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대봉동에 위치한 갤러리CNK에서 독일 중진작가 필립 그뢰징어(Philip Gröinger)의 개인전 'Why so serious'가 열리고 있다. 필립 그뢰징어는 지난해 7월 서울 초이앤초이갤러리 등에서 아시아 첫 전시를 선보인 바 있으며, 대구에서는 이번 전시가 처음이다. 화려하고 현란한 색채로 가득한 그의 작품은 무한한 생동감이 넘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현대인이 느끼는 불안과 고독, 슬픔과 기쁨, 혼돈 등 다양한 감정을 품고 있다. 흔히 볼 수 없는 '그뢰징어식 화면구성법'도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범우주적 관념의 상상 세계를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기이한 형태의 생명체들이 이미 사라진 과거 문명의 유물 사이를 유영한다. 미스터리한 기계식 구조나 요새, 불타는 스카이라인 등은 공상과학 영화나 레트로 게임을 연상하게도 한다. "우리의 머릿속에 맴도는 수많은 기억의 조각들, 때로는 이런 인상들이 어디에서 오는지 우리조차도 모를 때가 있어요. 그림을 그리거나 특정 문장들을 인용하면서 그 영감들이 어디서 온 건지를 서서히 떠올리게 됩니다. 이런 순간이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그런 기억의 파편들과 과거의 순간들을 내 그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전당장 이강현, ACC)의 ‘수요극장’은 국내외 우수 공연을 생생한 영상으로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무엇보다 대형 화면을 통해 다양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문화 향유에 기여하는 측면이 크다. ACC는 지난해 우수 공연 17편을 상영해 호평을 받았다. 특히 가족 단위 관객층이 많이 찾을 만큼 ACC의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도 ACC 수요극장 무대가 펼쳐진다. 오는 18일부터 12월까지 첫째, 셋째 수요일 오후 7시 ACC 문화정보원 극장 3에서 열리는 수요극장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아우르는 작품들로 구성됐다. 먼저 18일에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전람회의 그림’이 펼쳐진다. 뛰어난 음악성과 해석력으로 주목 받고 있는 지휘자 피네건 다우니 디어와 2016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1위 수상자인 피아니스트 루카스 본드라첵,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를 자랑하며 국내 교향악 역사의 한 축을 담당하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협연이 펼쳐진다. 오는 2월 1일에는 국립창극단의 ‘패왕별희’가 상영된다. 춘추전국시대 초한전쟁에서 패하고 자결하는 영웅 항우와 그의 연인 우희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지난
1916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간행된 악보집 '애국창가(愛國唱歌)'에 수록된 작품 일부가 인천의 음악을 연구하고 발굴하고 연주하는 예술단체에 의해 복원돼 세상에 공개됐다. 인천콘서트챔버는 최근 '1916 하와이 호놀룰루 애국창가' 음반을 냈다. 음반에는 악보집 '애국창가'에 수록된 70여곡 가운데 주요 작품 10곡과 애국창가에 수록되지 않은 군가 1곡을 포함해 모두 11곡이 담겼다. 국가등록문화재 악보집 수록곡 녹음 '국문가' '거국가' 등 교민 정서 담아 1903년 1월 13일 '첫 이민' 맞춰 공개 악보집 '애국창가'는 1916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편찬·제작됐다. 1916년 이전에 국내외에서 불린 애국창가를 집대성하여 엮었다. 국가등록문화재 제475호로 지정돼있다. 실물은 천안에 있는 독립기념관에서 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 민족의 자주·독립을 염원한 노래는 한반도에서 유통이 금지됐기 때문에 중국·미국 등 해외에서 제작될 수밖에 없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이 악보집 '애국창가'다. 음반 수록곡을 살펴보면 하와이 이민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조직인 대조선국민군단의 '국민군가'와 타지에서 우리나라 말을 공부하기 위해 방아타령 선율을 빌려 노래한
