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 '기부 DNA'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대구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극심한 혼란에 빠졌던 올 초 200억원이 넘는 코로나 특별성금이 대구에 전해졌고, 고액 기부자 수에서 대구가 전국 1위에 올랐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창궐했던 지난 2월 21일부터 4월 30일까지 2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대구를 위해 모인 코로나19 특별성금이 243억원에 달했다. 대구시민뿐 아니라 전국에서 7만 명이 성금 모금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 초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대구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데 따른 특별성금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들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1년 평균 모금액이 170억원임을 감안할 때 두 달만에 200억원이 넘는 모금액이 모인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감탄했다. 올 2월부터 지금까지도 코로나19 탓에 모두가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대구의 고액 기부자 수는 오히려 증가해 '기부 DNA'가 있음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의 고액기부자 클럽인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자 수는 20명으로 전
지난 23일 오후 7시 반쯤 대구 남구 대명동 안지랑골 입구. 평일 저녁임에도 이곳은 차량으로 붐볐다. 공영주차장은 이미 만차인 데다 주차차량은 앞산순환도로 갓길까지 점령한 상태였다. 이유는 다름 아닌 앞산전망대를 오르는 등산객들 때문. 입구에 들어서자 삼삼오오 모여든 젊은이들이 거친 숨을 내쉬며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이들의 인상착의다. 이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하의는 몸에 달라붙는 레깅스, 그 위에 두껍고 긴 스포츠 양말을 올려 신었다. 상의는 티셔츠나 엉덩이를 살짝 덮는 바람막이 점퍼가 주를 이뤘다. 간혹 배낭이나 힙색(허리춤에 걸치는 가방)을 몸에 걸치기도 했다. 안지랑골에서 전망대까지는 1.4㎞의 짧은 거리지만 경사가 족히 70도는 넘을 것 같은 오르막의 연속으로 등반은 쉽지 않다. 출발한 지 10분도 안 돼 숨이 차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던 취재진과 달리 레깅스를 입은 젊은 등산객들은 몸을 움직이기가 편한 듯 재빠르게 산을 탔다. 40분이 걸려 오른 전망대에는 입구에서 만난 사람들이 일제히 전망대 난간에 붙어 야경을 배경으로 각종 포즈를 잡고 있었다. 걸쳤던 바람막이 점퍼를 벗어 허리춤에 묶고 손을 하늘 위
대구 중구 동산지구에 전통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대구판 한옥마을'을 만들겠다는 대구 중구청의 계획에 마찰이 생기고 있다. 사업 구역 내 도로 신설이 예정되면서 옛 정취를 담아내는 골목이 정작 없어질 위기에 놓인 것이다. 대구 중구청은 2022년까지 동산지구(동산동 130번지, 1만9천91㎡) 일대에 한옥마을을 조성한다. 노후된 한옥의 개·보수를 유도해 한옥마을을 만들고, 골목 활성화로 도심 속 전통마을의 정취를 이어가겠다는 청사진이다. 그러나 중구청이 지난해 4월 한옥마을 지구로 묶인 동산동 129-2번지 일대 골목에 폭 4m 도로를 개설하고, 주민을 위한 주차장(10면)을 만든다는 지구단위계획을 최종 고시하면서 마찰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폭 4m 도로 신설로 기존에 있던 골목 일부가 사라지게 된다고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주민들은 사업 목표에 맞지 않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주민 A(54) 씨는 "전통마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을 만들겠다면서 정작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골목을 없앤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현재 이곳은 빈 주차 공간이 많아 주차장 10면 신설도 필요하지 않다. 현장을 모르고 계획을 짠
15일 오후 7시 30분쯤 대구 남구 앞산의 해넘이 전망대 주변 갓길은 불법 주차차량으로 넘쳐났다. 특히 전망대 뒤편 앞산순환도로로 진입하는 도로에는 차량 10여대가 줄지어 불법 주차돼 있어 안전사고 우려도 적잖았다. 아들과 이곳을 찾았다는 김수정(45) 씨는 "주차할 곳이 없어 맛 둘레길 근처 원룸가에 차를 세워두고 왔다. 시내버스 노선도 마땅치 않고 주차장도 없어 불법 주차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는 거 같다"며 "셔틀버스 운영 등 방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고 했다. 14억원의 예산이 들어간 앞산 빨래터공원의 해넘이 전망대가 14일 개장했지만 적잖은 숙제를 남겼다. 대다수 방문객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협소한 보행로, 부족한 주차공간 해결 등은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개장 이후 첫 주말인 15일 전망대를 찾은 이들은 약 700명으로 추산된다. 해가 지는 오후 6시부터 7시 30분까지 방문객 다수가 몰렸다. 이지영(39) 씨는 "해가 지는 광경을 무료로 전망대에서 볼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거 같다"며 "그러나 전망대로 올라가는 보행로 통로가 좁아 사람이 많이 몰리는 저녁시간대에는 자칫 위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보행로 통로가 협소하다 보니
27일 오전 8시 30분쯤 청각장애 특수학교인 '영화학교'. 올해 첫 등교 수업을 위해 스쿨버스에서 내린 학생들은 선생님의 얼굴을 보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영화학교 선생님들이 5개월 만에 만나는 아이들과의 원활한 수업을 위해 입 모양과 표정이 훤히 드러나는 '투명 마스크'를 착용하기 있었기 때문이었다. 코로나19 여파 속 등교 수업이 본격 시작되면서 청각장애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할 수 있는 마스크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KF94 마스크의 가운데가 투명하게 처리된 일명 '립뷰(lip-view) 마스크'다. 입술이 보이는 마스크 덕에 수업 차질에 대한 우려는 기우에 그칠 수 있었다. 다채로운 선생님의 표정에 의미 전달은 명확했고, 학생들은 교사와 편하게 대화를 주고받으며 수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 사회 과목을 담당하는 손정호 선생님은 "수업 전 복도에서 일반 마스크를 쓰고 한 학생과 잠시 대화를 했는데 학생이 잘 알아듣지 못해 계속 되묻더라"며 "투명 마스크 착용 후에는 그런 일이 없어 편하게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했다. '립뷰 마스크'라는 획기적 선물은 대전청각장애인생애지원센터의 손에서 나왔다. 지난 15일 이곳은 '립뷰 마스크'를 제작·생산했다
17일 오후 1시쯤 찾은 대구 수성구 범어동 새로난한방병원 인근 골목. 학원가인 이곳을 오가는 학생들과 직장인들로 분주하던 모습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썰렁했다. 그나마 보이는 사람들도 마스크를 쓴 채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늘 학생들로 북적이던 한 분식집에는 손님 한 명 보이지 않았다. 분식집 직원 A(58) 씨는 "지금이 딱 학원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삼삼오오 몰려와 떡볶이를 사먹는 시간인데 학생은커녕 일반인 손님 한 명도 없다. 상권이 완전히 활기를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지난달 18일 대구 첫 코로나19 확진자(31번 확진자)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다. 당시 그의 동선에 포함됐던 지역은 한동안 유동인구가 완전히 끊겼다. 다행히 시간이 지나며 행인이 조금씩 늘긴 했지만 인근 주민과 상인들은 여전히 그날의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1번 확진자가 자주 찾았던 'C클럽' 사무실이 있는 동구 신천동 일대도 여전히 찬바람만 가득했다. 한동안 문을 닫았던 가게들이 조금씩 다시 장사를 시작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발길은 뚝 끊겼다. 인근 상인들은 "임대료를 감당해야 해 임시방편으로 가게 문은 열어뒀지만, 가끔 찾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거의 오지 않는다"고