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와 계간 ‘시산맥’이 주최하는 윤동주 서시 해외작가 특별상(2016)을 수상하는 등 미국에서 윤동주 시인을 알리는 데 앞장섰던 최연홍 시인이 최근 별세했다. 향년 79세. 고인의 동생인 최혁 전 제네바 대사에 따르면 최연홍 시인이 미국 뉴욕의 한 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충북 영동 출신인 최연홍 시인은 연세대와 인디애나대에서 공부했으며 위스콘신대 등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고인은 1963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작품은 미국 여러 문예지에 발표됐다. 특히 미의회 도서관의 계관시인 초청으로 한국시인으론 처음 시를 낭송했으며 작품 ‘애리조나 사막’은 ‘미국 남서부를 그린 최고의 시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고인은 워싱턴에서 윤동주 시인을 기리는 모임을 꾸려 선양활동을 펼쳤다. 또한 윤동주 시인의 작품을 영어로 번역하고, 논문 등을 통해 작품세계를 알리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고인은 2016년 윤동주 서시 해외작가 특별상 수상소감에서 “워싱턴 자생의 윤동주문학회를 출범시키는 등 한국문학의 지평 확대를 위해 작은 노력을 기울였다. 한국인 모두 ‘지금은 동주를 위해 울어야 할 때’ 인 것을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
2021년 신축년 새해가 시작됐다. 첫 시작, 첫 출근, 첫 마음, 그리고 땅끝. 시작에서 끝을 생각한다. 여일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처음 품은 마음이 마지막에도 한가지였으면 싶다. 그것은 결과와 상관없이 가치있는 일일 터다. 지난해 끝자락과 새해 시작, 날씨가 심상치 않았다. 강추위였다. 폭설에 산야가 묻히고 길이 얼었다. 코로나까지 겹쳐 모두의 마음마저 얼었다. 그러나 ‘하얀 소’의 해라는 의미처럼 서설(瑞雪)이었으면 싶다. 땅끝에서 처음을 본다. 아니 땅끝에서 처음을 생각한다. 지난해는 겨울 같지 않은 겨울이더니 올해는 동장군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추운 날씨를 뚫고 따스운 기운이 살랑살랑 몰려온다. 땅끝이어서 그러나 보다. 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훈풍으로 느껴진다. 그렇다. 땅끝이 환기하는 것은 추위보다는 따스함이다. 해남(海南)에 가면 마음이 푸근해진다. ‘바다의 남쪽’이라는 의미는 이편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남쪽이라는 말도 그렇고 바다라는 말도 그렇고, 저편에서 먼저 아늑함을 준다. 해남에 가면, 그 남쪽 바다에 가면 철학자가 되거나 문인이 되기 십상이다. 해남에는 땅끝순례문학관이 있다. 순례와 가장 밀접한 예술 장르가 문학이다. 해남의 문
임진왜란 당시 광주에 의병도청을 설치하고 의병 모집과 군수물자 조달 등에 힘쓴 회재 박광옥(1526~1593) 선생을 배향한 벽진서원이 향토문화유산이 된다. 광주 서구(청장 서대석)는 최근 서구 향토문화유산 발굴 및 보호에 관한 조례에 따라 서구 풍암동 벽진서원을 향토문화유산 제2호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602년 서구 벽진동에 벽진사로 건립된 벽진서원은 1604년 지금의 명칭으로 명명됐고 1678년 충장공 김덕령 장군을 추배하면서 의열사로 사액을 받았다. 그러나 1868년 서원 훼철령에 따라 훼철된 이후 1927년 서구 풍암동에 운리영당을 설립한 이후 박광옥 선생의 영정과 회재유집목판(시지정유형문화재 제23호)를 보존해왔다. 이후 광주시의 도시개발 확장에 따라 1999년 운리영당을 현재의 장소로 이설 복원했으며 2018년 6월 벽진서원으로 재개원했다. 벽진서원은 서구 지역에서 유일한 사액 신실인 의열사를 갖추고 있는 데 광주에는 광산구 월봉서원과 남구 포충사가 사액 원사이다. 특히 월봉서원이 고봉 기대승의 문(文), 포충사가 제봉 고경명의 충(忠)을 대표한다면 벽진서원의 회재 박광옥은 학자 겸 의병장으로서 문과 충을 함께 아우르는 광주의 대표적인 문
순천향교 대성전, 담양 창평향교 대성전과 명륜당이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순천향교 대성전과 담양 창평향교 대성전과 명륜당을 각각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순천향교 대성전은 나주향교 대성전, 화순향교 대성전 다음으로 규모가 크고 웅장하다. 고려 성종 시기에 학교가 설치됐는데, 당시 호남에서는 순천, 나주, 전주 3곳뿐이었다. 이러한 중요성과 위상 때문에 1407년 순천도호부의 향교로 설치돼 여수·광양·돌산 등 인근 군현들의 향교를 관할했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대성전은 1649년(인조27)에 쓴 상량묵서가 확인돼 17세기 중엽 건축으로 볼 수 있는 근거가 명확하다. 이후 1780년에 이건할 때 건물의 주요 부재를 그대로 옮겼다. 대성전은 정면 5칸, 측면 3칸의 건물로 다른 향교의 대성전과 비교할 때 규모와 양식, 구조 측면에서 웅장하다. 공포 형식, 가구 수법 등에 시대성 및 조선 후기 유교건축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어 학술적, 역사적 측면에서 가치가 크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담양 창평향교 대성전은 여러 번 중수를 거쳤으며 현재의 모습은 1689년(숙종 15)에 갖추어졌다. ‘ㅁ ’형으로 독특한 모습이며 대성전 앞에 마당을 담장으로