도내 문화예술인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우진문화재단의 ‘2023 우리소리 우리가락’ 공모에 전통그룹 세모(대표 권재환)를 비롯한 4팀이 선정됐다. 이번 우리소리 우리가락은 국악·대중음악·양악 등 3개 부문 문화예술인에게 작품 제작과 발표·홍보 등을 지원한다. 국악 부문은 전통그룹 세모(대표 권재환)가 선정됐다. 농악과 사물놀이의 다름을 무대공연에서 해설을 통해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컨셉으로 각 장르에 쓰이는 악기들의 다름을 명인의 ‘개인 놀이’를 통해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대중음악 부문은 이상한 계절(대표 김은총)이 뽑혔다. 모던포크 듀오인 이들은 ‘지역 음악 르네상스’라는 슬로건 아래 단순한 커버 곡 레퍼토리를 선보이는 공연에서 벗어나 이들만의 다양한 소재와 메시지가 담긴 자작곡들을 선보여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양악 부문은 이지혜 비올리스트와 이성현·권유진 성악가가 선정됐다. 이지혜는 솔로 악기로 많이 연주되지 않는 비올라로 피아노 없이 혼자서 무대를 채울 공연을 구성한 방식이 눈길을 끌었다. 이성현·권유진 성악가는 서로 경쟁하며 자신을 뽐내는 컨셉으로, 본인을 더 뽐내고 싶은 마음속 시기와 질투, 격려 등의 마음과 과정을 표현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
외할머니와 아버지의 삶이 담긴 산복도로 낡은 집이 손녀이자 딸인 작가에 의해 예술공간으로 변신했다. 지난해 말 부산 동구 수정동 969-100번지(동구 홍곡중로 40)에 문을 연 ‘경일메이커스’. 이곳은 설치작가 오유경에게 특별한 공간이다. 경일메이커스 입구 접이식 철문 위에 달린 작은 문패를 통해 ‘경일미싱’에서 유래한 곳임을 알 수 있다. 오 작가는 “미싱 공장을 하던 아버지가 창고로 쓰시던 곳이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사시던 집이었다”고 말했다. 철도 공무원이었던 외할아버지가 부산역 발령을 받고 이 집을 구입했다. “제 아버지와 어머니가 결혼하고 잠시 사셨던 적도 있다고 해요. 이후 여기 위쪽 수정아파트에 살았는데, 부모님이 일을 하셔서 저는 거의 외갓집에 있었죠.” 외할머니-아버지-오 작가 이어주는 공간 어린 시절 보낸 옛집, 산복도로 매력 전해 19일까지 ‘맺고 있는 얽힘 상태’ 전시 열려 “예술가 베이스캠프 같은 곳 되기를 바라” 초등학생이 될 무렵 오 작가의 아버지는 양정에 작은 재봉틀 공장을 차렸다. ‘경일미싱’의 ‘경일’은 외할머니의 함자에서 따왔다. “할머니가 정말 좋은 분이라 아버지와도 관계가 돈독했어요. 제가 공사
동원화랑 앞산점이 새해를 맞아 '동원의 정월: Fleur de vent(바람꽃)'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동엽, 김구림, 이건용, 권대섭, 최인수, 권오봉, 이배, 김창태, 남춘모, 정현, 김종언, 우종택, 양성훈, 하지훈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손동환 동원화랑 대표는 "계묘 신년에, 잔상이 남아있는 그림들을 다시 보다 새로움에 한 점 한 점 걸어봤다. 작품 각각 개성 강한 존재감이 있지만 정월의 아침상처럼 어우러진 색채가 맛깔스럽다. 마당 쓸고, 골목에서 길조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정월의 전시를 연다"고 소개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볼 작품은 전시장 1층 안쪽 방을 가득 채운 대구 출신 정현 작가의 판화들이다. 1968년생의 정 작가는 1990년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제1대학(팡테옹-소르본)에서 조형예술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30여 년간 꾸준히 프랑스에서 목판화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는 2000년 동원화랑에서의 개인전 이후 한국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것이다. 그는 모든 판화를 하나만 찍어낸다. 전시장에 걸린 작품들 또한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작품인 셈. 그의 작품 속에는 꽃, 나무와 같은 자연과 한글로 쓰여진 글들이 녹아있다. 동원화
