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의 비극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여순사건. 수많은 민간인들이 희생당했던 여순사건은 지난 1948년 10월 19일 여수에 주둔한 국방경비대 제14연대 병사들이 제주 4·3사건 진압 출동을 거부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이승만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토벌 작전을 전개했으며 이로 인해 무고한 여수, 순천 지역 민간인들이 죽임을 당했다. 지난 6월 29일 소병철 의원이 대표 발의한 ‘여순사건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으로써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가슴 속에 맺힌 73년의 한을 풀게 됐다. ‘여순사건특별법’은 지난 16대 국회부터 20년 동안 총 8번의 발의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번번이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동안 여순사건은 소설, 드라마, 창작발레, 다큐, 증언록, 사진집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조명됐다. 현대사의 비극과 참상을 그린 작품들은 ‘아픈 손가락’이자 언젠가는 맞닥뜨려야 했던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지난 10일 여순사건의 아픔을 모티브로 한 창작발레 ‘애기섬’이 광주에서 큰 감동과 여운을 남기며 공연을 마친 것을 계기로 당시를 배경으로 창작된 다양한 작품과 증언록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먼저 나라발레씨어터의 창작발레 ‘애기섬’은 역사의 소용돌이에
“나를 낳아 길러준 것은 내 부모이지만, 나를 어른으로 만드는 건 내 아이들이다.” 선언적 정의와도 같은 이 말은 어른은 거저 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프랑스에서 자칭 ‘시즌제 인생’을 살고 있는 정상필 작가. 그의 말은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 프랑수아즈 돌포의 “엄마를 만드는 것은 아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현재 정 작가는 프랑스인 와이프와 네 명의 아이들과 함께 프랑스 중부 불루아라는 도시에 거주한다. 원래 그는 구례 출신으로, 한때는 광주일보 기자로 활동했다. 프랑스 초등학교 교사인 여성을 만나 가정을 꾸렸으며 현재 4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다. 정 작가가 말하는 ‘시즌제 인생’은 시즌마다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2020~2021시즌에 난생 처음 전업주부로 지냈고, 그 이전 시즌엔 우버 기사, 번역가”로 활동했다. 그리고 이전에는 방송국 코디네이터, 일간지 기자로 바쁘게 살았다. 그가 이번에 “아이와 함께 크는 한국아빠의 프랑스식 육아”를 담은 ‘메르씨 빠빠!’(오엘북스)를 펴냈다. 최근 한국에 나올 일이 있어 잠시 광주에 들렀던 저자를 만나 프랑스에서의 생활, 그곳의 육아 방식 등에 대해 이야기를
국내 최대 융복합 문화기관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문화전당)이 출범 6년여 만에 다시 ‘변화’라는 파고에 직면했다. 문화전당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아특법 개정안)에 따라 아시아문화원을 흡수·통합해 하나의 조직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또 다른 전환기를 목전에 두고 있다.그동안 제기돼왔던 이원화 체제로 인한 운영의 갈등, 콘텐츠 부실 등은 향후 통합을 계기로 안정적인 조직 구축과 더불어 전당 정상화·활성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데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문화전당의 시스템 혁신을 전제로 한 문화협치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된다. 이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 핵심 과제인 문화적 도시환경 조성, 예술 진흥 및 문화·관광산업 육성, 문화교류도시로서의 역량 및 위상 강화 등 4대 역점 과제의 성공적인 수행과 맞물려 있는 지점이다. 지역협력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당위성에 밀려 의례적인 방편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지금까지 문화전당은 ‘폐쇄적이며 불편한 공간’이라는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가 뒤따랐다. 외관상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공간적 특성도 한 이유지만 그보다 지역과의 협력과 소통의 관점에서 원활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이
지난 2015년 개관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문화전당)은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핵심이다. 참여정부의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대의를 배경으로 출발했지만 개관 6년째를 맞는 현재까지도 대표 브랜드, 킬러 콘텐츠 하나 없는 ‘허울 좋은 문화 발전소’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최근 입법 예고를 마친 행정안전부의 ‘책임운영기관의 설치·운영에 관한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조만간 확정되면 문화전당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에 따라 아시아문화원을 흡수·통합해 하나의 조직으로 탄생하게 된다. 이처럼 통합 문화전당의 직제와 조직개편에 대한 가닥이 잡히면서 향후 문화전당의 본질적 기능인 콘텐츠 창·제작과 유통, 교육, 연구 등에 있어 설립 목적에 부합한 성과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환골탈태해 당초 제시했던 세계적인 복합문화기관으로 발돋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화전당은 지난 5년간(2020년 11월 기준) 공연 247건, 전시 139건, 교육 177건, 축제 41건, 각종 행사 290건 등 모두 894건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 가운데 문화전당이 자체 기획하고 창·제작한 프로그램은 80%인 715건에 달한다.
