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실레마을에 조성 전 작가 소장본 2만권 전시 문우·스승 소개 공간 꾸며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인 전상국 소설가의 문학적 생애와 한국문학의 현주소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문학관이 춘천에 조성됐다. 춘천 실레마을에 문학관 '전상국 문학의 뜰'이 지난 3일 문을 열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별도의 행사 없이 조용히 개관했다. 실레마을이 한눈에 보이는 금병산 자락 예술인촌에 위치한 이곳은 전 소설가가 걸어온 문학적 자취를 볼 수 있는 공간. 그는 한국 현대문학의 오늘을 이룬 모든 작가·시인들의 노고에 대한 찬사의 의미로 이곳을 만들었다. 545㎡(165평)로 조성돼 작품전시관이 있는 지하층과 책곳간이 있는 1층, 사무실과 작가의 집필실이 있는 2층, 마을 전경을 볼 수 있는 옥상으로 나뉜다. 1층에 들어서자마자 볼 수 있는 책 곳간에는 전 소설가가 평생 모은 소설과 시집 등 2만권이 채워졌다. 책 대부분 전 소설가가 받은 작가와 시인들의 사인이 들어있어 더욱 귀중한 가치를 갖는다. 한국문학사의 한 획을 그은 작가들의 작품이 독자들과 가까이 할 수 있기를 바라는 전 소설가의 소망이 담겼다. 지하층의 작품전시관은 전 소설가의 문학적 진원과 작품 세계를 돌
6월 한 달간 다양한 창극과 명인·명무·명창의 무대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왕기석)은 4일부터 26일까지 예원당 및 예음헌에서 ‘제3회 대한민국 판놀음’을 개최한다. 4일 오후 7시와 5일 오후 3시 예원당(대극장)에서는 개막공연 ‘창극 춘향전’을 선보인다. 지난 4월 국립국악원에서 초연한 창극 춘향전은 많은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국공립·민간단체에서 선정한 8개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별별창극’은 9일부터 시작한다. 처음 올릴 작품은 정읍시립국악단의 ‘갑오년 만석씨’이다. 이 작품은 동학농민혁명군이 된 백정 만석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어 11일에는 목성의 ‘판소리인형극 수궁가’, 12일 아정컴퍼니의 ‘소리에 맺힌 사랑’, 16일 남원시립국악단의 ‘열녀춘향수절가’, 18일 그림의 ‘환상노정기’, 19일 입과 손 스튜디오의 ‘강산제 수궁가’, 23일 국립부산국악원의 ‘성찰’, 25일 동화의 ‘탐정소설 염마’가 공연된다. 공연시간은 평일은 오후 7시, 토요일은 오후 3시이다. 공연 장소는 수요일과 토요일은 예원당, 금요일은 예음헌(소극장)이다. 명무·명인·명창의 인생여정을 듣고, 공연도 감상할 수 있는 ‘토
제9회 무주산골영화제가 3일 무주읍 등나무운동장에서 막을 올렸다. 박철민, 김혜나 배우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개막식에는 황인홍 조직위원장(무주군수)과 유기하 집행위원장, 무주군의회 박찬주 의장을 비롯한 의원들, 황의탁 도의원을 비롯한 내빈들과 무주산골영화제의 넥스트액터 안재홍 배우와 박관수 영화제작자, 장건재 감독, 이나라 평론가, 이도훈 평론가 등 산골영화제 심사위원이 함께 했다. 이날치의 축하공연으로 시작된 이날 행사는 7일 간(3~6일/11~13일)의 대장정을 알리는 개막선언과 함께 개막작인 ‘달이지는 밤 - 감독 김종관, 장건재’ 소개, 라이브연주가 있는 영화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2편의 단편영화로 이뤄진 옴니버스 영화인 동시에 한 편의 장편영화인 ‘달이지는 밤’은 무주산골영화제가 한국의 개성 있는 감독들을 응원하고 지지하기 위해 시작한 ‘무주장편영화제작프로젝트’의 첫 번째 결과물로, 무주에서 무주군민의 참여로 완성한 장편영화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황인홍 조직위원장은 “코로나19 때문에 여러 가지로 조심스러운 상황이지만 무주산골영화제를 손꼽아 기다리는 관객들을 위해 사전예약제를 통한 대면 개최를 결정하게 됐다”며 “영화제 특성에 맞는 행사장
들판의 푸른 풀들이 모두 노랗게 시든 1868년의 늦은 가을이었다. 독일 뮌헨 남서쪽에 있는 호헨슈방가우 성으로 마차 행렬이 이어졌다. 국왕 루트비히 2세의 갑작스러운 호출을 받고 바바리아 왕국의 대신들이 달려온 것이었다. “다들 먼 길을 오느라 수고 많았소. 짐이 여러분에게 알려야 할 일이 있어 모신 것이니 이해하기를 바라오.” 루트비히 2세는 거실 정면에 놓인 의자에 앉아 천천히 말을 꺼냈다. 대신들은 자리에 앉지 않고 양쪽 벽 쪽으로 나눠 선 채 왕의 이야기를 들었다. “새로운 성을 하나 더 짓도록 하겠소. 아버지가 건설한 호헨슈방가우 성보다 더 화려하고 낭만적인 성을 만들 작정이오. 저기 멀리 보이는 낡은 중세시대 성채가 새 성을 지을 곳이오. 아! 돈 걱정은 하지 마시오. 건축비는 모두 짐이 사재를 털어 낼 테니. 건의하거나 조언할 말씀이 있으면 해보시오.” 대신들 중에서 어느 누구도 입을 열지는 않았다. 어떤 말을 한들 들을 국왕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다만 그들은 모두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도대체 미친 국왕의 광기가 어디까지 갈 것인가? 바바리아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외로운 어린 왕자 루트비히 2세의