디사이플 앙상블이 30일 오후 7시 30분 금호아트홀에서 창단 연주회를 연다. 디사이플 앙상블은 디사이플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들로 구성된 관현악 앙상블로 지난해 창단했다. 이날 공연에는 디사이플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인 플루티스트 손승희가 협연한다. 무대에는 총 5개 곡을 올린다. 먼저 미국 작곡가 제이슨 설리반의 ‘민요-필란도 D. 카스티야를 기억하며’를 연주한 뒤 모차르트의 ‘플루트 사중주 4곡 중 제1번’을 선보인다. 곡을 통해 현악기와 적절하게 어우러진 플루트의 매력을 만나볼 수 있다. 또 스페인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사라사테의 ‘‘구노의 파우스트’에 의한 연주회용 판타지’를 무대에 올린다. 파가니니 이후 최고의 연주자라는 평을 듣는 사라사테가 자신의 뛰어난 기교를 과시하기 위해 작곡됐다는 말이 있을만큼 화려한 기교를 자랑하는 곡이다. 이어 파키토 디리베의 단손을 펼쳐보인다. 디리베는 연주자이자 작곡가로 클래식 및 라틴 재즈 부문에서 그래미 상을 수상했다. 무대의 막은 안토닌 드보르작의 ‘바가텔 작품번호 47번’으로 내린다. 1878년 작곡된 곡으로 두대의 바이올린과 첼로, 하모늄을 위한 다섯 개의 모음곡이다. 전석 1만 원
인천시립교향악단(예술감독·이병욱)이 새해 프로그램을 확정해 공개했다. 올해 중심은 '뉴 골든 에이지', '거장의 숨결', '클래식 나우', '피아노 열전' 등의 시리즈다. 고전시대부터 현대까지, 또 실내악부터 대편성 교향곡까지 총망라한 공연으로 올해를 수놓는다. 4월·11월 황수미·윤소영 '거장의 숨결' 3월·12월 송지원·김상윤 '클래식 나우' 다채로운 협연… 오늘 상반기 티켓 오픈 '인천시향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펼쳐 보인다'는 취지로 2019년부터 시작된 '뉴 골든 에이지' 시리즈는 대편성 작품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5월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를 메인으로 배치했으며, 첼리스트 심준호와 협연으로 쇼스타코비치의 첼로협주곡 1번을 들려준다. 6월에는 프로코피예프의 교향곡 5번, 그리고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3번(협연·존 오코너)을 연주한다. '거장의 숨결'에서는 주목해야 할 2명의 여성 음악가와 만난다. 4월에는 '봄 위에서 노래함'을 주제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이면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올림픽 찬가를 부른 소프라노 황수미와 함께한다. 11월에는 비에니압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과 쇼스타코비치의 바이올린
흙이 좋아 17년째 함안에서 도예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남치성 도예가의 다섯번째 초대전 ‘일상-휴식’이 롯데백화점 창원점 본관 6층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에서는 그에게 노동이자 삶의 휴식, 그리고 마음을 치유하는 도자 작업으로 빚은 컵과 주전자, 항아리와 타일과 같은 벽면작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작가는 특히 차가운 느낌을 가진 ‘도자기’와 따뜻한 느낌을 가진 ‘나무’를 같은 공간에 배치해 생활 속에서 지니는 흙과 나무의 필요성과 기능을 표현했다고 말한다. 그는 작가노트에서 “흙은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고귀한 선물이며 흙 작업을 통한 인간의 창작 본능은 예술적 행위의 시작이라고 본다”며 “자연과 문명을 통하여 과거와 미래를 연결시키며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전시는 19일까지.
부산음악협회를 3년간 이끌 새 회장에 오보이스트 권성은 현 부산음악협회 부회장이 선출됐다. ㈔부산음악협회는 14일 부산예술회관 공연장에서 열린 ‘2022 정기총회 및 제48회 부산음악상 시상식’에서 단독 후보한 권 부회장이 투표 참여자의 과반을 득표해 제17대 회장에 당선됐다고 밝혔다. 권 신임 회장은 “부산음악협회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겠다”면서 “특히 원로 음악인과 청년 음악가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 부산음악축제 등 부산 클래식 음악계의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산대와 독일 에센 폴크방 음악대학 최고연주자과정을 마친 권 회장은 2020~2022년 부산음악협회 부회장을 지냈다. 이날 부산음악협회는 정기총회에 앞서 2022 부산음악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수상자는 유나이티드 코리안 오케스트라(UKO) 대표 전영수, 작곡가 조혜선, 소프라노 전지영, 바이올리니스트 김언정이다. 수상자는 오는 7월 수상자 기념 음악회에 출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