳에 관한 역사, 정치, 문화, 예술, 산업 등을 전공 교수나 전문가들의 강좌를 기획해서 여행 전 몇 달에 걸쳐 진행을 한다. 더욱더 의미 있는 여행을 위한 준비의 한 맥락인데 호응적이라 이젠 내가 기획한 여행에서는 관례화되어 있다. 그렇게 준비를 하다가 가끔 슬픔에 빠질 때가 있는데 더블린 여행을 앞두고 깊이 알게 된 아일랜드의 역사가 그렇다. ◆ '슬픈 아일랜드'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제임스 조이스, 오스카 와일드, 조지 버나드쇼, 조너선 스위프트, 사무엘 베케트, 셰이머스 히니, 지난 20여 년간 작가콜로퀴엄 특강에서 학계의 권위자들을 모시고 들은 아일랜드 작가들에게서 켈트신화, 애란(愛蘭), 이니스프리, 율리시스, 블룸즈 데이, 행복한
울산시립교향악단(이하 울산시향)이 14일(일) 오후 5시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펼쳐지는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 무대에 오른다. 이날 알렉세예프 예술 감독 겸 지휘자가 이끄는 울산시향은 피아니스트 박종화와 함께 리아도프, 라흐마니노프, 쇼스타코비치의 작품을 연주한다. 울산시향은 먼저 리아도프의 '폴로네이즈 C장조'(알렉산더 푸시킨을 추모하며)를 연주한 뒤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를 들려준다. 2부에서는 1917년 11월의 볼셰비키 혁명을 소재로 한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12번 d단조 '1917년'을 연주한다. 울산시향 지휘자 알렉세예프는 현재 러시아 국민예술가이자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를 겸하고 있는 러시아의 거장이다. 피아니스트 박종화는 1995년 퀸 엘리자베스 국제음악콩쿠르 최연소 입상과 최우수 연주자상 수상, 스페인 산탄테 국제 피아노 콩쿠르 2위 입상 등 국내외 콩쿠르에 입상했으며, 현재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티켓은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concerthouse.daegu.go.kr), 인터파크 티켓(ticket.interpark.com, 1661-2431)을 통해 예매하면 된다. 053)250-
광주시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대에 맞춰 ‘매력적인 광주 관광’ 시대를 연다.10일 광주시에 따르면 온리원(Only-One) 전략을 마련하고, 광주만의 고유한 관광 자원을 엮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매력적인 관광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시는 올 상반기부터 15개 협력여행사들과 함께 ‘인터파크 투어’에 21개 예술여행대표도시 관광상품 판매를 개시했으며,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맞춰 국내여행객을 대상으로 생태관광, 예술관광, 체류형 야간관광 상품을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 시는 인적·물적 관광인프라도 대폭 확충한다. 내년에는 남구 양과동에 광주시립수목원을 개장해 코로나19로 지친 관광객의 심신 치유를 도울 예정이며, 호수생태원 생태마을과 증심사 일대를 중심으로 무등산권 관광지도 조성한다. 또 어등산 인근에 위치한 월봉서원에는 2023년까지 선비문화체험복합관을 건립하고, 체험형 관광과 국내외 유교문화권 교류를 통한 관광자원화에 나선다.광주시는 ‘대한민국 예술여행 대표도시=광주’라는 인식을 굳히기 위한 아시아예술관광중심도시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예술여행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으로 키워낸 전문 기획인력을 중심으로 동구 거점예술여행센터 및 북구 맛있