우리나라 대표 민간 원림인 담양의 소쇄원(瀟灑園)은 양산보(1503∼1557)가 스승 조광조 유배 이후 고향으로 돌아와 조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깨끗하고 시원하다’는 의미의 ‘소쇄’(瀟灑)는 그동안 양산보 호인 ‘소쇄옹’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문헌 연구 결과, 소쇄원이라는 이름은 담양 출신 인물인 면앙정 송순(1493∼1582)이 지었다는 것이 밝혀졌다.이 같은 사실은 문화재청이 소쇄원을 비롯해 별서 정원 11곳의 역사성을 검토한 결과 드러났다. 문화재청은 담양 소쇄원과 식영정 등의 유래, 소유자, 변천과정 등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한국 민간원림의 원형을 간직한 소쇄원은 명승 40호로 지정된 아름다운 정원이다. 이곳에는 대봉대와 광풍각, 제월당 뿐 아니라 긴 담장이 동쪽에 걸쳐 있고, 산 사면에서 흘러내린 물이 담장 밑을 통과해 소쇄원의 중심을 관통한다. 정원 내 건축과 조경은 자연과 인공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특히 자연에 대한 인간의 순응, 도가적 삶을 지향했던 선비들의 만남과 교류 등을 엿볼 수 있다.천득염 한국학호남진흥원 원장에 따르면 “양산보의 어머니는 송 씨이며, 송순은 양산보 모친의 조카”라며 “양산보에
일제 강점기 암울한 현실에서 청년 시인 박용철과 김영랑이 나눈 우정과 문학에 대한 열정을 연극으로 만나는 자리가 마련됐다. 작품은 용아와 영랑이 함께 문학잡지 ‘시문학’을 발간하는 과정을 사실과 상상을 융합해 팩션화했다. 이들의 문학적 우정은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까. 여름 끝자락, 지역우수공연과 함께 연극 ‘나두야 간다’를 비롯해 재즈 콘서트, 3개 단체 협동공연 등을 관람할 수 있는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광주문화재단은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6개 예술단체가 펼치는 ‘하.하.하 페스티벌’을 마련했다. 빛고을시민문하관 2층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페스티벌은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된 6개 예술단체의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다.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은 공연예술단체에게 공연장 활동 기회를 제공해 안정적인 창작환경을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올해 선정 단체는 극단 문화예술공방 바람꽃(북구청소년수련관 상주), 재즈악단 JS뮤지션스 그룹(북구문화센터 상주), 극단 까치놀(서구문화센터 상주), (사)빛고을문화예술공연위원회(남구문화센터 상주), 그린발레단(광산문화예술회관 상주), 비상무용단(빛고을시민문화관 상주) 등 6개 단체다. 먼저 25일 첫 공연은 극단
지난 15일 봉오동 전투의 영웅인 홍범도 장군 유해가 연해주 이주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서거한 지 78년 만에 이뤄진 유해 봉환이었다. 특별기를 통해 서울 공항에 도착한 홍 장군 유해는 16~17일 일반인 참배를 거쳐 18일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을 기념해 광산구 월곡 고려인문화관에서 홍범도 특별전(31일까지)이 열리고 있어 화제다. 고려인문화관을 찾은 15일, 특별전 소식을 듣고 찾아온 고려인 동포와 지역 주민들 모습이 눈에 띄었다. 어떤 이들은 홍범도를 ‘장군’으로, 어떤 이들은 ‘독립군 대장’ 또는 ‘의병장’으로 불렀다. 직함을 떠나 그들의 말에는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한 홍범도에 대한 경외가 담겨 있었다. 전시장에는 홍 장군에 관한 다양한 자료들이 비치돼 있었다. 재소 고려인 한글신문 ‘고려일보’에 실린 홍범도 관련 기사를 비롯해 홍범도가 새 아내 이인복과 그녀의 아이와 함께 찍은 사진(본처와 자식들은 모두 일경과 일본군에게 죽음을 당했다), 홍범도에 대한 고려극장 인민배우 리함덕의 육필 회상기 등 의미있는 자료 등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유일한 손녀 홍 예까쩨리나(1925년생)가 홍범도 재단과 크즐오르다 중앙묘역