한국천주교회는 순교자들의 신앙을 토대로 꽃피웠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한국 천주교회가 존재한다. 오랜 박해와 탄압에 굴하지 않고 신앙을 지켰던 이들은 온몸으로 ‘소중한 것’을 증거한 사람들이다. 우리나라 순교성인 103위가 시성된 것은 지난 1984년이었다. 그해 여의도 광장에서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103위가 성인품에 올랐다. 시성식이 열린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많은 분들의 성인화가 확정되지 못했다. 한국 103위 순교 성인화전이 열려 ‘눈길’을 끈다. 천주교광주대교구(광주대교구)는 최근 준공된 광주가톨릭박물관(박물관)에서 ‘한국 103위 순교 성인화전’을 개최한다. 2021년 2월 4일까지 ‘지친 세상에 기쁨과 희망을’ 주제로 열리며 광주대교구 순교자현양회, 평신도사도직협의회가 주관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2021년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야기된 신앙생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 복음화의 열정을 북돋운다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성인화 제작은 지난 2017년 2월 주교회의에서 기획 추진했으며 미술계의 심사위원을 위촉해, 전국의 신자 화가 63명
올해는 예기치 않은 코로나 사태로 문학계도 적잖은 시련을 겪었다. 그러나 열악한 여건에도 아시아문학페스티벌, 5·18 40주년 기념 오월문학제 등 의미있는 행사들이 다채롭게 펼쳐졌다. ‘신화와 여성’을 주제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은 아시아 문학 100년을 조명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행사를 병행해 운영됐으며 민주와 인권을 실천해온 여성작가들이 참여했다. ‘아시아작가와의 만남’ ‘아시아작가 다큐멘터리 상영회’ 외에도 맨부커상 수상 작가 한강과 신형철 문학평론가의 특별대담도 진행됐다. 올해 아시아문학상은 방글라데시 독립 전쟁 당시 성폭행당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샤힌아크타르의 ‘여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가 차지했다. 작가는 방글라데시 독립전쟁 당시 파키스탄군에게 성폭행 당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정리하는 작업에 참여했다. 올해 5회째를 맞은 동주문학상에는 김륭·강주 시인이 공동 선정됐다. 광주일보와 계간 ‘시산맥’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동주문학상은 시인 윤동주의 삶과 문학정신을 잇고 창작 활성화를 취지로 제정됐다. 해외에서 우리말로 시를 쓰는 시인을 대상으로 한 동주해외작가상은 미국 플로리다에서 활동 중인 한혜영 시인이, 동주해외작가특별상은
올해는 우리나라 연등회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뜻 깊은 해다. 연등회는 석가모니가 태어난 음력 4월 8일에 부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행하는 불교행사로 진리의 빛으로 세상을 비춰 차별 없는 풍요로운 세상을 만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유네스코는 연등회가 시대를 지나며 바뀌어 온 포용성으로 국적, 인종, 종교, 장애의 경계를 넘어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유일하게 현존하는 것으로 알려진 측우기(測雨器)가 국보로, 측우기를 놓는 받침인 2점의 측우대(測雨臺)는 국보로 승격됐다. 올해는 강진군 성전면 월남사지(月南寺址)에 있는 보물 제298호 ‘강진 월남사지 삼층석탑’이 해체 3년만에 복원, 일반에 공개됐다. 높이 8.4m의 전라도 대표 백제계 석탑으로 국보 제9호인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과 비교되는 조적식 석탑이다. 최근 발굴조사 과정에서 백제기와가 발견돼 전남 최초의 백제사찰로 관심을 끌었다. 옛 목포세관 본관 터와 창고는 국가 등록문화재가 됐다. 목포세관은 1897년 10월 1일 목포 개항과 동시에 해관(海關)이라는 명칭으로 관세 업무를 시작했다. 1907년 세관(稅關)으로 개칭된 뒤 목포진에서 1