충남 부여군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10미(味)'가 있다. 수박, 멜론, 토마토, 딸기, 오이, 표고버섯, 양송이버섯, 밤, 호박, 취나물이 그 주인공이다. 부여는 국내 대표적 주산지답게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식품들은 전국은 물론 세계까지 쭉쭉 뻗어나가며 판로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부여의 농식품이 이렇게 널리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보다 엄격하고 체계적인 관리 아래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부여군은 지역 농식품의 품질 향상과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 주기적인 안전성 검사와 다양한 컨설팅을 실시하고 있다. 군의 통합적 관리와 더불어 자연적으로 깨끗한 환경에서 생산되는 부여 농식품은 맛은 기본이며, 그 효능까지 풍부하다. 우선 부여 수박의 경우 항암 작용을 기대해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수박 한 컵에는 토마토보다 1.5배 많은 라이코펜이 포함돼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항산화제인 해당 성분은 체내 세포를 손상하거나 면역 시스템에 해로운 유해산소 또는 암을 일으키는 요소의 생성·전이를 억제해 준다. 이뇨 작용은 말할 것도 없다. 90% 이상이 물로 형성돼 있는 수박은 시트롤린도 포함돼 있어 몸 안의 독성 화합물과 암모니아를 외부로 내보내 소변배출을 도와준다. 나트
대전 문화유산인 동구 가양동 우암사적공원 정문이 지난 3월 승용차 돌진으로 무너진 가운데, 정문을 원상 복구가 아닌 개방형 미닫이식 자바라문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찬반 논란을 빚고 있다. 3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열린 문화재위원회 회의에서 무너진 우암사적공원 정문이 있던 자리에 자바라문을 설치하기로 잠정 결론이 났다. 시 관계자는 "설치될 자바라문의 형태나 디자인, 재질 등 세부적인 사안을 보완한 뒤 결론이 날 것"이라며 "한달 뒤 쯤 열리는 회의에서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대전시 여론조사에서 자바라문 설치에 대한 찬성 의견이 반대보다 높게 나온데다 지역문화단체들도 기존 대문보다 개방형 출입구가 낫다는 입장이 반영된 것이다. 시가 지난달 14일부터 21일까지 8일간 우암사적공원 정문 등에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322명 중 197명(59.3%)이 개방형 자바라문 설치에 동의했다. 135명(40.7%)은 기존 정문의 원상 복구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양동 주민 한 모(60·여) 씨는 "매일 아침 공원 주변으로 산책을 나올 때마다 커다란 대문이 눈앞을 막아서 답답한 느낌이 들었는데, 사라진 다음엔 탁 트인 모습이
지속되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우울하고 힘든 요즘, 화려하고 경쾌한 오페라 공연을 관람하며 활력을 얻는 것은 어떨까. 오페라사(史)에 빛나는 명작들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오페라 향연이 펼쳐진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전당장 직무대리 최원일)과 아시아문화원(원장 이기표)이 ‘국립오페라단과 함께하는 오페라 여행’을 오는 11일 오후 7시30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극장 1에서 선보인다. 국립오페라단을 초청해 선보이는 이번 공연에서는 오페라 명작을 주축으로 오페라 명장면들이 펼쳐진다. 오페라 애호가는 물론 문외한인 관객까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오페라 축제의 장이다. 특히 예술극장 극장 1의 특성을 살린 원형무대(아레나 무대)는 다양한 위치에서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새로운 형식의 오페라 콘서트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부 무대는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하이라이트 무대로 꾸며진다. ‘라 트라비아타’는 화려한 사교계의 주인공 비올레타가 알프레도를 만나 진정한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다. 비올레타는 사랑을 위해 희생하지만 결국 버림받아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비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공연에서는 전주곡을 시작으로 ‘
