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는 일을 한 지는 25년이 됐어. 시작은 아픈 자식 약값인 2000원이 없어서였지. 그동안 이곳저곳 이사를 갔지만 폐지수거는 계속하고 있어. 처음에는 힘이 있으니 손수레를 끌고 다녔는데 이제는 몸도 많이 안 좋아서 힘들어. 그래도 아침마다 계속 나오고 있어. 이거 아니면 할 일이 없는 걸.” 9일 오전 10시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의 한 고물상에는 폐지수거 일을 하는 노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자신의 손수레에 잔뜩 실은 폐지의 값어치를 받은 뒤 다시 손수레를 끌고 거리로 떠났다. 이들 사이에서 작은 유모차를 끌고 나온 고말순(81·여)씨. 홀로 살며 몸도 편찮지만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이곳을 찾는다. 유모차를 이용해 폐지를 수집하는 고씨는 고물상에 비치된 손수레를 바라보며 연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런 고씨의 아쉬움을 덜어주고자 고물상 주인의 동의를 받아 손수레를 빌려 함께 폐지수거 동행에 나섰다. 고씨는 식당·유흥시설이 많아 폐지 배출이 잦은 창원역 앞 상업지역을 목적지로 삼았다. 고물상까지 왕복으로 2.7㎞ 정도 걸어야 하는 경로다. 가는 길은 생활도로로 쭉 이어져 가로수 등 자연 그늘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땡볕 아래에서 손수
창원시내버스 7개 노사가 11시간 30분에 걸친 1박 2일 마라톤 협상 끝에 6일 오전 5시 예고됐던 버스 파업을 3시간가량 앞두고 2021년 임금·단체협상 타협안에 전격 합의했다. 더 나아가 노사와 창원시는 오는 9월 1일 창원형 준공영제를 도입키로 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다. 창원시내버스협의회, 창원시내버스노조협의회, 창원시 등 창원 시내버스 노·사·정은 5일 오후 2시부터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2차 조정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가 자정을 넘어서자 경남지노위는 노사 동의하에 3차 특별조정회의로 차수를 변경하고 막바지 협상을 이어갔다. 이어 6일 새벽 1시 30분께 노사는 경남지노위가 마련한 조정안에 서명하며 전격 타협했다. 주요 내용은 임금협상 부분에서 △임금 동결 △무사고 수당 5→8만원 인상 △준공영제 시행 이후 입사자 한해 9호봉제(3년마다 1호봉 승급) 적용 △체력단련비 4만1000원→6만1000원 인상 등이 합의됐다. 또, 단체협약 부분에서는 △정년 2년 연장(62세) △하계수련비 30→50만원 인상 △준공영제 도입 시기 맞춰 퇴직급 적립제도 DC형으로 전환 △배우자 출산휴가 10일로 변경 등이 합의됐으며, 기타사항으로 △촉탁직 10→15%
지난 4월부터 도심 내 차량 속도를 제한하는 ‘안전속도 5030’ 정책이 시행됐지만, 창원 시내버스는 이에 맞춰 운행시간 조정이 되지 않아 버스기사들이 배차시간을 맞추기 위해 휴식시간을 반납하는 등 업무 과중을 호소하고 있다. 창원의 시내버스 기사 A(50대)씨는 2일 낮 시간대 불모산 종점에서 1시간 30분간 버스를 몰며 해운동 종점에 도착했다. 2년 전만 해도 5분 정도 휴식 시간이 있었지만 이날 남은 배차시간은 2분 남짓에 불과했다. 그는 화장실조차 들르지 못한 채 또다시 1시간 30분간 운전을 해야만 했다. A씨를 포함한 버스기사들은 안전속도 5030 정책과 함께 신호등·과속 단속 카메라 추가 배치, 어린이 보호구역 확대 등 교통안전 정책들이 추진되면서 버스 이동 속도가 줄었고, 이에 따라 운행시간이 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A씨는 “출퇴근 시간에는 배차시간을 넘기는 상황이 허다해 어쩔 수 없이 시속 70~80㎞ 이상으로 달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푸념했다. 버스기사 B(50대)씨는 100번대 간선 노선 운행은 최대한 기피하고 싶어 한다. 노선들은 대부분 왕복 운행시간이 최대 3시간여에 달하는데, 자칫 운행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휴식시간을 반납해야