영암 전남 국제자동차경주장에 가상 레이싱을 즐길 체험공간이 조만간 들어설 예정이다. 전남도가 모터스포츠 마니아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발길도 사로잡기 위해 경주장 내외에 차별화한 체험공간과 다양한 콘텐츠를 구축하기로 했다.10일 전남도에 따르면 올해 초 증축을 마친 국제자동차경주장 카트장 2층에 24석 규모 시뮬레이터 모션 체험 영상관을 비롯해 카레이싱 시뮬레이터 기구 등 총 6종류의 장비 42대와 35개 이상의 콘텐츠를 마련하기로 했다. 내·외부 인테리어도 레이싱을 상징하는 이미지를 디자인으로 차용해 국제자동차경주장 위상에 걸맞은 스릴만점의 가상체험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국내 최대 서킷을 보유한 국제자동차경주장은 모터스포츠 마니아 위주 공간에서 새로운 레저스포츠 체험과 휴식공간을 제공, 누구나 즐기는 공간으로 탈바꿈해 국내 최고 자동차복합문화단지로 거듭나는 한편 전남의 새로운 관광자원이 될 전망이다.전남도는 지난 2019년부터 자동차경주뿐만 아니라 가족과 함께 즐기는 체험·문화공간 구축에 들어간 바 있다. 자전거도로, 휴게시설, 네트어드벤처, 짚와이어, 인라인스케이트장, 키즈 드라이빙장, 발물놀이터, 드론연습장, 클래식 전기카트 등의 시설이 대표적이다.강상구
현대인들은 바쁘다.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역설적으로 과학문명이 발달하고 정보화가 진행될수록 여유가 없어진다. 마치 기계의 부속품 같다. 이러한 때 한적한 산사를 찾아 천년고찰의 고즈넉한 향기에 젖어보는 것도 좋다. 바람소리, 물소리를 벗 삼아 한가롭게 전통 문화를 감상하다 보면 한결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너그러워진다. 도심 속에 힐링과 여유, 수행을 하며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생겨 눈길을 끈다. 지리산 화엄사(주지 덕문)의 ‘빛고을포교원’이 최근 광주시 광산구 하남동에 둥지를 틀었다. 본사인 화엄사는 민족의 영산 지리산 자락에 있는 천년대찰이자 역사의 유구함과 빛나는 문화유산을 간직한 명찰이다. 또한 수행의 역사가 면면히 이어져 온 수행도량이기도 하다. 그 화엄사가 변화하는 시대상에 맞춰 도심에 포교원을 개설한 것. 그동안 본사 위주의 수행가풍을 유지, 계승해왔으나 좀더 시민과 불자들 곁으로 가까이 하기 위해 도심에 수행처를 연 것이다. 오는 20일 개원을 앞두고 방문한 이곳은 번잡한 도심에서 떨어진 곳이라 다소 한갓졌다. 물론 주위에 아파트가 들어서 있지만 숲처럼 사방을 에워싸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외곽 쪽으로는 산과 들이 펼쳐져 있고 반대쪽으
집트랙·집코스터·집라인·스카이레일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이동형 공중체험 레저시설(이하 공중레저시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만, 이를 관리할 법령은 미비하다. 늘어난 시설만큼 관련 사고도 계속 발생하고 있지만 안전을 담보할 제도는 수년간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것이다. 10일 경기도와 지자체,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집트랙·집코스터·집라인·스카이레일 등 공중레저시설은 양쪽 지주대 사이에 와이어나 트랙을 설치하고, 탑승자와 연결된 도르래를 와이어 등에 걸어 빠른 속도로 반대편으로 이동하는 시설을 뜻한다. 한국에서는 1998년 충남 천안의 한 연수원에 처음 도입됐다. 이후 가평 등에 설치된 공중레저시설이 인기를 끌면서 우후죽순처럼 번졌고, 전국에 50여개 시설이 운영 중이다. 각 시설은 특허를 내고 운영되는 개별장치로, 시설을 지칭하는 명칭이 없고 각 상표명을 고유명사처럼 부르고 있다. 전국 각지 잇따른 사건사고 불구 사업자등록증만 있으면 영업 가능 관련 법령 미비… 관리주체 없어 20대 국회서 '체육시설 등록' 불발 21대 "소관기관 충돌 여지" 계류 인기와 달리 안전관리에는 구멍이 뚫려 있다. 자유업으로 분류돼 사업자등록증만 있으면 영업이 가능한 데다, 관
경남도립미술관이 올 하반기 기획전을 차렸다. 이번 주제는 판화와 돌봄. 1·2층선 한국 근현대 목판화의 역사를, 3층선 코로나 시대 돌봄의 의미를 사유해볼 수 있는 전시로 꾸며진다. ‘각인(刻印) : 한국 근현대 목판화 100년’, 동시대미술 ‘돌봄사회’ 두 전시 모두 내년 2월 6일까지 열린다. ◇각인(刻印) : 한국 근현대 목판화 100년 인물화에 새겨진 세월의 흔적이 짙다. 흑백 사진인가 싶지만 아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초상화를 정교한 칼맛의 리놀륨 판화로 구현한 정원철 작가의 작품이다. 다른 벽면엔 장쾌한 국토가 펼쳐진 풍경과 마주한다. 회화인가 싶지만 아니다. 대자연을 마주한 인간의 정서를 초대형 목판화로 담아낸 류연복 작가의 작품이다. 지난달 28일 본 전시 앞서 사전 전시회가 열렸다. 이날 해설자로 나선 김진하 나무아트 공동기획자는 “이번 전시는 국토와 공간을 소재로 삼은 2000년대 이후 목판화 작가들의 작품이 주를 이룬다. 이들은 독자적인 내용과 목판화 어법·형식을 갖춘 작가들”이라고 설명했다. ‘각인(刻印) : 한국 근현대 목판화 100년’展엔 2000년대 한국을 대표할만한 목판화 작가들의 대형 작품을 중심으로 한국 근현대사를 가로지르는