"그분들은 사실 몸이 악기입니다. 그런데 악기가 고장이 났는데 고장 난 악기를 그대로 쓸 수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지난해 12월 경기도의 한 지자체 문화재단에 대한 의회 행정사무감사가 열린 날. '예술단 상임화'와 관련한 이슈가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몸이 악기… 고장 난 악기 못 써" … 한 문화재단 대표 '소모품'에 비유 한 시의원은 문화재단 대표에게 "상임화를 하면 정년 될 때까지 나중에 실력이 부족하든 그것과 상관없이 정년 끝까지 가야 된다는 얘기 아니에요" 등을 질문했고, 대표는 "(단원들이)평가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위와 같은 견해를 밝혔다. 예술인의 몸은 흔히 악기에 비유되곤 한다. 하지만 소모품인 악기를 사람과 동일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공식 석상에서 위와 같이 발언한 문화재단 대표 역시 단원의 '기량 유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뒀을 것이다. ■ 쉬운 해고 vs 기량 향상 문제는 예술단원의 기량을 평가하는 '평정 제도'와 관련한 갈등이 경기도 지자체 예술단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예술단 소속 단원들은 대체로 평정 시스템이 '쉬운 해고'를 가능하게 만든다고 평했다. 반대로 운영 주체 측은 단원들의 실력을 향상·유
한 쪽 문을 열자 반대편 문이 열린다. 그 순간 마주하는 건 부재한 나의 모습이다. 시선을 옮기면, 좌우 워싱 흔적이 선명하게 대비된 데님 캔버스가 걸려 있다. 옆엔 동판조각을 연결해 만든 거대한 두상의 사람과 나뭇가지로 만든 사슴이 짝을 지어 서 있다.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1923~1995)의 작업 형태인 대칭 구조, ‘시메트리(Symmetry) 미학’을 살린 작품들이다. 이 작품들은 ‘시민기획자 문신 특별전’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창원시와 창원문화재단이 ‘2022 문신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기획한 전시로, 이달까지 창동예술촌 내 갤러리 3곳서 개최된다. 경남미술청년작가회, 이정희·김리아 작가가 기획자로 참여했다. 특별전은 창원 활동 청년작가 14명이 ‘시메트리’, ‘라 후루미(La fourmi), 노동하는 예술가’, ‘과거를 기리고 미래를 그리다’를 주제로 작품을 제작해 문신의 작업정신을 재조명한다. 문신 탄생 100주년 기념 공식 영상(SNS)을 통해서도 소개된다. ‘시메트리’ 특별전은 문신 조각서 두드러지는 형태인 대칭 구조를 재현했다. 참여 작가는 이정희, 강동현, 정풍성, 최수환. 전시를 기획한 이정희 작가는 “작품은 대칭의 원리를 따르지
DMZ 서식 희귀 동식물 한눈에 13만4,400㎡에 1,074종 수종 보유 산양인형 만들기 등 힐링 체험도 자연생태자원 관광의 메카 부상 양구수목원은 DMZ 인근에서 서식하는 동식물 등 자연생태환경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힐링의 공간이다. 양구군 동면 원당리 대암산 자락에 위치한 기존 양구자연생태공원이 지난해 5월29일 강원도로부터 공립수목원으로 등록됐다. 이에 따라 도내 네 번째 공립수목원이다. 13만4,400㎡ 면적의 수목원은 교목류(큰키나무류)와 관목류(작은키나무류), 초본식물류 등 1,074종류(종·아종·변종 및 품종)의 수종을 보유하고 있다. 또 수목 유전자원의 증식 및 재배시설, 관리시설, 전시시설 등을 갖추고 있고, 주차장과 휴게실, 화장실, 임산물판매장, 매점 및 휴게음식점 등 수목원의 운영에 필요한 편의시설을 모두 갖췄다. 수목원은 생태식물원(2004년 개관)과 DMZ야생동물생태관(2014년), DMZ야생화분재원(2017년), 목재문화체험관(2020년) 등으로 구성됐다. 이곳은 한반도 북방계와 남방계 식물이 만나는 중요한 지점인데다 북방계 향토 수목 유전자원의 수집·증식·보존·관리·전시·연구 및 교육의 장이다. 특히 사라져 가는 희귀·특산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