순천, 아니 순천만을 생각하면 늘 떠오르는 이가 있다. 김승옥. 한국 문학사에서 감수성의 혁명을 일으킨 작가. 김승옥은 순천만의 이미지를 닮은 작가다. 다양한 생물을 품에 안은 갯벌 위로 번지는 낙조의 빛깔이 그의 작품에서 배어나온다. 순천만은 김승옥을 낳았고, 김승옥은 유려한 문체로 소설을 낳았다 할 수 있다. 김승옥의 대표적 작품 ‘무진기행’은 아름다운 묘사로 빚어낸 음울한 수채화다. 가혹한 현실의 삶, 도피의 열망, 그럼에도 도망칠 수 없는 욕망은 오늘을 사는 많은 이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60년대 빛나는 감수성이 그려낸 수작이라는 평가는 여전히 오늘에도 유효하다. 모든 것이 동면에 들어선 시간, 폐부만 앙상히 남은 갯벌을 보고 나면 비로소 바닥에서 다시 일어설 힘을 갖는다. 선연히 물들이는 붉은 낙조에 스산한 바람마저 분다면 삶의 쓸쓸함과 비루함을 느낄 수 있다. 순천만 갯벌의 흙내음과 물내음은 온갖 생명체들이 피워 올리는 자연의 향기다. 이곳은 짱뚱어, 저어새 그리고 흑두루미와 같은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다. 여수반도와 고흥반도 사이에 자리한 터라 지형상 위치 또한 좋다. 800만평의 광활한 갯벌과 70만평의 갈대밭이 만든 풍경은 여느 곳과는 비교
‘연등회’가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다. 16일(현지시간) 화상회의로 개최된 제15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대한민국의 연등회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결정했다.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는 연등회가 ▲시대를 지나며 바뀌어 온 포용성으로 국적, 인종, 종교, 장애의 경계를 넘어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주는 점 ▲사회적 경계를 일시적으로 허물고 기쁨을 나누고 위기를 극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점 등을 높게 평가했다. 또 연등회 등재신청서를 무형유산의 중요성에 대한 가시성과 인식을 높이는 모범사례로 꼽았다. 이번 결정으로 우리나라는 ‘연등회’와 함께 총 21건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앞서 종묘 제례악(2001), 판소리(2003), 강릉 단오제(2005),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영산재,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처용무(2009), 가곡, 대목장, 매사냥(2010), 택견, 줄타기, 한산모시짜기(2011), 아리랑(2012), 김장문화(2013), 농악(2014), 줄다리기(2015), 제주해녀문화(2016), 씨름(남북공동·2018)이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문화재청은 “이번 연등회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
“진실을 진실로 알고 진실되게 행하는 자 진실 속에 영원히” 극의 마지막, 꽃으로 장식한 커다란 액자가 무대 위로 서서히 내려온다. 영정사진을 대신한 글귀는 어떤 외침과 수사보다 강렬하고 숭고하다. 어느 결에 ‘산자’와 ‘죽은자’ 그리고 진압군이 어우러져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다. 오케스트라의 선율 속에 울려 퍼지는 ‘님을 위한 행진곡’은 오늘 우리에게 광주의 ‘진실’과 그 진실을 향한 여정의 당위성을 묻는다.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창작 뮤지컬 ‘광주’가 11~13일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총 54회 공연의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며, 올해의 막을 내렸다. 내년에도 서울을 비롯한 지방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 뮤지컬 ‘광주’는 서울 대학로 홍익대아트센터에서 10월 한 달 동안 서울 공연과 고양, 부산, 전주 등 지방순회공연에서 1만3000여 명 관객을 유치했으며 광주 관객 1000여 명 총 1만4000여 관객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작품은 광주시와 광주문화재단이 라이브(주), 극공장소 마방진과 함께 제작했으며 고선웅 연출, 최우정 작곡, 이성준 음악감독이 참여했다. 여기에 뮤지컬 배우 민우혁, 테이, 서은광(비투비) 등 창작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