아시아성과 지역성을 문화콘텐츠기술(CT)로 구현하고 이를 대면과 비대면 방식으로 공유하는 세계 음악축제가 광주에서 펼쳐진다. 세계 속의 한국 대중음악과 세계음악을 되짚어보고 재해석하는 무대인 ‘ACC 월드뮤직페스티벌’이 그것.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ACC 예술극장, 어린이극장 등서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이번 페스티벌은 ‘공감과 치유’에 초점을 뒀다. 코로나로 인한 상실과 우울을 치유하고 음악을 매개로 공감의 장을 연출하자는 취지다. 예술감독은 허윤정 서울대 교수인 월드뮤직그룹 블랙스트링 리더가 맡았다. 올해 12회째를 맞는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국악과 파두, 탱고 등 다양한 장르 음악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국내외 음악가 15개 단체 등이 출연해 다채로운 선보인다. 아시아성, 남도의 지역성을 모토로 정통 국악음악과 아시아를 조명하는 무대로 꾸며지며 판소리와 재즈, 파두, 포크 등 다채로운 장르의 음악무대(24회)가 펼쳐진다. 첫 무대는 20일 오후 3시 극장1에서 ‘텔레마틱 퍼포먼스’로 문을 연다. 원격통신(Telecommunication), 정보과학(Informatics)이 결합된 텔레마틱과 무대에서 펼쳐지는 라이브를 뜻하는 퍼포먼스를 한 자
아시아문화전당이 매년 개최하는 ‘어린이 가족문화축제 하우펀(HOW FUN)7’이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ACC 누리집 채널을 통해 개최된다.오는 4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하우펀’은 어린이 눈높이에서 환경문제를 탐구하고 예술 감수성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올해 주제는 ‘아시아의 꿈-Dream of Asia’.구체적 프로그램은 자연친화적인 아시아를 알아보는 ‘아시아를 돌아보다’, 현재의 환경문제를 인식하는 ‘아시아를 둘러보다’, 미래의 환경문제 극복을 강구하는 ‘아시아를 바라보다’등 3개 부문 25개가 마련돼 있다. ‘아시아를 돌아보다’에선 자연과 공존해온 아시아 생활문화와 식문화를 알아보는 ‘빵빵! 아시아’, ‘반짝반짝 쌀국수’ 등을 운영한다. 또한 ‘아시아 속 자연을 이용한 집을 알아볼까?’, ‘필리핀 이푸가오로 떠나요’등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함께 그린(Green) 아시아’ 그림그리기 대회는 온라인으로 진행한다.‘아시아를 둘러보다’에서는 환경 그림책 작가 이태수, 김병하, 이욱재 초청강연 ‘책으로 떠나는 랜선 여행’이 펼쳐진다. 또한 ‘쓰담쓰담 프로젝트’에선 건강달리기를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인 플로깅(Plogging)을 경
이번 주에도 청년예술단체에게 무대를 제공하는 ‘공연나눔’이 펼쳐진다.광주문화재단의 ‘빛고을시민문화관과 함께하는 공연나눔’이 30~31일 빛고을시민문화관 일대에서 진행된다.먼저 30일(오후 7시30분·빛고을아트스페이스 5층 소공연장) 무대는 애시드 브레이커즈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광주청년예술가들의 한바탕 SHOW!’. 랩, 비보잉 그리고 한국전통국악의 민요가 펼쳐진다.애시드 브레이커즈<사진>는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그 들’이라는 의미로, 광주에서 활동하는 청년힙합예술가들이다. 힙합 및 비보잉 공연, 랩공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50명 제한, 전화예약. 31일(오후 5시·빛고을시민문화관 2층공연장)은 댄스컴퍼니 Sun&Friends의 ‘2021년 현대 춤 차세대 안무가전’ 무대. 5개 작품은 정아영 안무 ‘정지된 순간’, 이효성·최소영 안무 ‘인연의 고리’, 최소영 안무 ‘기억의 조각’, 홍동리·박창훈 안무 ‘시선의 권리’, 마지막으로 선유라 안무 ‘존재의 시간’ 등으로 구성됐다.댄스컴퍼니 Sun&Friends는 다양한 무용 작품을 매개로 관객과 소통하는 단체다. 정원 266명 제한, 전화예약./박성천 기자 sky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