거창군이 ‘수승대’ 명칭을 지켜냈다. 거창군은 최근 열린 ‘문화재위원회’에서 지역민의 의견을 반영해 현재 명칭을 유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문화재청은 명승 제35호 ‘성락원’의 역사성 논란으로 전국 명승 별서정원의 역사성 고증을 전수 조사하면서, 퇴계 이황의 제명시를 따라 지어 현재까지 사용해 오는 ‘수승대(搜勝臺)’를 그 이전 삼국시대부터 ‘수송대(愁送臺)’로 알려져 왔다는 역사 고증 및 검토 결과에 따라 명칭을 변경하기로 했다. 문화재청은 지난 9월 6일 ‘수승대 지정명칭 및 지정사유 변경 예고’를 통해 10월 5일까지 30일간 예고 기간에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에서 이를 확정하기로 했다. 이에 거창 주민들과 거창군은 사전 주민 협의 과정도 없이 진행된 문화재청의 일방적인 문화재 명칭변경 예고에 강하게 반발하며, 현행 수승대 명칭 유지 목소리를 온라인 및 오프라인으로 적극적 개진했다. 특히 구인모 군수는 지난 9월 24일 기관단체 간담회를 갖고 ‘수승대’ 지정명칭 현행 유지에 대한 공동건의문을 채택하여 문화재청장을 면담하고 건의문을 전달했다. 지난 10월 27일 열린 문화재위원회에서는 경상남도 문화재관리담당과 거창군 관계
한국관광公 비대면·산업여행지 용평리조트 발왕산 등 5곳 선정 위드코로나 시대를 맞아 국민들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국내 관광지로 강원도의 주요 지역이 꼽혔다. 한국관광공사가 10일 선정한 ‘웰니스 비대면 안심관광지' 9곳에 평창 용평리조트 발왕산, 홍천 힐리언스 선마을, 정선 로미지안 가든 등이 포함됐다. 기존 웰니스 관광지 중 소수로 프로그램 체험이 가능하고 자연 속에 있어 밀집도가 낮아 치유 여행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평창 용평리조트 발왕산에서는 국내 최장 관광케이블카를 이용, 가장 높은 곳에서 걷기 명상, 식물향기 아로마테라피 등을 체험 할 수 있다. TV도 없고 휴대전화도 안 되는 홍천 힐리언스 선마을은 힐링 과학을 바탕으로 건강한 노화를 위한 음식과 운동, 생활 리듬 습관을 익히도록 도와준다. 기관지 천식을 앓는 부인을 위해 남편이 만든 정선 로미지안 가든의 힐링테마 조형물과 트레킹 코스 등은 치유와 성찰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이와함께 태백 매봉산 바람의 언덕(매봉산 풍력발전단지)과 정선 삼탄아트마인 등도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2021 산업관광 12선 공모에 당선됐다. 신형철·전명록기자
조인성X차태현 '어쩌다 사장' 촬영지로 핫플레이스 등극 식료품·잡화 글씨 정겨워 부산·제주서도 손님 찾아와 하루 200명 넘게 몰려들기도 "한국 사람 모두가 이웃같죠" 경남 거제부터 압록강 상류 평안북도 자성까지 한반도 중앙을 세로로 관통하는 국도 5호선은 현재 철원 김화에서 끊겨 있다. 군사분계선에 가로막힌 이 길은 철원과 화천, 춘천, 홍천, 횡성, 원주까지 강원인의 삶을 이어왔다. 분단의 아픔을 껴안고 있는 이 국도변에 올해 전국적인 명소로 부상한 곳이 있다. 화천군 하남면, 국도 5호선 바로 앞에 위치한 원천상회다. 올 초 방영된 tvN 예능프로그램 ‘어쩌다 사장'의 촬영지. 햇살이 따사롭던 올가을 이곳을 찾았다. 한해 농사가 결실을 맺고 있는 밭과 시골 분위기 물씬 나는 국도를 따라 도착한 상회는 정겨운 외관으로 취재진을 반겼다. 상회에서 화천 방향으로는 큰 언덕이 있었고 북한강 줄기가 이곳을 끼고 춘천 쪽으로 흘러갔다. 붉은빛 가게 지붕 아래에는 창문에 상회 이름과 ‘식료품', ‘주류', ‘잡화' 등의 하얀 글씨가 붙어 있다. 그리고 ‘어쩌다 사장' 포스터, 1월18~30일 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