정부가 해수욕장 내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우려해 특별 방역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개장을 1주일 가량 앞둔 창원 광암해수욕장에는 일부 피서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등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있고, 이에 대한 시의 관리감독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낮 1시께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광암해수욕장. 내달 3일 개장 예정인 이곳은 날씨가 점차 무더워지고, 백신 접종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달 초부터 피서객들이 찾기 시작했다. 이날도 모래사장 대부분에 파라솔과 텐트, 햇빛 가림막이 설치됐고, 그 아래에서 가족·연인들이 여가를 즐겼다. 해수욕장 뒤편 그늘에도 시민들이 돗자리를 펴고 피서를 만끽했다. 대체로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5인 이상 모이지 않는 등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물놀이를 즐기거나 일광욕을 하는 시민들도 종종 목격됐다. 이날 6명의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한 곳에 밀집해 튜브를 타고 물놀이를 하거나,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이야기를 나누는 부모들도 보였다. 한 아이는 물놀이 도중 답답하다며 마스크를 벗기도 했다. 방역당국은 해수욕장 이용객에 대해서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야간 식사와 음
창원시내버스 노사의 제9차 임단협이 결렬되면서 예고대로 노조가 경남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신청하는 등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경남지역조합 창원시내버스노동조합협의회는 지난 18일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같은 날 오후 열린 9차 임단협 교섭이 양측 의견 차이로 결렬됨에 따라 진행된 후속 조치다. 노조는 앞서 16일 조합원들에게 공개한 ‘노사교섭 경위 알림문을 통해 쟁의조정 신청을 예고한 바 있다. 노조는 교섭 과정에서 연맹 임금인상 지침에 따라 임금 6.8% 인상과 단협 기존안 갱신을 요구해왔다. 반면, 창원시내버스협의회는 임금 동결과 함께 호봉제 변경(25호봉→9호봉), 2018년 단협에 명시한 ‘준공영제 시행 시 정년 3년 연장’ 문구 삭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경룡 시내버스노동조합협의회 의장은 “사측에서는 타 지역 버스노사도 임금 동결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부산의 경우 임금은 동결했지만 복지 분야에서 휴가비 인상, 백신 접종 시 유급휴가 등 부가적인 혜택을 주고 있다”며 “하지만 창원시내버스 사측은 준공영제를 빌미로 운수 종사자의 희생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낙동강까지 밀린 10만여명 국군장병들에게 3만여 소년병들의 참전은 큰 힘이 됐어. 소년소녀병이 없었더라면 지금 이 나라는 없었을지도 몰라.” 소년소녀병은 6·25전쟁 당시 군번과 계급을 부여받고 입대한 만 13~17세(1933년~1937년생)의 소년·소녀를 말하며 전국적으로 2만9603명 모집됐다. 군번과 계급이 없고 해산일이 정해져 있는 학도병과는 분명히 구분된다. 1950년 8월 서울권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펜을 잡았던 15세 진해 소년은 나라를 지키기 위한 일념으로 소년병을 자처했다. 소년은 군번줄을 목에 걸고 계급장을 가슴팍에 붙인 채 5년간 전장을 누볐다. 이제는 86세 노인이 된 손담 6·25참전유공자회 진해지회장은 잊을 수 없는 기억들을 풀어 놓았다. 15세 나이 속여 입대해 통신병 배치 포항 전투·철의 삼각지 전투 등 투입 도내 생존자 9명… 그들이 죽기 전에 제대로 된 예우 받는 좋은 소식 기대 ◇나이 속여 입대… 통신병 되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진해읍사무소 앞에는 하루하루 전쟁 현황이 나붙었다. 함안·마산까지 인민군이 들이닥쳤다는 소식이 전해질 무렵, 손씨가 다니던 진해공립중학교에 군인들이 찾아와 18세 이상 학생들에게 입대를 요청했
6·25전쟁 당시 입대한 함안 3형제가 모두 전사했다는 가슴 아픈 사연이 71년 만에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3형제는 그동안 보훈처에 개인국가유공자로 분류돼 형제 관계임이 드러나지 않았다가 최근 유가족이 위패를 설치하려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유가족은 3형제(김영주·영희·영달) 전사자 위패를 고향 함안에 모실 수 있도록 관계기관의 도움을 요청했다. 9일 전사자 3형제 가족의 막내동생인 김영조(83)씨는 함안군 대산면 옥렬리 자택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최근 국가보훈처로부터 받은 국가유공자 증서 3개를 보였다. 증서에는 6·25전쟁 당시 전사한 김영주, 김영희, 김영달 세 형제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위패 설치 과정서 71년 만에 알려져 보훈청 “드문 일… 유해 발굴 노력” 동생 “고향에 위패 모시는 게 소원” 6·25전쟁이 발발한 1950년 함안군 대산면에 살던 김기태, 이말순씨 부부는 슬하에 8남매(6남 2녀)를 뒀다. 가족은 7월 중 전쟁을 피하기 위해 김해 부원동으로 피난을 갔는데 이곳에서 김영희(당시 26)씨와 김영달(당시 21)씨가 강제 징집됐다. 장남인 김영주(당시 28)씨는 전쟁 전에 국방경비대에 입대해 복무 중이었다. 3형제가
6·25전쟁 당시 후방지원 업무를 맡은 여성군무원과 자진해서 입대한 소년병의 희생은 국군의 승리에 큰 기여를 했다. 본지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당시 경남지역에서 활동한 여성군무원과 전선에 뛰어든 소년병 등 경남지역 6·25참전유공자를 만나 이들의 활약상과 예우 및 평가를 짚어본다. 경남지역 6·25 참전유공자는 총 4125명. 이 중 여성은 30명에 불과하다. 여성 유공자들은 6·25전쟁 당시 해군 공창(병기 제작·수리 공장), 국방부 조병창(무기 제작·보급) 등에서 타자수, 교환원, 출납원 등 지원 업무를 맡으며 ‘총칼 없는 전쟁’을 펼쳤다. 현재 해군기지가 있는 진해를 중심으로 7명의 여성 유공자 모임이 구성돼 있다. 6일 이들 중 3명의 유공자를 만나기 위해 창원 진해역 근처 조순옥(88) 유공자의 자택을 방문했다. 활짝 열린 문 안으로 들어서니 조순옥, 조창연(87), 김영희(91) 유공자가 반갑게 맞았다. 평양 순안, 일본 히로시마, 통영 등 각각 태어난 곳은 다르지만 71년 전 6·25참전 용사들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와 땀을 흘린 이들이다. ◇조순옥 유공자(해군통제부 출납원)= “6·25전쟁 넉달 전만 해도 평양 순안에서 여섯 식구
“1950년 6·25전쟁 당시 입대한 소년소녀병은 총 3만여명. 이 중 경남과 경북지역에서만 1만명이 동원됐다. 이들은 낙동강 전선 내 각 부대에 투입돼 당시 10만여명에 불과했던 육군의 전력 향상에 큰 도움을 주며 전투마다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하지만 이에 맞는 대우는 받지 못한 채 모두 80대 노인이 됐다.” 국토방위에 목숨을 바친 이의 충성과 희생정신을 기념하는 현충일(6일)을 앞둔 가운데 6·25전쟁 당시 13~17세 나이로 참전해 목숨을 바쳤던 소년소녀병에 대한 예우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6·25참전 소년소녀병은 한국전쟁 당시 군번과 계급을 부여받고 입대한 만 13~17세(1933년~1937년생)의 소년·소녀를 말한다. 군번과 계급이 없고 해산일이 정해져 있는 학도병과는 분명히 구분된다. 국제법상 18세 미만 소년병의 징집은 금지돼 있다. 하지만 6·25전쟁 초기 국군이 낙동강 전선까지 후퇴하는 상황에 놓이자 소년소녀병이 자원 또는 강제로 모집돼 낙동강 방어선 전투에 동원됐다. 이들은 휴전 이후 복무가 연장되고 일부는 재입대하는 과정에서 성인이 됐고, 전역 이후에도 학업에 복귀하지 못하고 생업 전선에 뛰어들며 가난과 싸워야만 했다. 소년소녀병에
창원시가 시티투어버스 새 명칭을 공모전을 통해 ‘바바라버스(BABARA BUS)’를 최우수작으로 선정했지만 명칭 변경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창원시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23일간 진행한 ‘시티투어버스 새이름 공모전’의 심사 결과를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바바라’는 ‘봐라’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로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창원을 여기저기 ‘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시는 최우수 수상자에게 60만원의 상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우수 ‘누비랑’ △장려 ‘니캉내캉’·‘단비’·‘창원 깔롱 버스’ 등 총 5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우수·장려 수상자는 각 30·1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시는 당초 최우수작을 시티투어버스의 새 명칭으로 변경할 계획이었지만 결과 확정 후에도 수상작 활용에 대해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시 관광과 관계자는 “현재 수상작 발표만 됐고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를 거칠 계획이다”며 “논의에 따라 ‘바바라버스’로 할지, 현 명칭인 ‘시티투어버스’를 유지할지 혹은 다른 명칭을 사용할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외부적으로도 선정작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것에 의견이 갈리는 부분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